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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우리는 좋으다

벗꽃길

by 이혜원

도망가는 봄 끝동

잡으려는

내마음

급하네.


다른 해 보다

힘겹게 펴 준

벗 꽃에 대한

최소한의

나의 예의다.


70대 소녀

"아우~이뻐~너무~이뻐~

아기 엄마

"아가야 꽃비다"


시냇물 가에

꽃잎이 돌을 감싸

앉았네


이내

봄비가 심술 부리네

냅다.


봄 빗방울

후두둑

후두둑

우산 위로

후두뒥

우산에

비와 벗 꽃잎

내려 앉네.


그래도

우리는 좋다 하네

이쁘다 하네

두 팔 벌려

봄비와 떨어지는 벗꽃 잎

맞아 보네.


"아우~

이뻐~너무 이뻐"


"아가야~ 꽃비야"


봄비가

바람을 데리고

와 심술 부려 봐도


우리에게는

꽃 비

흰 눈

이어라~~



25년 4월 남산 둘레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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