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어가는 불매운동에 불씨를 던져보겠습니다
지난 6월 모두에게 충격을 줬던 쿠팡 물류센터 화재사건을 기억하시나요?
쿠팡의 관리 소홀로 나흘 동안 불길이 잡히지 않던 큰 화재와 미흡했던 대처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쿠팡 불매운동을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쿠팡은 노동자들의 휴식을 챙겨주지 않았으며, 또 이면의 문제들도 많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매출이 계속 잘 나오고 있는 쿠팡을 보며 현재 불매운동의 현상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려 합니다.
"2021년 8월, 이곳이 한국인지 동남아인지 분간이 되지 안될 정도로 덥고 습한 날씨가 내내 이어지고 있습니다. 마스크를 끼고 조금만 돌아다녀도 땀이 흐를 정도로 더운 날씨에도 쿠팡 물류 센터의 노동자들은 1분도 쉬지 못하고 움직이며 일을 하고 있습니다.
축구장 17개 크기인 고양 쿠팡 물류센터에서 하루 평균 3,300여 명이 일합니다. 노동자들은 이곳을 ‘인공 열돔’에 비유했습니다. 창문이 있어야 할 자리에는 열리지 않는 통유리만이 있습니다. 노동환경이 아예 보장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쿠팡 노동자들은 쉬지도 못하고 몸을 움직입니다.
폭염주의보가 발령되면 50분 일하고 10분 쉬라고 안전보건공단이 권고해도 휴식시간은 따로 주어지지 않습니다. 쿠팡 노동자의 유일한 휴식시간은 점심시간입니다. 8시간 동안 노동자들은 더위와 택배 상자 속에서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
위 글은 실제 쿠팡 현장을 취재했던 기자의 기사를 발췌한 것입니다. 글만 읽었는데도 바삐 움직이는 쿠팡 노동자들이 눈에 아른거리는 느낌입니다. 쿠팡의 노동자의 안전한 일터는 아직도 개선되어있지 않고 있습니다.
초반 쿠팡의 로켓 배송 입점 수수료는 18%에서 불과했었지만 최근 수수료는 35%로 약 2배 정도 인상되었습니다. 잇따른 마진 개선을 위해 쿠팡은 수수료를 인상하는 정책을 펼쳤습니다.
쿠팡 입점기업 국내 생활 소비재 기업 중 20여 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기존 마진율을 15~20% 받았던 것이 30~35%로 인상했으며, 최근에는 마진율이 약 4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소비자가 10,000원짜리를 사면 쿠팡이 4,000원을 가져간다라고 이해하시면 될 거 같습니다. 쿠팡의 수수료가 높기 때문에 판매자의 수익은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더불어, 쿠팡은 지난 2019년 2월 기업들에 마진율 25% 이상, 마진액 2,500원 이상의 조건에 맞는 제품만 납품받겠다고 통보했습니다. 판매자가 제품을 납품하지 못한다고 하면 광고비와 판매 장려금을 강요했다는 것 또한 밝혀졌습니다. 업체 간의 거래로 상호 협의를 거치는 것이 아니라 쿠팡이 구두상으로 얘기를 꺼냈으며 이에 맞지 않으면 퇴출하거나 거래를 전면 중단하기까지 했습니다. 여기까지만 들어도 너무한 거 아니야? 하는 생각이 드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뒤에 있습니다.
쿠팡은 60일 뒤에 정산을 받는 프로세스를 가지고 있습니다. 제품 생산원가, 인건비, 사무실 임대료 등 고정비를 매일 꼬박꼬박 내야 하는 상황에서 두 달 뒤 정산은 업체에게 부담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해 말 쿠팡의 매입채무 한화로 1조 1,900억 원이 됩니다. 매입채무는 쿠팡이 납품업체에게 지불해야 되는 외상값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반면, 쿠팡이 가지고 있는 현금성 자산은 9,200억 원에 불과합니다. 여기서 가장 큰 문제가 되는 것은 판매자들의 외상값으로 쿠팡이 이자놀이를 한 것입니다. 쿠팡은 은행에 금액을 예치 또는 장기 채권 같은 투자 상품으로 금액을 운용해서 얻는 이자가 어마어마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지난 6월 17일 덕평 물류센터에 화재가 난 뒤 몇 시간 뒤 쿠팡의 김범석 의장이 사임했습니다.
그런데 그거 알고 계시나요? 쿠팡 대부분의 99% 영업수익은 국내 쿠팡 주식회사이며 쿠팡 주식회사를 온전히 100%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것이 미국법인인 쿠팡 Inc입니다.
김범석 의장이 사임한 것은 국내 회사인 쿠팡 주식회사의 의장직과 등기임원을 사임한 것입니다. 쿠팡 Inc의 장은 유지하고 있어, 결국 국내 법인의 실질적 지배자인 것입니다.
김범석 의장이 사임한 이유로는 내년 1월에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로 쿠팡 물류센터 화재와 노동자 또는 관련된 사망 사고가 발생했을 때 1년 이상의 징역, 10억 이상의 형사처벌을 피하기 위한 선제적 태도라 보입니다.
코로나 시대에 이커머스 시장의 생태계는 활발해졌습니다. 새벽에 시키면 내일 아침에 오는 로켓 배송 또한 장보기 힘든 코로나 시국에 잘 녹아든 사업이었습니다. 자연스레 쿠팡의 물류센터에도 물류량이 급증했습니다. 노동자들은 더욱 바빠질 것이고 쿠팡에 입점한 판매자들은 늦은 정산을 받게 될 것입니다.
소비자를 이길 수 있는 기업은 없습니다. 쿠팡의 진정성 있는 사과와 함께 앞으로 노동자의 인권을 보장해주는 등 올바른 행동을 보여주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