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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은영 Apr 26. 2019

12. 글쓰기 (1)

유튜버 봄쌀 에디터님의 영상을 보다가 놀라고 말았다. 언젠가부터 시즌이 되면 천편일률적인 원고가 출판사로 쏟아져 들어온다고 한다. 이는 모두 글쓰기 강좌들 때문인데, 비싼 과정의 경우 천단위도 있단다. 

문제는 공장에서 찍어낸 듯이 모두가 비슷한 내용과 목차를 이용한다는 것이다. 물론 그 중에는 꽤 괜찮은 컨텐츠의 원고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그런 원고 조차도 소위 무더기에 파묻혀 흘러가기 일쑤란다. 그래서 답답한 마음에 편집자인 본인이 직접 책을 출간했단다. 원고쓰기부터 인세까지 세세한 내용을 다 담았다고 하니, 나도 조만간 읽어봐야겠다.

그런가하면 이름난 글쓰기 강사의 유튜브 영상을 보다, 봄쌀 에디터님의 말을 이해하게 되었다. 글쓰기 강사는 본인이 얼마나 많은 책을, 얼마나 단시간에 내었는지를 거듭 강조했다. 그리곤 본인이 지도하는 방식대로만 하면 반드시 책을 낼 수 있다고 자신했다.

물론 책을 내는 것은 중요하다. 또한 책 자체가 목적이 되는 경우도 흔하디 흔한 요즘이다. 다만, 개개인의 특성에 따른 맞춤형이 아니라, 똑같은 방식을 다수에게 동일하게 적용한다는 건 명백히 프로 정신이 부족한 것이다. 

나는 유튜브에서 글쓰기 영상을 자주 시청하는데, 그 중 세바시에서 고영성 작가님이 말씀하신 부분에 크게 공감했다. 
첫째, 글쓰기 재능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지 말라. 
글쓰기도 운동이나 어학과 마찬가지로 필요한 근육과 기능을 단련시키는 끈기있는 트레이닝일 뿐이다. 그러니 재능이 없다는 변명은 그만하자. 실제 고영성 작가님은 30살이 될때까지 독서는 물론, 글쓰기와도 담을 쌓고 살아왔다고 한다. 그런 그가 끈기있게 노력해서 다작을 하고 있으니, 제대로 된 훈련법만 유지한다면 누구든 글쓰기 근육을 키울 수 있지 않을까? 

둘째, 맞춤법 틀리는 것을 두려워 말자. 
어느 백일장 심사 위원을 맡은 한 문인의 블로그를 본 적이 있다. 본인이 백일장 심사를 하면서 느꼈던 감정과 어려움에 관해 그리 길지 않은 이야기를 풀어 쓴 것이었는데, 나는 그의 글에서 최소 3개 이상의 틀린 맞춤법을 발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글은 훌륭했고, 감정의 군더더기도 찾아볼 수 없었다. 결국 핵심에 집중하는 노력이 글의 완성도를 높인다는 뜻이다.

셋째, 수준 낮은 글을 쓰는 것을 두려워말라.
수준 높은 글이 늘 좋은 글만도 아니다. 그리고 나아가 그 수준이라는 것도 오롯이 독자의 몫이기 때문에 그리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그냥 쓰고자 마음 먹었다면 글의 수준 걱정은 접어두고, 부지런히 쓰고, 또 쓰면 된다. 

넷째, 방대한 독서를 해야 글쓰기를 잘 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자. 
고영성 작가는 방대한 독서없이 좋은 글을 쓰리라 기대하는 것은 속된 표현으로 날로 먹으려는 심보라고 말했다. 그러니 부지런히 독서하고, 부지런히 쓰라는 것이다. 

나는 글쓰기에 대한 스스로의 인식을 바꾸기 위해 부단히 노력중이다. 누구나 그렇지만, 처음에는 단순히 나를 위해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러다 문득 내 글이 누군가의 마음에 가 닿으면 좋겠다 싶었다. 물론 긍정적인 형태로 공감을 불러오면 행복할테고, 궁극적으로는 읽는 이가 힘을 얻게 된다면 더없이 좋은 일 아니겠는가?

한 동화 작가가 자신의 소개글에 이렇게 적어 놓은 것을 보았다. 자신이 쓴 동화를 읽고, 참 재미있었다고 어린이 독자가 메일을 보내준다면 정말 행복할 것 같다고. 이메일과 함께 적힌 그 문장이 내 마음에 콕 박혔다. 
나도 꿈꿔본다. 나와 누군가를 이어주는 글쓰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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