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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은영 May 02. 2019

23. 비교

에픽테토스

우리는 늘 남과 비교하며 살아간다. 왜 나는 남보다 뛰어나지 않은지, 왜 나만 빼고 다 잘 사는것 같은지, 왜 남은 부족한 게 없어 보이는지...비교는 끝이 없다. 

많은 사람들이 참 쉽게 말한다. 비교하지 말라고. 비교하는 순간 불행이 시작된다고. 하지만 현실의 우리는 말처럼 그리 심플하지도 쿨하지도 못하다. 매 순간, 비교가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고, 우울하게 만드니까 말이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바로 '철학'이 아닐까 싶다. 그렇다고 모든 철학 이론들로 무장할 필요는 없다. 그저 내 마음을 편안하게 만드는 생각들, 사고법을 내 곁에 두면 그만이다. 그리곤 비교로 마음이 복잡할때 한번씩 꺼내보며 고통 속에 허우적대는 마음을 구해주면 된다. 

에픽테토스라는 로마 시대 철학자가 있었다. 그는 노예였고, 류머티즘으로 다리를 절기까지 했다. 그러니 누가보아도 참으로 불행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는 늘 밝게 자신을 소개했다. 객관적으로 남보다 불행한 그가 왜 행복했던 것일까?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에 보면 에픽테토스의 철학을 단적으로 표현한 대목이 있다.
어리석은 사람은 이렇게 묻는다. "내 아이를 잃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오히려 그대는 이렇게 물어야 한다. "아이를 잃은 슬픔을 이겨내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결국 행복은 우리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구분하는 지혜에서 시작된다. 이는 삶에 대항하지 말고, 대응하며 살라는 뜻이다. 

만약 당신이 큰 돈을 잃어 슬프다면, 혹은 배우자가 죽어서 슬프다면, 잃은 것에 집중할 것이 아니라, 현실을 추스리는 데 집중해야 마땅하다. 에픽테토스는 잃은 것, 죽은 존재에 대해 '본래 있던 자리'로 돌아간 것이라고 여겼다. 제 자리를 찾아 간 것에 대해 집착할 이유는 없는 것이다. 

우울감이 우리를 흔들때, 내 삶만 고통 속에 있는 것 같을때, 비교라는 세찬 비바람이 몰아칠때, 에픽테토스의 철학을 떠올리자.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되, '내가 할 수 없는 일'은 담담히 받아들이기, 주어진 삶 안에서 양심과 이성에 따라 살아가기. 참으로 쉬운 듯하지만, 참으로 어려운 일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가장 현실적으로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사고법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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