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프리카 공화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인 넬슨 만델라가 자주 인용하던 말이 있다. 아프리카 코사족의 속담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가 바로 그것이다.
혼자서 무언가를 하다보면 신경 쓸 일이 없어서 좋기도 하지만, 반대로 재미나 자극이 부족해 아쉬운 경우가 많다. 또한 함께하는 이가 없으니 나태해지기도 쉽다.
우리 아이는 6살에 처음 유치원에 갔다. 그러니 꽤나 오랜 시간 엄마랑 놀았던 셈이다. 다른 건 문제가 없었지만, 아이랑 매일 다르게 놀아주기가 가장 큰 골칫거리였다. 어제 했던 놀이를 또 하자니 내가 지루하고, 그렇다고 새로운 놀이를 고안하기엔 나의 창의력이 턱없이 부족한 듯 싶었다.
어느 날, 기관에 다니지 않는 아이들을 위해 온라인 품앗이를 해보자는 글이 카페에 올라왔다. 나는 놀이 아이디어를 얻을 목적으로 냉큼 참여 의사를 밝혔다.
방법은 간단했다. 일주일에 한 명씩 아이와 놀이한 것을 올리면, 다른 엄마들이 따라해 보는 식이었다. 사실 그 전에는 키즈 카페라도 가야 즐거운 놀이가 가능한 줄 알았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엄마들의 창의력이 팡팡 터지기 시작했다. 모두가 열성적으로 참여했고, 아이들의 만족감도 커져갔다.
이 모임을 통해 엄마들이 공통적으로 깨달은 몇 가지가 있다. 첫째,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재료들을 활용해도 얼마든지 재미있게 놀 수 있다. 둘째, 놀이는 아이들의 창의력을 끌어내는 최고의 방법이다. 셋째, 여러 명이 머리를 맞댈수록 아이디어가 넘쳐난다.
아이는 아이대로 일주일에 한번 하는 특별한 놀이를 기대했고, 나는 놀이 고민으로부터 살짝 해방되어 행복했다. 또한 내 차례가 될 때면 고심 끝에 나름 참신한 아이디어를 내놓은 내가 대견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만약 나처럼 아이를 오랫동안 기관에 보내지 않는 엄마가 있다면, 아이랑 어떻게 놀아줄지 막막하다면, 혹은 늘 아이 친구와 어울려 노는 일에 엄마가 에너지를 많이 빼앗겼다면, 이런 온라인 품앗이는 어떨까?
엄마들끼리는 한 두달에 한번씩 모임을 했고, 놀이에 대한 아이들의 반응과 아이디어를 나누는 정도로 부담없이 만났다. 그리고 비공개 카페를 만들어 놀이한 사진을 공유하는 재미도 솔솔 했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나혼자 아이디어를 내어봤자 늘 재미있기도 힘들었을 것이고, 무엇보다 오랫동안 하지도 못했을 것 같다.
어떤 일이든 같은 길을 걸어가는 든든한 친구들이 있으면 힘이 난다. 특히 아이를 키우는 외롭고 힘든 육아에는 더욱 그렇다. 지치지 않는 육아를 위해 함께 걷는 친구를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