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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레이스정 May 24. 2024

남편의 외출

이런 하루, 저런 하루

이번 토요일에 남편이 영종도에 동기 모임을 간다고 한다.

퇴직하고 7년 만에 처음으로 2박 3일 집을 떠나는 남편의 마음이 어떨까. 

1박 2일인데 하행표를 구하지 못해 서울에 들러 딸을 보고 2박 3일의 일정으로 집을 비운다. 

남편은 퇴직 후 7년 동안 계속 집에 있었는데, 그동안 내가 이런저런 일정들로 주말에 집에 있었던 날이 별로 없었다. 때문에 남편 혼자 집에 있었던 주말이 많았다. 


주말에 혼자 집에 있어 본 적이 있었던 가!  2박 3일 동안 혼자 집에 있는다고 생각하니  너무 좋다. 

토요일 오전에는 걷기 대회 일정에  참여할 예정이다. 

점심 먹고  오후에는 맨발걷기 모임에 한번 가보려고 한다. 

일요일 오후에는 재봉틀을 가지고 소잉모임에도 가볼까 한다. 

남편이 이런저런 모임에 못 가게 하는 것도 아닌데 왜 이러는지 나도  모르겠다.  

암튼 주말 계획을 세우면서 호들갑이다.


아침 출근길에 남편에게 "토요일에  몇 시 차로 올라가요?"라고  물었다. 

"10시 버스야."라고 했다.

"자기 터미널에 내려주고 나는 남악 넘어가면 될 것 같아요."

"뭔 일로 남악까지 가?"

"걷기 대회가 있어서 한번 참가해 보려고요."

"잘 살아요~"라고  한다. 

웃음이 나왔다. 난 원래가 잘 살고 있는데....


하루종일 설렌다. 

주말에 남편이 없다는 사실에 들뜨는 원인이 무엇일까. 

'그런데 남편도 내가 주말에 없으면 이런 기분일까.' 하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다.

남편에게 물어볼까 했지만 참았다. 

퇴직하고 회비만 내고 그동안 못 만난 동기들 모임에 가는 남편의 마음이 어떤 마음일지 궁금하다.  

남편의 7년 만의 외출인데 좋은 시간 보내고 오길 바란다.

남편 없는 주말을 지낼 생각에  금요일이 설렌다. 

이러면 안 되는 거 아닐까. ㅎㅎ


#백일백장 #책과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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