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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레이스정 Jul 30. 2024

엄마의 복숭아

엄마의 생신을 기다리며

목이 붓고 아프다.

감기는 아닌 것 같고 알레르기 같다.

평상시에 복숭아 알레르기가 있는데  도대체 어떤 생각으로 복숭아를 껍질도 벗기지 않고 통으로 먹었을까.

물론 세척제로 털은 깨끗이 씻었다.

과일을 껍질까지 먹어야 좋다는 이야기가 생각나서 그만!

복숭아를 깨끗이 씻고 껍질까지 한입 베어 먹었는데 괜찮았다. 

예전 같으면 상상도 못 할 일인데, '면역력이 좋아진 건 아닐까!' 하는 기대감도 있었고 너무 달고 맛있었다.

복숭아 껍질을 벗기지 않고 드시던 엄마 생각이 순간 떠올랐다.  

복숭아 털이 피부에 닿으면 간지럽고 부어올랐던 어린 시절 기억 때문에 항상 엄마가 깨끗이 씻어서 껍질을 벗겨 주셨었는데....


내일은 요양원에 계신 엄마께 복숭아 한 상자 보내드려야 할 것 같다.

복숭아와 무화과를 많이 좋아하시는데 이제 그 계절이 왔다. 

복숭아가 들어갈 즈음 무화과가 많이 나오는데 오늘은 마트에서 보니 복숭아와 무화과가 같이 있었다. 


곧 엄마 생신도 다가온다.

엄마가 좋아하는 과일이 많이 나오는 계절에 태어나신 울 엄마!

요양원에서 나오고 싶다는데 모실 여건이 안된다.

부모는 열 자식을 키워도 열 자식은 한부모를 모시지 못한다는 말이 왜 있나를 생각하게 된다. 

자식이 셋이난 되는데 아무도 엄마와 함께 하지 못하고 있다.

나도 언젠가는 엄마 나이가 될 텐데.....


어느덧 8월이 성큼 와버렸다. 

시간은 화살처럼 빠르고 인생은 덧없다는 한숨들이 반복되는 가운데 항상 시간과 공간이 따로따로다.

엄마가 나이 들어가는 것을 보면서 내 나이를 가늠하고, 겨울에는 봄을 기다리고, 여름에는 가을을 기다리는 변덕 속에서 다람쥐 쳇바퀴 돌듯 돌아가는 시간 속에서는 아무런 변화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엄마와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작은 변화라도 시도해 보자. 

'엄마 복숭아 맛있게 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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