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실함’이라 쓰고 ‘찐 스펙’이라고 읽는다! 지금 같은 대퇴사의 시대에 절실함은 기업이 지원자에게 바라는 최고의 덕목이라는 의미다.
그러니 자기소개서이든 면접에서든 입사에 대한 열정과 절실함은 기회가 주어진다면 아낌없이 표현하자. 자연스레 질문이 떠오른다. 나의 절실함을 어떻게 전달할 수 있을까? 대답에 앞서 일단 질문부터.
기업은 지원자의 절실함을 무얼 보고 판단할까? 절실함은 행동으로 표현된다. 절실한 사람과 절실하지 않은 사람은 행동에서 차이가 드러나기 마련이다.
필자는 가장 큰 차이점을 지원하는 기업의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라고 생각한다. 바꿔 말하면 우리회사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관심’을 보고 절실함과 진정성을 판별한다.
1) 현장방문: ‘우문현답’(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
그런데 정작 입사하고자 하는 기업이 만든 상품이나 서비스에 관심을 갖고 알아본 지원자들은 의외로 많지 않다. 하지만 기업의 상품이나 서비스는 기업의 생존과 성장의 바탕이 된다. 진정으로 입사를 원한다면, 그 기업과 함께하는 미래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관심을 갖고 알아보는 게 당연하지 않을까?
거꾸로 특정 기업의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관심은 ‘바로 그 회사’에 취업하고자 하는 지원자의 의지와 절실함을 가늠해보는 시금석이 될 수 있다. 상품이나 서비스를 직접 이용해본다면 더욱 금상첨화다. 직접 경험을 해본다는 것은 기업에 대한 최고의 관심을 표현하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입사를 희망하는 기업의 대표상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해본 다음 소비자의 관점에서 개선점을 찾아보고 메모나 기록하는 습관을 기르면 자기소개서와 면접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사람, 뽑을 수밖에 없었다! ‘디스플레이’라면 뭐든지, 척척박사 D군
면접관이 지원자들에게 어떤 스마트폰을 쓰고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LG폰’을 쓴다고 당당하게 말하는 지원자들조차 “지금 그 폰의 디스플레이 해상도는 얼마인가?” “타사의 디스플레이와 어떤 차이가 나는가?”라는 질문에는 입을 다물었는데요.
그 와중에도 자신이 쓰는 모든 기기의 디스플레이에 대해 척척 설명할 수 있었던 D군은 수많은 LG디스플레이의 지원자 중 유난히 빛났습니다. ‘회사가 지원자에게 바라는 건 바로 이런 관심’이기에 그가 채용된 건 당연한 결과겠지요? 출처: LG디스플레이 블로그 http://blog.lgdisplay.com)
다음은 ‘현장방문’이다. 지원한 기업의 상품이나 서비스가 직접 제공되는 현장을 찾아보는 것이다. 기업에서는 ‘우문현답’이라는 말을 즐겨 쓴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어리석은 질문(愚問)과 현명한 답변(賢答)”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는 뜻으로 현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말이다.
기업은 고객을 중시한다. 심지어 “고객이 왕이다”라고까지 한다. 요즘 기업들은 직원들에게 “월급은 회사가 아니라 고객이 준다”라고 가르친다. 말의 성찬이 아니라 그것이 진실이다. 고객의 중요성에 관한 은유가 아니라 현실이다. 기업의 운명은 고객의 선택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보스는 이제 단 한 사람, 회장도 CEO도 아닌 바로 고객이다”-샘 월튼(월마트 창업자)
시장에서 고객의 선택을 받은 기업은 성장하고 그렇지 못한 기업은 도태된다. 언제나 촉각을 고객에 맞추고 고객의 니즈를 잘 파악해서 고객을 왕처럼 대하는 기업은 성공하기 마련이다. 당연히 고객과의 접점(接點)인 현장이야말로 기업이 고민하는 문제의 답을 찾을 수 있는 최적의 장소다.
그래서 요즘 기업들은 일선 현장에서 일하는 직원을 가장 중시한다. 최고의 직원을 일선에 배치하고 재량껏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고객과 직접 만나는 현장의 직원들이야 말로 고객만족을 실천하는 주인공이자 시시각각 바뀌는 환경의 변화를 조직에서 가장 빨리 알아채는 촉수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기업의 최전선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비즈니스에 대한 관점을 보다 정제시켜준다. 때로는 그들의 의견을 반영해 사업의 큰 방향이나 전략을 바꿀 수 있다”-모린 시케(샤넬 前 CEO)
한마디로 현장은 ‘정보의 보고’다. 기업에 대해 알고 싶은 취업준비생들에게도 그러하다. 지원자 입장에서는 현장에서 마주치는 모든 것이 지원한 회사와 직무에 관련된 소중한 정보가 될 수 있다.
막연히 머릿속으로 생각하는 것과 눈으로 직접 보면서 느끼는 것은 말 그대로 하늘과 땅 차이다. 현장을 직접 찾아보면 이전에는 보이지 않는 것들이 눈에 들어오고, 어렴풋이 알고 있던 것들이 퍼즐을 맞추는 것처럼 머릿속에서 차곡차곡 정리되는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된다.
기업과 직무에 대한 생생한 정보를 통해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된 덕분이다. 무엇보다 현장방문은 지원하는 기업에 대한 ‘관심의 척도’로 받아들여지기에 현장을 찾았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자기소개서나 면접에서 입사에 대한 절실함을 어필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구직자 울리는 중복합격자들
롯데마트와 동화기업, 하이마트에 최종 합격했지만 현대자동차 계열사에 입사한 B 씨는 중앙대 경영학부 출신이다. 스펙은 특별할 게 없지만 그의‘필살기’는 어느 회사에서든 통했다.
그는 면접 전에 해당 기업의 영업소를 방문했다. 특정 시간 동안 얼마나 많은 고객이 찾아와 실제 구매하는지를 체크하고 판매를 늘리기 위한 나름의 해결책을 딱 한 페이지로 정리해 면접실에 들고 갔다. 출처: 동아일보 2015.3.20
희망 기업에 직접 찾아가 볼 것
면접관은 입사지원자의 진실하고 솔직한 모습을 보고자 한다. 살아온 것 자체가 준비인 셈이다. 다만, 구체적으로 기업이나 직종에 대한 연구와 준비는 해야 한다. 면접을 준비하는 데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직접 그 조직에 가보는 것도 좋다.
사실 취업준비생의 입장에서 희망하는 기업에 가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기업에 직접 찾아가 보면 그 조직의 문화를 알 수 있다. 또한 내가 가보는 것 자체가 중요한 행위다. 기업에서는 적극적으로 도전하며 열정을 갖춘 인재를 원하기 때문이다. 출처: <면접을 앞둔 당신이 알아야 할 4가지> 中, KBS 2017.10.18
2) 현직자 인터뷰(최고의 취업 멘토, 현직자)
은행을 예로 들면 고객과의 접점인 ‘영업점’이 대표적인 현장이다. 다음은 얼마 전 필자가 근무하는 은행의 내부 게시판에 직원이 올린 사연이다.
벌써 1년이 지났네요!
“신입행원으로 들어온 지 어느새 1년이 다 되어 갑니다. 영업점 선배들이 “이제 신입 딱지도 뗄 때가 됐네”라고 장난 삼아 말씀하실 때마다 벌써 1년이 훌쩍 지났다는 것을 실감하게 됩니다. 그런데 얼마 전 대학생처럼 보이는 젊은 남자 고객님이 번호표를 내밀며 수줍게 다가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고객님, 무엇을 도와드릴까요?”라고 말씀을 건넸는데 갑자기 펜과 메모지를 꺼내 들고는 질문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다음 주에 OO은행 면접을 보는 데요. 면접에 관한 팁을 좀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작년 이 맘 때쯤 저도 OO은행 입사를 목표로 면접 준비에 정신이 없었던 기억이 나서 아는 대로 열심히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그 학생도 마치 면접에 임하는 것처럼 진지한 자세로 설명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작년에 최종 합격 소식을 들었을 때의 벅찬 감정이 떠올라 새삼 저를 뽑아준 OO은행에 감사하면서 신입사원의 초심(初心)을 잃지 않아야겠다고 다시 한번 다짐했습니다”
필자도 면접에서 영업점을 직접 찾아가서 직원들이 실제 일하는 모습을 지켜보거나 한걸음 더 나아가 직원들에게 부탁해서 면접에 관한 조언에서부터 은행원들의 일상적인 하루 일과, 심지어 ‘불만고객 응대 방법’ 등 업무와 관련된 고충이나 애환에 이르기까지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고 온 지원자들을 종종 본다.
개중에는 “‘불만’이라 쓰고 ‘친절’이라 읽는다”는 본인 나름대로 정의 내린 ‘불만고객 응대 원칙’을 소개해서 면접관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하고, 감탄을 자아낸 지원자도 있었다.
심지어 은행 직원들의 도움을 받아서 처음 지점을 찾은 고객을 응대하는 요령이나 상품 가입을 권유하는 방법을 유형별로 정리해 면접에 오기도 한다. 면접 전에 집 근처에 있는 은행 지점을 한 곳도 빠뜨리지 않고 다녀온 지원자도 기억에 남는다.
며칠 후 면접이 예정되어 있는 지원자임을 밝히고 방문한 은행 지점 직원들에게 부탁해서 받은 격려 메시지가 커다란 롤링페이퍼에 빼곡하게 적혀있었다.
이렇게 그 기업에 다니는 사람, 그것도 실제 직무담당자를 직접 만나서 조언을 듣는 것은 서류전형 평가위원이나 면접관에게 입사에 대한 강한 열정과 절실함을 가진 지원자라는 인상을 심어줄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바로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권하는 ‘현직자(재직자) 인터뷰’다.
낯선 여행지에서 맛집을 찾을 때 필자는 현지인의 추천을 가장 믿는다. 아무래도 그 지역에 뿌리내리고 사는 사람들이 즐겨 찾는 맛집이라면 믿고 가도 좋지 않을까. 가본 적이 없는 낯선 길을 찾아가야 할 때는 혼자서 헤매기보다 잘 아는 사람에게 물어서 길을 가는 게 현명하다. 취업을 향한 여정에서도 마찬가지다. 그 회사에 실제 근무하면서 피부로 느끼는 사람의 입을 통해 듣는 회사와 직무에 대한 생생한 정보는 취업준비의 올바른 방향을 짚어주는 소중한 나침반이 될 수 있다.
구직자와 직장인이 꼽은 최고의 스승 “입사를 희망하는 기업의 재직자”
구직자들에게 구직 과정 중 취업 스승이 필요하다고 느껴본 적이 있는지 물은 결과, 95%의 구직자들이 ‘그렇다’고 답했다. 하지만 스승을 원하는 이들의 열망과는 달리, 취업 스승이 있는 구직자는 24%에 그쳤다. 현재 재직 중인 직장인들에게도 취업 스승이 존재하는지 물어봤다. 응답자 절반은 취업 스승이 있었다고 대답했다. 재직자들은 취업 스승으로부터 ‘회사 선택에 관한 조언(28%)’을 가장 많이 받았으며, ‘취업뿐만 아닌, 인생 사는 법에 대해 노하우를 전수(26%)’받았다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한편 구직자와 현직자들이 꼽은 가장 이상적인 취업 스승 1위는 ‘ (입사를) 희망하는 기업에 재직 중인 현직자(24%)’로 나타났다. 본 설문조사는 2016년 4월 18일부터 5월 2일까지 인크루트 회원을 대상으로 이메일로 진행되었다. 총 참여인원은 1,017명이었으며 구직자는 59%, 재직자는 37%였다”-출처: 금강일보 2017.5.15
현직자 인터뷰가 어렵다면 최소한 기업 홈페이지에 나오는 직무소개를 살펴보거나 회사 사보나 웹진에 실린 직무담당자 인터뷰 기사 등을 찾아보는 노력이 필요하다. 지원한 기업과 동종업계에 근무하는 사람으로부터 조언을 듣는 것도 도움이 된다. 그런데 요즘에는 온라인으로도 현직자 인터뷰가 가능한 길이 열렸다.
현직자가 취업준비생들을 대상으로 취업 멘토링 서비스를 제공하는 ‘코 멘토(https://comento.kr/)’를 이용하면 된다.취업준비생들이 지원한 회사나 직무에 대해 궁금한 내용을 질문하면 현직자들이 답변과 조언을 해준다.
하지만 가능하다면 현직자, 그것도 지원한 직무를 현재 담당하고 있는 사람을 직접 만나는 것이 가장 권해주고 싶은 방법이다. 지원한 기업과 직무에 대한 현장감 넘치는 생생한 정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생면부지의 사람을 찾아 도움을 청한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만은 않다.
그래도 ‘취업’이라는두글자를떠올리며용기를내보자. ‘생각’이아니라 ‘실행’이답이다. ‘공행공반(空行空返)’이라는 말이 있다. “행하는 것이 없으면 소득이 없다”는 의미다. 행동에 옮기지 않았는데 결과를 바란다면 말이 되겠는가?
가끔 오래전에 읽은 책을 펼쳤다가 쓴웃음을 짓게 될 때가 있다. 인상 깊게 남아서 ‘꼭 행동에 옮겨야지’하는 생각으로 밑줄 쫙 그어 놓고는 까맣게 잊고 지냈던 문장들을 다시 만나는 순간이다. 마음에 새기고 싶어 밑줄 그은 문장들을 여기저기에서 마주치면 어쩔 수 없이 씁쓸해진다.
아마 이런 문장들만 잊지 않고 실천하면서 살았다면 최소한 지금보다는 더 나은 사람이 되고, 덜 후회하는 삶을 살 수 있지 않았을까?
아는 것과 실행은 별개다. 성공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실천하지 못하는 평범한 것들을 얼마나 꾸준히 실천해서 자기 것으로 만드는 가에 달려있다.
“막연한 희망보다 중요한 게 행동이다. 행동을 시작하면 희망이 생긴다”-그레타 툰베리(Greta Thunberg, 스웨덴 10대 환경운동가)
3) 기업·직무분석(나와 지원한 기업·직무와의 ‘케미’ 알아보기)
절실함을 표현하는 또 다른 방법은 지원하는 기업에 대한 공부다. “♬그대 생각하다 보면 모든 게 궁금해요♬” 가수 이선희 씨의 <알고 싶어요>라는 노래의 한 소절이다.
사랑에 빠진 사람은 굳이 말 안 해도 안다. 관심 가는 이성이 생기면 자연스레 그에 대한 모든 것이 궁금해진다. 그가 마음에 들고 잘되고 싶은 마음이 크면 클수록 더 열심히 상대의 정보를 찾아 나선다.
상대가 이성일 때에만 해당되는 애기가 아니다. 어떤 대상에 대한 애정과 관심은 반드시 알고 싶은 충동을 불러일으키기 마련이다. 한류 열풍이 불러온 지구촌의 한국어 배우기 열풍이 대표적이다.
한국 음악·예능·드라마 등 ‘K-콘텐츠’를 좋아하기에 수많은 외국인들이 낯선 한국어를 알아서 공부한다. 자막 대신 한국어로 K-팝과 K-드라마를 즐기기 위해서다. “자막 1인치의 벽만 넘으면 훨씬 더 많은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영화 <기생충>으로 골든글로브를 수상한 봉준호 감독의 수상소감 그대로 ‘1인치 정도 되는 자막의 장벽’을 뛰어넘기 위한 눈물겨운 노력이다. 그런 노력은 결국 자막 너머를 보게 되는 결실로 이어진다. 이렇게 애정과 관심을 기울이면 공부는 자연스레 따라온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한다.
취업에서도 그러하다. 지원한 기업에 대한 절실함이 있다면 그 기업을 알고 싶어 하는 것이 당연할 터이다. 기업들이 자기소개서나 면접에서 자사와 관련된 이런저런 질문들을 쏟아내는 이유다.
그리고 오랫동안 희망하는 회사에 꾸준히 관심을 기울여온 지원자의 대답은 분명 다르다. 몸으로 부딪쳐가며 알아보고 고민한 흔적들이 고스란히 드러나기 때문이다. 그만큼 다른 지원자들과 확실한 차별화가 가능해지고 합격에 한걸음 더 가까워진다.
#6 최종면접
입사시험을 준비하면서 느낀 점 중의 하나. 입사시험은 ‘연애’와도 같다는 것이다. 마음에 드는 상대가 있으면 그 사람 생각만 해도 가슴이 떨리고 그 사람과 관련된 모든 것을 알고 싶다. 입사시험도 그 회사에 대한 진심 어린 애정과 관심이 있어야 한다. 나를 아는 것 이상으로 중요한 것이 그 사람, 아니 그 회사를 알고 사랑하는 것이었다. KBS의 모든 것을 알고 싶어졌다. 방송도 많이 보고 일부러 홈페이지나 게시판, 신문기사 등을 검색해서 정보를 모았다. 의무감에서가 아니라 진짜 하고 싶어서였다. 출처: KBS 공채 36기 김한별 아나운서 합격 후기 中(http://blog.naver.com/hanbyulkim/40211385340)
반대로 자기소개서나 면접에서 질문에 대한 대답이 갈팡질팡 갈지자를 그린다면 십중팔구는 기업분석에 소홀했기 때문이다. 그러니 지원한 기업에 대한 정보를 탐색하는 ‘기업분석’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취업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지원한 기업의 재무제표를 공부해라”“홈페이지를 자주 방문해 보라” 등의 조언을 쏟아내는 이유다.
기업 홈페이지 및 구글 알리미 서비스(Google Alerts),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 잡코리아·사람인 등의 일자리 사이트 등을 활용하면 지원한 회사에 대한 다양한 정보들을 손쉽게 얻을 수 있다. 공기업의 경우에는 공공기관경영정보시스템 ‘알리오(www.alio.go.kr)’를 활용하면 된다. 알리오는 ‘DART’와 마찬가지로 기본적인 경영공시자료 외에도 재무상태·주요 사업 등 공기업과 관련된 핵심적인 정보를 알려준다. 또 블라인드·잡플래닛 등의 기업정보 공유 사이트에서는 전·현직자들이 직접 올린 생생한 기업정보를 만날 수 있다.
블로그·페이스북 등 지원한 기업의 공식 SNS도 팔로우나 친구 등록을 해놓는 것도 기본이다. 활용하기에 따라 자기소개서나 면접에서 풀어놓을 얘깃거리의 보고가 될 수 있어서다.
이 밖에 기업에서 주최하는 채용설명회나 기업의 채용담당자들이 직접 참가하는 채용박람회도 입사를 희망하는 기업에 대한 심층적인 정보를 탐색하는 기회로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이 사람, 뽑을 수밖에 없었다! 채용설명회라면 어디나 등장하는 P군
취업설명회마다 나타나 인재확보팀원들에게 인사를 건넸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만날 때마다 새롭게 업데이트된 프로필을 준비해 전달하고 업계 트렌드를 정리한 내용까지 말하곤 했다는 데요. “우리회사에 대한 열정을 넘어선 애정이 보였다”는 그는 그 해 LG디스플레이 채용에 합격해서 지금 현업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출처: LG디스플레이 블로그 http://blog.lgdisplay.com
기업을 분석할 때는 내·외부 환경변화와 시장에서의 위치, 주요 고객 및 경쟁사 등 다양한 관점에서 정보를 탐색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특히 자사(Company)·고객(Customer)·경쟁사(Competitor)의 ‘3C 분석’은 ‘선택 과목’이 아니라 ‘필수 과목이다. 자기소개서나 면접에서 관련된 질문이 종종 등장하기 때문이다.
또 기업은 자사의 ‘간판(브랜드)’만 보고 찾아온 지원자를 달가워하지 않는다. “뽑아만 주시면 어떤 일이든 잘 해낼 자신이 있다”라고 말하는 지원자에게는 믿음이 가지 않는다. 너무나 많은 지원자들이 똑같은 이야기를 하기 때문이다.
입사지원을 하면서도 간단한 개요나 특성조차 모를 정도로 지원한 직무에 대한 기본적 이해가 부족한 지원자들이 의외로 많다. 취업하고 싶은 회사만 생각하지 직무에는 별 관심이 없는 탓이다. 입사 후에 정작 그 안에서 무엇을 할지에 대해서는 고민하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기업의 입장에서 중요한 건 여러분의 입사 자체가 아니다. 정작 기업의 관심사는 들어와서 회사의 성장에 어떻게 얼마나 기여할지다. 그리고 직장인은 자신이 맡은 일, 즉 직무를 통해 회사의 성과 창출에 기여한다. 당연히 입사 후에 그 안에서 어떤 일 혹은 무엇을 하고자 하는 뚜렷한 목표가 없는 지원자는 결코 환영받지 못한다.
성공취업을 위해서는 기업은 물론 지원하는 직무에도 ‘절실함’이 느껴져야 한다는 얘기다. 두루뭉술한 지원동기가 아니라 회사와 직무를 구분해서 각각 분명한 지원동기를 제시하라는 것이다. 한마디로 회사와 직무에 대한 지원동기가 잘 어우러져야만 성공취업에 한 발자국 더 다가갈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원에 앞서 꼼꼼한 ‘직무분석’이 필수다. 직무분석의 성패는 ‘직무역량’과 ‘직무요건’을 얼마나 정확히 파악하느냐에 달려있다. 직무마다 하는 일이 다르고 그에 따라 필요로 하는 역량이나 자격요건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사람 만나는 일이 많은 영업직무는 사교적이고 체력도 좋아야 한다. 해외영업이라면 당연히 일정 수준 이상의 어학실력을 필요로 한다.
반대로 꼼꼼한 업무처리가 필수인 회계나 재무관리업무에는 사교성·적극성보다는 신중하고 차분한 성격이 안성맞춤이다.여기에 회계 자격증까지 보유한 지원자라면 더할 나위 없다.
따라서 내가 지원한 직무에서 일하기 위해서는 어떤 역량을 필요로 하는지, 또 담당자에게 어떤 자격이나 경험을 요구하는지, 또는 채용할 때 어떤 경험이나 자격을 우대하는지를 파악해서 자기소개서나 면접에서 적합한 인재임을 어필하는 포인트로 삼아야 한다.
예를 들어 지원하는 분야가 영업직무라면 학창 시절 동아리 활동 등을 통해 갈고닦은 사교성이나 리더십 등을 내세우면서 이런 역량들을 입사 후에 영업직무에서 일할 때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를 어필하는 식이다. 그래야 기업에게 왜 내가 필요한 사람인지, 나를 뽑아야만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명쾌하게 설명할 수 있다. 그래서 직무분석의 핵심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나와 지원하는 직무 사이에 확실한 ‘연결고리’를 찾는 것이다.
유홍준 교수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에는 이런 문장이 나온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활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무언가를 알게 되면 그동안 전혀 보이지 않던 것들이 눈에 띈다. 예를 들어 외국어를 공부하면 길거리 간판이나 영화·드라마 등을 볼 때 아는 단어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이렇게 사람은 자신이 ‘아는 것’만 본다. 거꾸로 모르는 것은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세상은 아는 것에 비례해서 보이기 마련이다.
취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그러하다. 필자는 유홍준 교수의 문장을 이렇게 고쳐 쓰고싶다. “지원한 기업과 직무를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표현하는 차원이 달라진다” 자기소개서나 면접에서 알고 있는 지식을 자연스럽게 녹여서 두루뭉술하지 않게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뜻이다.
특히 발품을 팔아서 기업과 그 안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직접 만나고 부딪쳐본 지원자의 설명에는 마치 현장에서 보는 듯한 생생함이 느껴진다.
우리회사와 채용하는 직무에 대한 ‘앎’의 폭과 깊이는 기업이 입사 지원의 진심과 절실함을 판단하는 중요한잣대다. 우리회사에서 지원한 직무를 하려는 마음이 ‘찐’이라면 그에 대해 알고 싶어 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을까? 그래서 기업들은 자기소개서나 면접에서 우리회사와 지원하는 직무를 얼마나 폭넓고 깊이 있게 이해하는 가를 확인하는 질문들을 쏟아낸다.
그리고 오랫동안 우리회사와 지원하는 직무를 희망하고 꾸준히 관심을 기울여온 지원자의 대답은 분명 차원이 다르다. 몸으로 부딪쳐가며 알아보고 고민한 흔적들이 오롯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회사 홈페이지 자료를 퍼서 옮기는 지원자들과는 표현의 수준이 다를 수밖에 없다. “내가 얼마나 입사를 간절히 원하고 있는지, 그래서 얼마나 열정적으로 입사를 준비해왔는지, 그를 통해 다른 지원자들과 차별화되는 어떤 역량이나 강점을 가졌는지”를 호소력 있게 전달할 수 있다.
여느 지원자와 비교하면 한 차원 높게 기업과 직무를 이해한 덕분이다. 그만큼 ‘준비된 인재’라는 인상을 심어줄 수 있고 합격의 길은 가까워진다. 기업의 입장에서 보면 우리회사와 채용하는 직무를 알고 지원한 사람과 모르고 지원한 사람과의 차이는 마치 문맹과 문맹 아닌 것의 차이만큼 크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무엇보다 올바른 정보를 알아야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는 법이다. 회사와 직무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될수록 입사에 대한 확신도 절실함의 크기도 달라진다. 기업·직무분석을 통해 ‘나’와의 분명한 연결고리를 찾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