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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철 Feb 03. 2022

취업에도 ‘썸’이 필요하다!

취업의 근본력-5

 오래전 필자가 여러분과 같은 취업준비생 시절의 이야기다. 학교를 졸업하고 갓 입사한 선배가 후배들에게 입사 턱을 쏘는 자리였다. 술잔이 한순배 돌고 나서 한 친구가 불쑥 선배에게 물었다. “회사와 학교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입니까?”

 그때 선배가 웃음기를 싹 뺀 진지한 표정으로 들려준 의미심장한 말이 아직도 귓전에 남아 있다. 학교는 돈 내고 다니는 곳, 회사는 돈 받고 다니는 곳이지” 짧은 대답이었지만 그 안에 심오한 의미가 담겨 있다. 둘의 차이는 돈을 내느냐 받느냐에서 나온다.


 직장인은 ‘월급값’을 해야 한다. 아니 월급값을 하지 못하는 ‘월급루팡’(회사에서 하는 일 없이 월급만 축내는 직원)은 눈칫밥을 먹게 되고 결국 살아남을 수 없는 냉혹한 생존경쟁의 무대가 바로 직장이다.

 기업은 자신이 맡은 일을 게을리하거나 잘 못해서 다른 사람들의 성과에 묻어가는 ‘무임승차자(Free Rider)’를 ‘극혐’한다. 그런 직원들이 있는 기업에는 미래가 없기 때문이다.  



 직장인은 직무에서 성과를 창출하는 것으로 회사에 기여한다. 즉 월급값을 한다. 그런데 높은 성과를 내려면 자신이 맡은 직무와 궁합, 요즘 말로는 ‘케미'가 잘 맞아야 한다.

 예컨대, 사람 만나는 일이 많은 영업직무는 사교적이고 체력도 좋은 사람이 제격이다. 반대로 꼼꼼한 업무처리가 필수인 회계나 재무관리업무에는 사교성·적극성보다는 신중하고 차분한 성격이 안성맞춤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기업에서는 성과를 조직(팀·부서·사업부 등) 단위로 평가한다. 또 보통 개인평가는 조직성과에 대한 기여도 평가로 이뤄진다. 이러한 평가방식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회사는 나 혼자 잘한다고 성과를 낼 수 있는 곳이 아니라는 얘기다. 혼자서만 잘해도 될 것 같았으면 애당초 많은 사람들이 회사라는 공간에 모일 필요가 없었을 터이다.

 일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하는 것이기에 그들의 마음을 얻고 협력과 지지를 끌어내야만 성과창출이 가능해진다. 즉 주변 사람들과 두루두루 잘 어울려 지내야만 일에서도 제 몫을 하고 조직에서도 어엿한 구성원의 한 사람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조직에는 많은 사람들이 존재한다. 이 많은 사람들이 한데 어우러져서 빚어내는 특유의 정서나 분위기가 기업마다 다르다. 바로 기업문화다. 예전에 직장인들 사이에서 유행했던 국내 대기업의 기업문화를 풍자하는 뱀 잡기 유머가 있었다,

 사무실에 갑자기 뱀이 나타나면 삼성은 테스크포스(TF) 팀을 구성해서 왜 뱀이 나타났는지, 어떻게 잡을지를 논의해서 대책을 수립한다. 반면 현대는 일단 때려잡고 나서 원인을 분석한다. 그저 우스갯소리가 아니라 체계적이고 일사불란한 일처리로 유명한 삼성의 기업문화와  계획보다는 ‘실행’에 방점을 찍는 현대 특유의 기업문화를 빗댄 것이다. 이런 기업의 문화는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


 흔히 ‘기업의 DNA’라고도 불리는 기업문화는 오랜 기간에 걸쳐서 기업의 구성원들이 공유해온 공통의 문화적 가치나 행동규범이라고 할 수 있다. 당연히 구성원들의 사고방식이나 행동 등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결국 기업의 문화는 그 안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 일단 한번 정착된 문화는 단기간에 변하지 않는다. 따라서 조직생활의 첫걸음을 뗀 신입사원이 기존 직원들과 원활하게 소통하고 좋은 관계를 맺으려면 기업문화에 잘 융화되어야 한다.


 실제 미국의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자신의 일을 싫어하거나 흥미를 느끼지 않는 경우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기업문화와의 부적합’으로 나타났다. 즉 신입사원이 조직에 잘 적응하려면 직무는 물론이고 기업문화와도 케미가 잘 맞아야 한다는 것이다. 바꿔 말하면 신입사원이 ‘일’과 ‘기업문화’라는 두 가지 벽을 넘지 못하면 회사에서 제 몫을 하지 못하고 뒤쳐지거나 도태될 수밖에 없다소리다.



 그래서 기업문화는 ‘나에게 적합한 기업’을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한 고려 사항 중 하나다. 문화인류학에서는 문화(Culture)를 ‘삶의 총체적 양식’이라고 정의한다. 기업문화(Organization Culture) 조직마다 제각기 갖고 있는 보편화된 생활양식으로 이해할  있다. 기업들은 일하는 문화, 보고 문화, 회식문화 등에서  자기들만의 독특한 문화를 갖고 있다.


 예컨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구두나 카톡을 활용한 ‘간단 보고’가 자리 잡은 회사도 있고 반드시 글자체, 글자 크기까지 규격화된 ‘보고서’를 작성해야 하는 ‘서면 보고’가 원칙인 회사가 있다.

 또 회식문화도 기업마다 차이가 크다. 많은 경우 회식(자리)에는 술이 빠지지 않는다. 코로나19 이후에도 ‘회식은 업무의 연장’이라는 고압적인 회식문화가 여전한 곳이 있다. 이런 회사에서는 술자리가 집단의 정체성을 다지고 술을 매개로 친밀한 관계를 맺는 직장생활의 감초이자 활력소로 여겨진다. 

 당연히 신입사원이 직장생활을 하며 술을 마시지 않기란 여간 어렵지 않다. 멋대로 회식(자리)에 빠진다는 것은 더더욱 상상을 못 할 일이다. 술 좋아하는 주당들에게야 이런 기업문화가 더없이 반갑겠지만 술을 못하는 사람에게는 여간 고역이 아닐 수 없다. 반면 의무적으로 참석해야 하는 회식은 없고, 딱딱하지 않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진행되는 회식문화가 자리 잡은 기업도 있다.


 퇴근 문화도 제각각이다. 하루 일과를 마치면 각자 알아서 퇴근하기 바쁜 회사도 있지만 일이 끝나도 상사 눈치 보느라 퇴근하지 못하고 소위 ‘우정 야근’이 일상인 기업도 있다. 각자 삶의 철학이나 가치관에 따라 기업문화와의 조화(부조화) 정도가 다를 수밖에 없다. 아무래도 젊은 세대 직장인일수록 불합리한 회식이나 퇴근 문화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크기 마련이다.


 회사는 잠자고 먹는 시간을 빼면 직장인들이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곳이다. 일상의 최대 활동 공간이다.

 취업에 성공해서 직장생활을 시작하면 앞으로 삶의 방향을 좌우하는 곳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기업문화와의 적합성은 향후 직장생활의 향배를 좌우한다.


 사실 기업문화의 정의는 간단하지 않다. 눈에 보이지 않는 여러 가지 내면적인 요소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업문화는 근무할 때 숨 쉬는 공기와 같은 존재이다. 공기처럼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엄연히 존재하는 현실이고, 그 안에서 생활하는 모든 사람에게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다.

 그러니 기업문화가 나의 신념이나 가치관과 너무 거리가 먼 지점에 있다고 판단이 들면 아예 처음부터 지원하지 않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 수 있다. 입사를 하더라도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것처럼 불편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기업문화와의 적합성은 성공적인 직장생활을 위해서도 필요하지만 당장의 취업을 위해서도 더없이 중요하다. 기업이 지원자를 평가할 때도 가장 결정적인 기준이기 때문이다.

 기업은 채용하는 직무뿐만 아니라 우리회사의 (기업) 문화와도 잘 어울리는 인재를 뽑는다. 따라서 ‘입사 지원’이 아니라 ‘입사’가 목적이라면 해당 기업이 과연 문화적 측면에서  코드가 잘 맞을지를 꼼꼼히 따져보아야 한다.


 실력만큼 중요한 지원자와 회사의 코드 매치

 객관적인 실력도 중요하지만 회사는 사람들이 모여서 일을 하는 곳이다. 서로 ‘코드’가 맞지 않으면 아무리 슈퍼스타들이 모여도 좋은 결과를 낼 수 없는 것이 기업의 현실이다. 이를 제대로 평가하기 위해서는 리더십과 협업, 그리고 문제 접근 방법 스타일에 관련된 질문을 통하여 지원자가 회사의 가치관과 문화에 얼마나 맞는지를 평가하는 것을 추천한다.         


Question

“다음 주까지 기한인 프로젝트가 있는데 동료가 상반된 접근 방법을 계속해서 주장해서 답보 상태인데,

 어떻게 하시겠어요?”

“매우 중대한 사안이 있는데 상사가 휴가를 가서   연락되지 않아요. 오늘까지 결정을 내려야 하는데,

 어떻게   하시겠어요?”


 기업에 따라 의사소통방식에 대한 선호가 다를 수 있다. 질서와 프로세스를 중시하는 기업문화라면 위와 같은 상황에서 보고 라인을 엄격하게 지키겠다고 대답하는 지원자가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등 ‘ask for forgiveness, not permission/결재 떨어지기 기다리다가 좋은 기회를 놓치지 마라)’문화가 강한 회사에서는 전혀 상반된 평가를 받을 수도 있다. 출처: 훌륭한 인재 채용을 위한 면접관의 원칙(https://ppss.kr/archives/1010890)


 기업문화는 ‘회바회(회사 by 회사)’다. 문제는 그 회사를 ‘직접’ 다녀야만 특유의 기업문화를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같은 회사 안에서도 부서(팀)에 따라 혹은 직무에 따라서도 차이가 존재할 수 있다.

 따라서 그 안에서 직접 생활해보지 않는 이상 어떤 문화적 특징을 갖고 있는지 제대로 파악하기 힘들다.

 그래서 입사를 희망하는 기업과 직무에서 현재 일하고 있는, 즉 ‘현직자’를 만나는 것만큼 좋은 방법은 없다. 덜컥 입사 지원을 하기 전에 반드시 현직자 인터뷰를 권하는 이유다. 분명 발품을 들인 보람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기업이 지원자에 대해 궁금한 것은 크게 2가지다. 하나는 “지원하는 직무에서 일을 잘 해낼 사람인지(직무적합도/Fit to Job)” 또 하나는 “우리회사의 사람들과 기업문화와 잘 맞을 인재인지(조직적합도/Fit to Organization)”다.

 이렇게 기업은 크게 두 가지 관점에서 지원자를 평가한다. 즉 조직적합도와 직무적합도를 검증해서 우리회사와 채용하는 직무에 적합한 인재인가를 판단하는 것이다.


  ‘궁합(宮合)’이라는 말이 있다. “혼인할 남녀의 사주를 오행에 맞추어 보아 부부로서의 좋고 나쁨을 알아보는 점”, 궁합의 사전적 정의다.

 그런데 남녀 간의 관계를 떠나 우리가 인연을 맺고 사는 세상 모든 관계에 적용될 수 있다. 세상 모든 인연(因緣)에는 궁합이 있다는 얘기다.


 당연히 취업준비생과 지원한 회사(직무) 간의 관계, 즉 취업에도 궁합이 있다. 궁합이 부부의 인연을 맺을 두 사람의 어울림을 가늠해보는 것이라면 취업에서 궁합은 기업과 지원자가 합(合)을 맞춰보는, 즉 서로가 얼마나 잘 맞을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말하자면 일터와 일할 사람의 합인 셈이다.  


 그래서 기업은 궁합이 맞는 지원자를 뽑기 위해 무던히 애를 쓴다. 회사에 오래오래 머물면서 성과창출에 기여할 수 있는 적합한 인재를 채용하기 위해서다. 그리고 궁합이 맞는 인재, 적합한 인재인가는 “채용하는 직무에 잘 맞는지?”, “우리회사의 기업문화(인재상·핵심가치)와 부합하는지?”에 대한 물음에 좋은 점수를 받은 사람이다. 한마디로 “이 사람, 우리회사와 (채용 예정인) 직무에 잘 맞겠는데!”라는 확신을 심어주는 지원자다.



“기업이 인재 채용 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평가요소는?”

 잡매칭 플랫폼 잡플렉스는 지난 9월 18일부터 21일까지 경영진 125명을 대상으로 <HR(채용&평가) 인식 설문조사>에서 ‘인재 선발 시 평가요소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78%가 ‘직무역량(직무적합도)’를 꼽았다. 이어 22%가 ‘기업문화 적합도’라고 응답했다. 반면 학교·어학성적·각종 자격증을 선택한 이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조사를 진행한 잡플렉스에 따르면 실제로 많은 기업이 인재를 고를 때 지원자의 스펙이 아닌 직무적합도와 기업문화 적합도를 위주로 파악하는 추세다. 카카오는 2017년부터 지원서에 학력·전공·나이·성별 등이 정보를 받지 않는 블라인드 채용을 실시하고 있으며, 마이다스아이티는 창립 초기부터 무(無) 스펙 채용을 유지해 오고 있다. 에듀윌은 지난 4월 AI역량검사를 도입해 활용 중이다. AI역량검사를 통해 지원자가 가진 역량이 직무역량과 잘 맞는지 파악하고 그 결과를 참고해 최종 면접을 진행하여 기업에 ‘적합한 인재’인지를 검증하고 있다.

 HR전문기업 마이다스인 관계자는 “수시·상시채용으로의 변화에 따라 직무역량의 시대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라며, “기업은 직무역량과 기업문화 적합도를 확인할 수 있는 체계와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지적했다. 동아일보 2020.9.25



 채용은 기업과 취업준비생과의 만남이다. 만남이 좋은 결실을 맺으려면 궁합이 잘 맞아야 한다. 당연히 취업준비생도 궁합을 따져야 한다.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이 무언지, 진짜 일하고 싶은 회사가 어디인지, 과연 그 회사(직무)가 나와 잘 맞을지를 꼼꼼하게 따져보고 신중하게 선택하라는 얘기다.

 요즘 신세대인지 구세대인지를 감별하는 방법 중 하나가 “MBTI를 묻느냐, 혈액형을 묻느냐’라고 한다. 청춘들은 소개팅을 나가기 전에 미리 상대의 MBTI(성격유형검사)를 알아본다. 본격적인 만남에 앞서 MBTI가 꼭 챙겨야 ‘필수 정보’가 된 이유는 상대가 나와 잘 맞는 성격이길 바라는 마음일 테다. 나의 타입과 잘 맞아떨어지는 타입을 가진 상대방을 만나야 소개팅의 성공 확률도 높아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취업도 마찬가지다. “결혼과 취업은 인생 최대의 연애”라는 말처럼 우리는 종종 취업을 연애에 비유하곤 한다. 연애를 할 때도 본격적으로 사귀기 전에 상대가 괜찮은 사람인지, 나한테 진짜 관심이 있는지, 과연 나랑 잘 맞는 사람인지 등을 알아보기 위해 현실적인 조건들을 이리저리 재보며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에서 밀고 당기는 밀당의 시간, 이름하여 ‘썸’ 타는 기간이 있지 않는가?



 썸은 연인관계로 발전하기 위해 꼭 거치게 되는 통과의례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알아갈 때처럼 취업에도 ‘썸’ 타는 시간이 필요하다. 자신과 케미가 맞는 회사(직무)에 지원해야 합격의 가능성도 오랫동안 만족하면서 직장생활을 할 확률도 높아진다.

  거꾸로 남들이 말하는 아무리 훌륭한 회사라도 정작 나와 궁합이 맞지 않으면 좋은 인연을 맺기 어렵다. 아무리 연봉도 높고 복지 혜택도 많고 남들이 다 알아준다고 해서 그곳이 곧 나한테도 맞는 직장이라는 보장은 없다. 우리 속담에 “짚신도 제짝이 있다 말이 있다. 사람에게는 누구나 어울리는 짝이 있다는 뜻이. 취업에서도 그렇다. 저마다 맞는 회사와 직무가 따로 있기 마련이다.  


 아마 이 글을 읽고 계시는 독자들은 대부분 취업을 준비하고 있을 것이다. 취업은 직업을 얻음을 뜻한다. 직업(職業)을 한자로 표시하면 ‘직분 직(職)’자를 쓴다. 직(職)은 고대사회에서 하늘로부터 부여받은 일(소명·Calling)을 뜻했다. 업(業)은 ‘만들다’는 의미다.

 자신의 일을 통해서 세상에 무언가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것이 바로 직업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하는 일을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한다. 어떤 일인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모르는데 의미 있는 결과가 나올 리 없다.

 말하자면 직업이라는 말속에는 “어느 직업에 종사하든지 하는 일을 제대로 알고 있어야 성공할 수 있다”는 숨겨진 의미가 담겨 있다.


 그러니 취업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지원하는 기업과 직무에 대한 완벽한 이해는 기본 중의 기본이다. 당연한 얘기지만 입사를 원하는 기업이 있다면 그 기업이 꼭 필요로 하는 인재가 되어야 한다.

 그러자면 회사나 직무에 대한 이해가 먼저다. 어떤 회사인지 또 어떤 일인지도 잘 모르면서 어떻게 필요한 인재가 되겠는가? 가고 싶은 회사가 있다면 당연히 그곳에 대해 깊이 있게 알아보고 면밀하게 분석해야 한다.


 특히 입사를 희망하는 회사의 인재상·기업문화, 그리고 지원한 직무에서 필요로 하는 역량 등에 대한 핵심적인 정보는 꿰뚫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그에 맞추어 어떻게 ‘적합한 인재’ ‘준비된 인재’로 자신을 더 매력적으로 어필할지에 대한 방향을 잡고 구체적인 계획을 세울 수 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지원하는 기업과 직무를 철저히 파악해야 한다. 어림짐작으로 대충 지원해서는 답이 나오지 않는다.


호감을 부르는 지원자 에티켓 1위, “회사 정보를 미리 파악하고 질문하기

 인사담당자들이 꼽은 면접에서 호감을 부르는 지원자의 에티켓 1위는 “회사 정보를 미리 파악하고 질문하기”였다. 잡코리아가 최근 인사담당자 479명을 대상으로 ‘면접 에티켓’을 주제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인사담당자들이 가장 높게 평가하는 면접 에티켓 1위는 회사 정보를 미리 파악하고 평소 궁금했던 사항을 질문하기(40.1%)였다. 이어 최선을 다해 답변하기(35.7%), 모르는 질문에는 솔직하게 모른다고 답하기(33.4%), 면접 10분 전에는 도착하기(31.7%)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면접 광탈을 부르는 최악의 꼴불견 지원자 유형’으로는 면접에 늦는 늑장형 지원자가 45.7%의 응답률로 1위, 2위는 회사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성의 부족형(35.3%)이 차지했다. 이어 자신감 없는 태도로 일관하는 무기력형(29.2%), 면접에 집중하지 못하는 주의 산만형(28.8%), 지원서나 면접 답변 내용의 진위가 의심스러운 과시형(17.5%)이 꼴불견 지원자 3~5위로 꼽혔다.

 그런데 대부분의 인사담당자들은 이 같은 꼴불견 지원자를 만나면 내색하지 않은 채 채용에서 떨어뜨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꼴불견 지원자 응대 방법을 물은 결과 62%가 “별다른 내색을 하지 않고 그냥 채용에서 탈락시킨다”라고 답한 것이다. 이에 대해 조사를 진행한 잡코리아의 변지성 홍보팀장은 “지원자들의 입사의지를 알아보기 위해 면접관들이 기업 및 업계에 대한 질문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면접에서는 지원하는 기업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숙지하고 임하는 것이 유리하다”라고 조언했다- 출처: 이데일리, 2019.4.5


 흔히들 취업을 ‘소개팅’에 비유한다. 진정한 연애고수들은 소개팅에 앞서서 상대의 SNS나 블로그를 찾아본다. 자주 가는 장소, 좋아하는 음식 등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다. 성격에서 취향·취미까지 상대방에 대한 정보를 많이 알면 알수록 분명 소개팅의 성공확률은 높아진다.

 사람은 나에게 관심이 있는 상대에게 자연스레 호감을 갖기 때문이다. 취업의 성공방정식도 별반 다르지 않다. 취업은 기업과 관계를 형성하는 일이다. ‘기브 앤 테이크’는 만고불변의 법칙이다.



 관계는 주고받는 것이다. 주어야 나도 받을 수 있다. 내가 먼저 상대에게 관심을 갖는 것이 인간관계 맺음의 시작이다. 자기는 관심을 보이지 않으면서 상대방한테 받기만 기대한다면 좋은 관계를 맺기 힘들다. 준 것과 받을 것 사이의 균형이 무너지면 관계가 틀어지는 법이다. 내가 상대방에게 관심이 없다면 그 역시 나에게 그만큼의 관심만 보여줄 것이다. 기업과 지원자와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알아야 면장을 하지”라는 말이 있다. 그런데 흔히 알고 있듯 ‘면장’은 면사무소의 장, 즉 면장(面長)님을 가리키는 말이 아니다. 면장 제도는 1910년 일제강점기에 처음 만들어졌다. 이전까지 조선시대 행정구역에 면(面)은 없었다.

 사실 면장은 한자‘免(면할 면)’과‘墻(담 장)’을 쓴 ‘免墻(면장)’이다. 우리말에서 담이나 벽 따위를 이르는 ‘담벼락’은 어떤 사물이나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는 <논어>에 나오는 공자의 말에서 비롯됐다. 공자는 “사람이 배우지 않으면, 마치 담벼락을 마주하고 서있는 것처럼 답답해진다”라고 일갈했다.

  여기에서 “알아야 담벼락을 면하지, 즉 免墻面(면장면)을 하지”라는 말이 나왔고 후에 免墻으로 줄여 “알아야 면장을 하지”가 된 것이다. 따라서 이 말의 바른 의미는 “알아야 앞에 벽이 가로막고 있는 듯한 답답함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으로 ‘앎’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로 새겨진다.


 어떤 일이든 모르고 당하는 것보다는 알고 대비하는 편이 훨씬 낫다. 취업에서도 ‘아는 게 힘’이다. 특히 지원하는 기업과 직무에 대한 지식은 많을수록  좋다. 그래서 철저한 ‘기업분석’과 ‘직무분석’의 중요성은 아무리 입이 닳도록 말해도 모자라다. 그것도 드높은 취업 문턱을 감안하면 ‘수박 겉핥기’식으로 대충 분석해서는 승산이 없다.


 취업준비생들의 아우성이 벌써부터 귓전에 울리는 듯하다. 여기저기 닥치는 대로 지원하느라 시간에 쫓길 수밖에 없는 취업준비생들의 현실을 모르는 답답한 소리라고. 그렇다! 묻지마 지원으로 늘 시간에 쫓기는 취업준비생들은 기업·직무분석에 엄두를 내지 못한다. 하고 싶어도 시간이 문제다.

 그러나 그 바쁜 와중에도 누군가는 온 정성을 다해 기업·직무분석에 매달린다. 그것도 책상에만 앉아서 하는 공부가 아니다. 지원하는 기업의 현장을 방문하고 ‘현직자’를 만나는 발로 뛰는 공부를 마다하지 않는다. 그리고 결국 그 누군가가 기업의 선택을 받고, 취업경쟁에서 승리한다.


 기자들 사이에서는 “발품 특종” 또는 “명품 기사는 발품에서 나온다”는 말이 회자된다. 현장의 공기를 마시지 않고 쓰는 글은 생명력이 없다는 뜻이다. 현장을 직접 찾아야만 현장의 공기를 살아있는 글로 옮길 수 있다. 훌륭한 기자는 발걸음으로 기사를 발굴한다. 마찬가지로 취업준비생들도 지원하기로 마음먹은 기업과 직무에 대해 발로 뛰며 알아보면 좋겠다.

 발품이 결국 여러분을 ‘명품 지원자’로 만들어 줄 것이다. 잔 기술과 요령을 찾아 유튜브나 취업컨설팅을 기웃거리는 대신에 입사를 마음먹은 회사와 지원할 직무에 대해 조금이라도 더 공부하는 것이 합격 가능성을 높이는 지름길이다.  


채용시장 대비 면접 전략

면접을 보러 가서 다양한 이야기들을 나눴고, 면접 막바지에 배정될 팀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어요. 해당 회사에 대해 많이 알아보고  상태라  팀이 어떤 일을 하는지 알고 있었죠. 그래서 수월하게 답할  있었고요. 이렇게 회사와 팀에 대해 자세하게 이야기하며 어필을 했어요. 그랬더니 면접관 분이 이런 것도 아냐면서 굉장히 놀라시더라고요. 그때 되게 뿌듯했어요. 입사 전에 회사에 대해 깊게 조사하고 가는  쉬운 일은 아니지만, 열심히 서치하고 가면  노력이 빛을 발할 때가 오고,  면접관이 높이 평가한다고 생각합니다”-출처: 월간 리쿠르트 2021.10.12


  한동안 ‘코인 투자’가 청춘들 사이에서 그야말로 대세였다. 하지만 잘 모르는 대상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빚투(빚을 내서 투자)해서 ‘올인’한다면 결코 현명한 투자가 아니다. 아니 모든 것을 운에 맡기는 도박과 다름없다. 실제 코인 열풍이 사그라들면서 잘못된 선택을 후회하면서 가슴앓이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Warren Buffett)은 “만약 투자하려는 회사에 대해 10분 이상 칠판에 표현할 수 없다면 절대 투자하지 마라. 그 회사에 대해 공부가 부족하거나 잘 모른다는 것이기 때문이다”는 지금도 투자자들 사이에 전설처럼 회자되는 명언을 남겼다.

“위험은 네가 무엇을 하는지 모르는 데서 온다”-워런 버핏



 성공 투자의 비결을 알려준 그의 말에 이렇게 주석을 달아본다. 그게 바로 ‘성공취업의 비결’이라고.

 취업준비생에게는 ‘투자’라는 말을 ‘(입사) 지원’으로 바꿔도 전혀 손색이 없다.

 아니 돈이 아니라 훨씬 더 중요한 인생을 투자하는 취업인 만큼 대상에 대한 보다 철저한 공부가 필요하다. 당신은 어떤가? 지원한 회사나 직무에 대해 10분 이상 쉬지 않고 설명할 자신이 있는가?

 명심하자! 입사를 마음먹은 기업과 직무를 알아보고 또 알아보는 시간은 당장의 취업이 아니라 나의 소중한 미래를 위한 투자라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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