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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철 Mar 17. 2022

‘나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의 이야기’를 쓰자.

자기소개서의 정석-4

 자기소개서는 어떻게 써야 할까? 자기소개서를 준비하는 취업준비생들이 가장 많이 고민하게 되는 문제일 것이다. 답은 자기소개서를 쓰는 이유, ‘왜(Why)’를 곰곰 생각해보면 쉽게 나온다.

 글은 특정한 목적과 의도를 갖고 쓴다. 글을 읽는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자 하는 것이다. 글에는 독자(讀者)가 있고, 독자에게 기대하는 반응(Response)이 있다는 의미다.



 예를 들어 장소를 안내하는 글이라면 읽는 사람이 손쉽게 찾아오도록, 또 상품 판매를 겨냥한 글이라면 읽고 나서 사고 싶은 생각이 들게끔 써야 한다. 즉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독자를 움직이게 만드는 것이다. 한마디로 글의 목적은 독자의 마음을 점령하는 데 있다.


 그래서 글을 쓸 때는 먼저 목적을 분명히 하고 고유의 목적에 부합하게 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렇다면 자기소개서라는 글의 목적은 무엇일까? 면접에 부르도록 만드는 것이다. 자기소개서를 읽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궁금증과 호기심이 샘솟아서 면접에 불러서 직접 만나보고 싶은 지원자로 자신을 각인시켜야 한다는 의미다.

 뽑히는 자기소개서의 공통점은 “이 정도라면 우리회사와 채용하는 직무에 딱 들어맞는 함께 일하고픈 인재다” “실제로는 어떤 사람일까?” 슬그머니 궁금중이 고개를 쳐든다.



 그야말로 읽는 사람의 ‘호기심’을 자아낸다. 호기심은 질문을 부른다. 호기심을 속 시원하게 해결하려면 지원자를 직접 불러 물어보는 수밖에 없다. 그래서 자기소개서의 가장 중요한 미션은 최대한 더 많은 궁금증을 유발해서 면접에 부르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실제 ‘질문거리’가 가득한 마음에 쏙 드는 자기소개서를 읽고 나면 주인공인 지원자를 볼 수 있다는 설렘으로 면접일을 손꼽아 기다릴 정도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떻게 자기소개서를 써야 할까? 다른 무엇보다 자기소개서란 글에서는 ‘소재(글감)’가 중요하다. 글을 잘 쓰는 사람들은 글감, 즉 글로 풀어가는 이야기의 소재를 고르는 것부터 남다르다.

 자기소개서의 독자는 나를 전혀 모르는 사람이다. 자기소개서를 통해 처음으로 ‘나’를 만나는 사람이다. 처음 만난 사람들이 공감대를 빨리 형성하려면 이야기의 소재는 ‘공통의 관심사’일수록 좋은 법이다.


 심리학 이론 중에 ‘유사성 유인 이론’(Similarity Attraction Theory)이라는 것이 있다.

 자신과 비슷한 상대에게 끌리고 유대감을 느끼기도 쉽다는 것이다. 고향·나이·취미 등에서 공통적인 요소가 많을수록 사람들은 더 친밀감을 느끼고 유대감이 커진다. 그리고 일단 상대방을 우리 편이라고 받아들이면 마음이 쉽게 움직인다.



 같은 학교를 나왔거나 비슷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쉽게 친해지는 이유도 서로 공유할 수 있는 공통의 경험이나 얘깃거리가 많기 때문이다. 이렇게 ‘우리의 이야기’(Our Story)는 사람들을 끈끈하게 이어주는 ‘접착제’ 구실을 한다.


 자기소개서를 통해 서로를 처음 만나는 기업과 지원자도 마찬가지다. 자기소개서는 ‘나의 이야기’지만 그렇다고 ‘나’로 시작해서 ‘나’로 끝나서는 곤란하다.

 처음부터 끝까지 ‘우리의 이야기’를 들려주어야만 독자인 기업이 비로소 흥미를 느끼고 귀를 곧추세운다.



 자기소개서에서 기업에게 들려줄 이야기의 소재는 그동안 지원자가 쌓은 경험이다. 지금의 나를 만들고 나의 성장에 크게 영향을 미쳤고 삶의 방향을 달라지게 만든 인생의 커다란 전환점이 된 중요한 경험들이다.

 그중에서도 지원하는 회사(직무)와 지원자가 서로 맞닿아 있는 지점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다.


 예를 들어 기업의 대표적인 상품 및 서비스를 직접 사용해본 소비자로서의 경험, 기업에서 인턴으로 실제 근무해본 경험, 기업의 대학생 서포터스로 활동한 경험, 기업이 후원하는 대학생 봉사활동 프로그램에 참가한 경험 등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기업의 흥미를 돋우고 지원자에게 친밀감과 유대감을 느끼게 만드는 더없이 좋은 소재이기 때문이다.


 또 지원한 직무와 관련한 학술대회 및 공모전 참가 경험. 아르바이트 경험 등도 기업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한 얘깃거리다.

 하나같이 지원한 기업과 직무에 대한 지원자의 열정과 역량을 가늠할 수 있는 직간접적인 체험들이고, 기업이 좋아하는 ‘우리의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는 흥미로운 소재가 된다.


내가 하고 싶어 하는 말보다 상대방이 듣고 싶은 말을 해라”- 유재석(방송인)


 자기소개서에 ‘나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의 이야기’를 써야 하는 이유는 지금은 ‘대퇴사의 시대’(Great Resignation)이기 때문이다. 2021년 취업 플랫폼 잡코리아가 2030 세대 직장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입사 1년 차 퇴사율은 37.5%, 2년 차는 27%에 달한다. 바늘구멍이라는 취업 관문을 뚫고 입사한 신입사원 절반 이상이 2년 안에 회사를 떠난다는 소리다. 극심한 취업난을 감안하면 고개가 갸웃거려지는 통계가 아닐 수 없다.


 취업을 하자마자 퇴사를 준비하는 신입사원을 가리키는 ‘퇴준생(퇴사 준비생)’, 직장을 다니면서 이직을 준비하는 ‘취반생(취업 반수생)’, 입사하기 무섭게 퇴사한다고 해서 붙여진 ‘광속 퇴사’, ‘돌취생(돌아온 취업준비생)’등이 모두 대퇴사 시대기 낳은 신조어다.

 최악의 취업난과 대규모 조기 퇴사라는 형용 모순처럼 느껴지는 두 개의 키워드가 공존하는 아이러니한 현실이다.



  물론 회사의 분위기와 (입사 후) 담당할 직무는 그 회사를 다니면서 직접 부딪쳐봐야만 알 수 있기에 신입사원이 진입 충격(Entry Shock·취업 전 품었던 이상과 취업 후 마주한 현실 간의 괴리에서 오는 심리적 충격)을 경험하는 것은 당연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대퇴사(현상)의 이면에는 소위 ‘묻지마 지원’이 자리 잡고 있다. 회사를 떠나는 직원들 대부분이 기업과 직무를 잘 모르면서 입사한 신입사원들이기 때문이다.  


 묻지마 지원으로 ‘어쩌다 취업’한 사람들은 입사하고 나서야 자신이 지원한 회사가 어떤 곳인지 또 지원한 직무는 무슨 일을 하는지를 비로소 알게 된다.

 그런데 만약 일도 회사도 다  맞지 않는다고 생각해보라. 직장생활이 하루하루 불편하고 힘겨울 수밖에 없다. 결국 천신만고 끝에 입사한 회사를 떠나게 된다.

 어렵사리 들어간 회사를 그만두는 본인의 심정도 당연히 안타깝겠지만 애써 뽑은 신입사원들이 홀연히 회사를 떠나는 모습을 지켜보는 기업들의 안타까운 마음도 그에 못지않다. 업무 공백과 또다시 신입사원을 뽑아야 하는 수고를 감내해야 하기 때문이다.


  떠나는 신입사원의 뒷모습을 지켜보는 기업들은 쓴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다. “뽑아만 주면 몸이 바스러지도록 열심히 일하겠다 면접에서 사자후(獅子吼) 토하던  지원자들은 도대체 어디로  것일까? 누군들 똑같은 실수를 되풀이하고 싶을까? 어떤 문제든 ‘예방 앞서는 ‘처방 없다. 애당초 잘 뽑는 게  중요하다는 뜻이다.



 그래서 대퇴사의 시대를 맞은 기업들이 신입사원에게 바라는 것은 당장 일을 잘하는 것이 아니다. 계속 회사에 남아서 오래도록 일을 잘하는 것이다.


  따라서 자기소개서를 평가할 때 그저 ‘닥치고 취업’을 위해 지원한 것인지, 우리회사에서 채용하는 직무를 하려는 진심과 절실함으로 지원한 것인지를 꼼꼼히 따진다. “일단 붙고 보자”라는 마음으로 벼락치기하듯 지원해서 입사한 사람은 다른 선택의 기회가 주어지면 언제든 미련 없이 훌훌 털고 떠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기업의 입장에서 입사 지원의 진심과 절실함을 판단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지원자의 경험이나 경력에서 ‘일관성’을 살피는 것이다. 그의 (지나온) 발자취와 현재의 입사 지원을 견줘보는 것이다.

 ‘일관성(一貫性)’은 처음부터 끝까지 한결같은 것이다. 늘 변함이 없고 꾸준하다는 뜻이다. 입사를 마음먹은 분명한 이유가 있고 어떤 상황에서도 입사를 위한 노력을 흔들림 없이 이어온 모습이 일관성이다.   



 구체적으로 우리회사와 직무를 마음에 품고 그동안 입사를 위해 온갖 열정과 노력을 기울였다는 지원자의 주장을 살아온 삶의 궤적이 뒷받침해야 한다는 뜻이다.

 오랫동안 삶의 갈피 갈피에 켜켜이 쌓인 애정은 쉽게 식지 않는 법이다. 그런 찐 애정을 가진 사람이라면 입사 후에 어떤 상황을 맞이하더라도 흔들림 없이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다하면서 오래오래 기업에 남아있지 않겠는가?


  따라서 지원자 입장에서는 나와 기업 사이에 수많은 접점이 있음을, 그동안의 삶이 지원한 기업·직무와 어떻게 연결되는 지를 자기소개서 곳곳에서 끊임없이 알리고 강조해야 한다.

 한 걸음 더 나아가 그 경험들이 입사 후에 지원한 직무에서 일을 할 때, 조직에 적응하고 주변 사람들과 어울려 생활할 때, 왜? 어떻게? 도움이 될지를 설득력 있게 전달할 수 있다면 그야말로 완벽한 자기소개서다.


 여기에다 그 절실한 입사를 위해 그동안 무엇을 어떻게 준비했고, 그래서 지금은 어떠한 역량을 갖추고 있는가를 덧붙여주면 더욱 금상첨화다. 그래야 기업이 “그런 배경과 경험을 가졌다면 우리회사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을 충분히 할 수 있겠다”라고 공감할 수 있다. 읽는 사람이 그렇게 공감하는 순간 서류합격이 성큼 다가온다.  

 아래의 자기소개서가 그런 사례다.     


* 은행 인턴 노트 (은행 합격자)

“지난겨울 방학 동안 그토록 바라는 OO은행에서 인턴으로 근무했습니다. 비롯 2 달이라는 짧은 기간이었지만 은행원을 꿈꾸는 제게는 곳곳에 배울 것들이 가득했습니다. 저는 특히 지점에서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로비매니저’로 일하면서 끊임없이 고객을 곁에서 관찰하고 고객의 소리를 들으려 노력했습니다.


 그를 통해 지점의 성과 개선에도 작은 기여를 할 수 있었습니다. 당시 대부분의 고객들은 기다리는 동안 카드 안내장에 눈길을 주시다가도 별다른 반응 없이 돌아가셨습니다.

 그래서 회의시간에 카드 안내장을 새로운 방식으로 정리하자는 제안을 드렸습니다.

 고객들이 많이 물어보는 교통·쇼핑 등의 카테고리를 중심으로 분류하자는 것이었습니다.

 흔쾌히 제안을 수락해주신 선배님들 덕분에 단순히 고객들의 관심사에 따라 정리했을 뿐인데도 먼저 관심을 갖고 세부적인 설명을 요청하는 분들이 훌쩍 늘어나는 뿌듯한 경험을 했습니다.

 또한 이렇게 카드 안내장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을 표하시는 고객들께는 자연스레 앱카드 권유까지 할 수 있었고, 덕분에 지점 실적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났습니다.


 인턴 시절, 기억에 남는 고객님이 계십니다. 어느 날 창구에서 안절부절못하시는 고객님이 눈에 띄었습니다. 다가가서 사정을 듣고 보니 여간 급한 경우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앞에서 대기하시던 고객님께 양해를 구하고 먼저 일 처리를 도와드렸습니다. 일 처리를 마치신 고객님께서는 제 손을 꼭 붙잡고는 큰 감동을 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고객님께서 홈페이지를 통해 남겨주신 ‘칭찬 직원’ 글을 확인했을 때의 감동은 지금도 생생합니다. 그날 이후 고객님은 지점을 방문하실 때마다 잊지 않고 저를 찾아주셨습니다.


 그래서 이런 경험을 살려 인턴기간 내내 하루 동안 생긴 궁금증이나 느끼고 배운 점 등을 정리한 저만의 ‘인턴 노트’를 만들었습니다.

 훗날 은행을 찾아주신 고객의 눈높이에 맞추어 전문적인 설명과 도움을 드릴 수 있는 은행원이 되기 위한 디딤돌이 되어줄 인턴 노트는 그 후로 저의 소중한 보물 1호가 되었습니다” 


 지원자는 ‘은행 인턴 노트’라는 흥미로운 소재를 활용해서 자신이 왜 은행(원)에 어울리는 사람인지를 맛깔스러운 이야기로 풀어내고 있다. 필자를 포함해 은행원이라면 누구나 눈길이 가는 소재가 아닐까 싶다. ‘은행 인턴 노트’라는 경험이 빛난 이유는 그 자체로 특별해서가 아니라 지원하는 회사와 직무에 딱 맞춤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뽑히는 자기소개서가 되려면 경험을 지원하는 회사와 ‘나’ 사이의 관계, 즉 “회사는 왜 나를, 나는 왜 회사를 필요로 하는지?”에 대한 연결고리로 삼아야 한다.

 수학에서는 교집합 관계를 and로 표현한다. 그래서 A and B라고 쓰면 A집합과 B집합의 공통부분인 교집합으로 읽는다.

 자기소개서에서도 지원자와 기업과의 교집합이 많을수록, 즉 경험의 공통분모가 클수록 기업에게 ‘나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의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다.



 그리고 우리의 이야기가 가득한 자기소개서는 우리회사와 채용하는 직무에 왜 적합한 사람인지에 대한 명쾌한 답을 준다. 읽는 사람이 고민할 필요 없이 ‘적합한 인재’ ‘준비된 인재’ 임을 한눈에 알 수 있게끔 정리해준다.

 그래서 뽑히는 자기소개서가 되려면 기업과 직무를 정확히 이해하고 그것을 자신과 자연스럽게 연결할 수 있는 분명한 ‘연결고리’를 찾아야 한다.

 아래의 자기소개서처럼 지금까지의 경험과 지원한 기업·직무 사이에 최적의 접점을 찾아내서 '적합한 인재'라는 주장의 탄탄한 근거로 삼아 제시하라는 것이다.



*삶의 자취를 간직한 OO은행 통장(은행 합격자)

11살: 용돈을 꼬박꼬박 모아 저축한 <OO은행 어린이 적금통장>을 깨서 어머니 생일선물로 마사지기를 사드렸다.

21살: 친구에게 <00 은행 대학생 적금통장>에서 인출한 목돈 100만 원을 빌려주었지만 한 푼도 돌려받지 못했다.

25살: 자취를 시작하고 경제적 자립을 위해 허리띠를 졸라맸다. 사소한 지출도 아끼기 위해 커피값·간식비 등 습관적인 지출에 해당되는 아이콘을 누르면 바로 그 돈이 통장에 저축되는 <OO은행 사회초년생통장>을 개설했다.

29살: 생애 첫 ‘퇴직금’을 고스란히 <OO은행 정기예금>에 저축했다. 


 ‘OO은행에 지원한 동기’를 묻는 자기소개서 항목에 지원자는 ‘삶의 자취를 간직한 OO은행 통장’이라는 소제목으로 첫 문장을 시작했다. 어떤가? 읽는 사람의 시선을 확 사로잡지 않는가?

 전체적인 구성도 시간의 흐름 순으로 전개해서 한눈에 들어오는 것은 물론 OO은행과 ‘연관된 경험’들을 파노라마처럼 보여주고 있다.


 수많은 ‘연결고리’ 덕분에 오래전부터 OO은행을 이용하는 충성고객이자 입사의 꿈을 오랫동안 키워온 지원자라는 인상을 자연스레 심어준다. 이쯤 되면 읽는 사람의 마음이 움직일 수밖에 없다. 실제 스토리의 주인공은 OO은행에 합격해서 은행원의 꿈을 이루었다.


 이렇게 뽑히는 자기소개서가 되려면 경험을 토대로 지원한 기업과 직무를 중심으로 엮어낸 한 편의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풀어놓아야 한다.

 그 이야기가 너무 흥미로워서, 면접에 불러서 물어보고 싶은 ‘질문거리’가 가득한 자기소개서로 만들어야 한다.  


 비유해서 말하자면 지원자의 실제 경험에서 나온 이야기가 나와 회사의 접점(接點) 또는 교집합이 되는 셈이다. 이렇게 서로 맞아떨어지는 부분이 지원자 입장에서는 “나는 왜 회사를 필요로 하는지?” “왜 지원한 직무에서 잘할 자신이 있는지?”를 설명하는 ‘이유(Why)’가 된다.

 회사 입장에서는 “지원자를 뽑아야 할지?”를 판단하는 채용의 구체적인 근거가 되는 셈이다. 겹치는 부분이 많을수록 서로 잘 맞고 서로를 필요로 한다는 의미이고 그만큼 취업의 가능성도 커진다.


  이를 수학에 나오는 ‘집합’ 개념으로 설명하면 지원자와 회사라는 서로 다른 2개의 원이 겹치는 또는 하나가 되는 부분, 즉 ‘교집합’이 클수록 지원자와 회사의 적합도가 높다고 보면 된다. 당연히 지원한 회사(직무)와 교집합이 많을수록 취업에서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지원자 입장에서 접점의 또 다른 의미는 소구점(訴求點, Appealing Point)이다. 마케팅 용어 중에 ‘셀링 포인트(Selling Point)’ 또는 ‘세일즈 포인트(Sales Point)’라는 말이 있다. 판매자가 구매자 혹은 소비자에게 상품에 관해 부각(강조)하고 싶은 점(부분)을 말한다.

 취업이라는 마케팅에서도 나라는 상품을 고객인 기업에게 효과적으로 세일즈 하기 위해서는 회사에 나를 매력적인 인재로 어필할 수 있는 확실한 포인트, 즉 ‘소구점(Appealing Point)’이 필요하다.


 기업의 입장에서 보자면 취업시장에는 ‘나’ 말고도 선택 가능한 상품들이 차고 넘친다. 그중에서도 하필 ‘나’라는 상품을 구입해야 하는 이유를 기업이 납득할 수 있게끔 설명해야 한다. 그 이유가 바로 ‘소구점’이다.



 지원자 입장에서는 경험을 지원하는 회사와 ‘나’ 사이의 관계, 즉 “회사는 왜 나를, 나는 왜 회사를 필요로 하는지?”에 대한 연결고리로 삼아야 한다는 얘기다.

 따라서 뽑히는 자기소개서가 되려면 글감(소재)을 내가 한 경험 중에서 지원한 회사(기업문화·인재상)나 직무(역량)와 가장 잘 연결 지을 수 있는 혹은 가장 부합하는 경험 위주로 추려내야 한다.


 선택은 집중하기 위해서다. 기업(직무)이 요구하는 역량과 나의 경험 사이의 ‘교집합’이야말로 지원자가 자기소개서에서 내세워야 할 ‘진짜 찐 자랑거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경험이라는 소재를 더 많이 가질수록, 또 그 경험들이 지원하는 회사나 직무와 관련성이 높을수록 그만큼 경쟁력 있는 자기소개서를 쓸 가능성이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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