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 시절 경험을 비롯한 ‘경험 관련 질문’은 자기소개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기업의 입장에서 실제 경험을 토대로 지원자의 조직·직무적합도를 다각적이고 심층적으로 파악하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도전 경험, 성공(실패) 경험, 창의성을 발휘한 경험, 소통을 통한 갈등 해결 경험, 리더십 및 팀워크를 발휘한 경험 등 다양한 경험들이 질문으로 등장한다.
이를테면 “자발적으로 높은 수준의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한 경험을 기술하시오” “현재의 자신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사건·인물을 중심으로 본인이 강점을 가진 역량을 기술하시오”“살아오면서 난관이나 실패를 극복해본 경험을 기술하시오” 등과 같이 특정한 상황이나 조건을 제시한 다음 학창 시절을 중심으로 관련된 경험을 소개하라고 요구하는 형태가 일반적이다.
‘학창 시절’이라는 말을 들으면 반사적으로 꿈과 낭만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어린 시절의 소풍·운동회·수학여행에서 대학생활의 꽃 ‘MT’에 이르기까지 아련한 기억들이 뭉게뭉게 피어오르고 친구들과 우정을 나누던 예전의 모습을 회상하며 추억의 향수에 젖게 된다.
하지만 자기소개서에서 요구하는 학창 시절은 그런 낭만과는 거리가 멀다. 아련한 추억의 향수는 잠시 접어두고 취업이라는 냉정한 현실로 돌아와야 한다. 자기소개서는 기업이 지원자를 평가하기 위해 쓰게 하는 글임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된다.
자기소개서를 작성할 때 가장 고민스러운 문제가 각각의 질문(항목)에 어떤 경험을 선택해서 내용을 구성할 것인가다.
무슨 질문이든 간에 기업과 직무에서 필요로 하는 역량과 연관성이 높은 경험을 최대한 활용해서 자신이 지원한 기업과 직무와 케미 잘 맞는 ‘적합한 인재’ 임을 자연스레 드러내는 것이 관건이다.
학창 시절 경험도 마찬가지다. 학창 시절, 특히 대학생활을 중심으로 지원하는 기업과 직무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가 되기 위해 쌓은 경험이나 취득한 자격증 등 지금까지 어떠한 준비들을 해왔고, 그를 통해 지금 어떠한 역량을 갖고 있는지를 설득력 있게 보여주는 것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다.
구체적으로 어떤 소재거리(경험)를 어떻게 자기소개서에 풀어놓으면 좋을까? 우선 전공(과목) 수업에서 배운 역량(지식/스킬/태도) 또는 그를 활용한 프로젝트 수행 경험, 공모전 수상 등 대표적인 성과를 함께 소개하면 된다.
막연하게 느껴진다면 다음의 자기소개서가 좋은 예시가 될 것이다.
자신이 희망하는 마케팅 직무에서 필요로 하는 역량을 보유한 적합한 인재임을 학창 시절 ‘홈커밍데이 행사’ 기획 경험과 전공을 통해 익힌 경제학·경영학 지식을 앞세워서 설득력 있게 어필하고 있다.
*분석력과 기획력을 갖춘 마케팅 직무의 준비된 인재(OO자동차 합격자)
Q: 희망 직무는 무엇이고? 학창 시절에 쌓은 경험과 지식 등이 해당 직무에 어떻게 활용될 수 있을지를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해서 설명해주세요.
“제가 지원한 마케팅 직무는 소비자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해서 그에 부합할 수 있는 상품을 기획하는 직무입니다.
따라서 관련된 데이터 중에서 유의미한 정보를 찾아내는 ‘분석력’과 ‘기획력’이 필수적인 직무역량입니다.
학창 시절 학과 행사 기획 등의 다양한 경험과 전공수업 등을 통해 쌓은 경제학·회계학 지식을 갖춘 제가 분석력과 기획력을 두루 갖춘 준비된 인재라고 생각합니다.
학생회 총무팀장을 맡으면서 재학생과 졸업생이 어우러지는 홈커밍데이 행사를 기획한 경험이 있습니다. 사실 홈커밍데이는 저조한 참여율 탓에 존폐 여부까지 거론되는 상황이었습니다.
우선 저조한 참여율의 원인 분석에 나섰습니다. 그 결과 재학생들과 졸업생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없다는 게 가장 큰 원인임을 알게 됐습니다.
그래서 학과의 소모임들이 참여하면서 스스로 홍보활동까지 할 수 있는 공연 프로그램을 신설했습니다. 그리고 소모임의 재학생들과 졸업생들이 함께 참여하는 컬래버레이션 무대를 기획했습니다.
3개월의 준비 끝에 열린 행사는 120여 명 남짓이었던 평균 참여인원이 2배가 넘는 250명이 참가할 정도로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덕분에 존폐위기에 놓여있던 홈커밍데이는 이후에도 학과를 대표하는 전통 있는 행사로 자리매김하게 되었습니다.
경제학을 전공하면서 특히 계량경제학과 산업조직론에 많은 관심을 기울였습니다. STATA 통계 프로그램 등 데이터의 분석과 그에 기반한 전략적 의사결정 기법에 흥미를 느꼈기 때문입니다.
또한 공인회계사 준비 과정에서 쌓은 재무회계·원가관리 등의 심층적인 회계학 지식도 원가분석 등을 통한 마케팅 전략 수립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다음의 자기소개서처럼 지원한 회사와 직무와 관련한 역량이나 입사에 대한 절실함을 뒷받침할 수 있는 학창 시절 경험을 언급하면 더욱 금상첨화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작지만 소중한 관심’(은행 합격자)
Q: 학창 시절에 쌓은 경험과 지식 등이 지원한 직무에 어떻게 활용될 수 있을지를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해서 설명해주세요.
“은행원으로서 가장 갖추어야 할 자세는 고객을 향한 ‘작지만 소중한 관심’이라고 생각합니다. 고객 한 분 한 분의 이름을 기억했다가 먼저 말을 건네거나, 스치듯 지나쳤던 고객의 한마디까지 기억해야 진정한 고객감동을 실현할 수 있습니다.
제가 병원 아르바이트 경험을 통해 체득한 생생한 교훈입니다. 병원에서 만난 환자들은 아무래도 어두운 분위기에 퉁명스러운 분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작은 관심’을 앞세워 환자들에게 다가갔습니다. 200명이 넘는 환자들의 이름과 얼굴을 기억하고 한 분 한 분 이름을 부르며 매일 인사를 드렸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자신을 기억해 주는 것에 놀람과 고마움을 표하면서 미소로 맞아주는 환자들이 늘어났습니다.
특히 어르신들에게는 스마트폰 사용법을 알려드리며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습니다. 제가 먼저 말씀을 드려서 화면의 밝기나 글자 크기를 조정해드리거나 스마트폰으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드렸습니다.
제게는 간단한 일이었지만 어르신들은 기특해하시며 다음에는 제가 찾아오기를 기다려 주셨습니다. 이런 경험을 통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작지만 소중한 관심’ 임을 깨달았습니다.
은행원은 하루에도 수많은 고객들을 만나게 됩니다. “고객님! 머리스타일이 바뀌셨네요. 잘 어울리세요” 입사 후에도 영업현장에서 작지만 소중한 관심으로 고객들의 이름은 물론 헤어스타일의 변화까지 신경 써서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따뜻한 은행원이 되겠습니다”
지원자는 병원 아르바이트 경험을 통해 체득한 ‘작지만 소중한 관심’이라는 깨달음을 하루에도 수많은 고객들을 응대해야 하는 은행원으로 일하면서 어떻게 발휘할지를 설득력 있게 전달하고 있다.
즉 지원자의 경험과 지원한 직무에서 필요로 하는 역량을 자연스레 이어주는 연결고리를 만든 것이다.
이밖에 인턴·아르바이트·봉사활동 등 학창 시절의 다양한 대외활동(경험)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한 가지 팁을 드리자면 선택의 여지가 있을 경우, 예를 들자면 “우리회사의 핵심가치(또는 인재상) 중 본인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가치(인재상)와 그를 뒷받침할 수 있는 학창 시절 경험을 기술하시오” "본인이 책임감을 가지고 공동체 또는 사회의 공익에 기여했던 학창 시절 경험을 기술하고, 이를 통해 느낀 점을 기술하시오" 식의 질문이 주어지는 경우다.
다양한 학창 시절 경험 중에서도 소통 역량과 협업 역량을 드러낼 수 있는 경험에 초점을 맞추라는 것이다.
왜 그럴까? 회사처럼 사람들이 모인 곳에는 갈등이 항시 존재하기 마련이다. 갈등(葛藤)은 본래 칡을 뜻하는 ‘갈(葛)’과 등나무의 ‘등(橙)’이 합쳐진 단어다.
둘은 줄기를 뻗어 다른 물체를 감고 올라가며 성장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둘 사이엔 엄청난 차이가 존재한다.
감는 방향이 반대라는 것이다.
칡덩굴은 왼쪽으로, 등나무 덩굴은 오른쪽으로 감으며 올라가니 둘이 만나면 도저히 풀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하게 줄기들이 뒤엉키게 된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흔히 말하는 갈등이다. 갈등은 다름에서 비롯된다. 칡과 등나무 중 누가 더 낫고 못하고가 아니다. 둘이 감는 방향이 반대일 뿐이다.
그렇게 보면 서로 생각이 다르기 마련인 사람들 간에 갈등이 벌어지는 것은 당연지사일 터이다. 하지만 갈등을 방치하면 관계가 파괴된다.
친구 간에는 사이가 틀어지면 만나지 않으면 그만일 수 있지만 직장 동료들 간의 관계는 그렇지 않다. 내가 ‘극혐’하는 사람과도 일해야 하고 나를 싫어하는 사람과도 함께해야 한다.
“♬ 학교 가기 싫은 사람/공부하기 싫은 사람/모여라 모여라/회사 가기 싫은 사람/모여라 모여라♬” 필자의 학창 시절 유행했던 <모여라>라는 제목의 노래다. 공부에 지친 아이들이 학교에 가기 싫어하듯 직장인도 회사에 가기 싫을 때가 있다.
그런데 직장인이 아침에 눈을 떠서 출근하기 싫다는 생각이 든다면 십중팔구 ‘일’이 아닌 ‘사람’ 탓이다. 회사를 다니면서 가장 힘든 것은 뭐니 뭐니 해도 사람 관계다. 가장 큰 스트레스도 가장 풀기 힘든 난제도 결국은 부대끼며 사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생겨난다.
일이야 시간은 좀 걸리더라도 열심히 하다 보면 대부분 답을 찾을 수 있다. 그런데 사람과의 관계는 아무리 노력해도 좀처럼 명쾌하게 해결되지 않는다. 인간관계에서 비롯되는 불편함이 직장인들을 기운 빠지고 지치게 만드는 이유다.
하지만 회사는 일을 하기 위해 모인 곳이다. 아무리 생각이 다르고 마음이 맞지 않더라도 회사라는 한 울타리 안에서 어떻게든 서로 힘을 모아 성과를 내야 한다. 요즘처럼 세상이 복잡해지고 전문화될수록 회사 안에서의 인간관계가 더 중요해진다.
어떤 문제도 혼자서는 해결하기 어렵고 여럿의 지식과 경험을 모아야 해법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당연히 주변 사람들과 ‘깐부’ 맺을수록 성과도 직장생활의 만족도도 ‘쑥’ 올라가기 마련이다.
특히 자기소개서 평가위원들은 “요즘 젊은 세대는 인간관계에 어려움을 겪거나 소홀하게 생각한다”며 못 미더워하는 경향이 있다. 취업준비생들에게는 서운하게 들리겠지만 “라테(나 때)는 말이야~”를 입에 달고 사는 기성세대들의 소위 ‘꼰대 기질’ 탓만은 아니다.
인류가 출현한 이래 세대 차이는 늘 존재했다. 아무리 시대가 바뀌어도 전통처럼 이어져 내려온 오래된 딜레마다.
“요즘 젊은이들은 버릇이 없다” 기원전 1700년경에 쓰였다고 알려진 인류 최초의 문명으로 꼽히는 수메르 점토판 속 문장이다.
그런데 수메르인들만이 아니었다. 그리스의 철학자 소크라테스나 고대 로마시대를 대표하는 지성 키케로도 젊은 세대에 대해 한탄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고대 그리스·로마 사상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인물들의 말이니 세대 갈등, 아니 젊은 세대에 대한 기성세대의 부정적인 인식은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얘기다.
그로부터 수천 년이 지난 지금도 기업에서 일하는 기성세대들은 여전히 새로 입사하는 젊은 세대에 대한 괜한 노파심이 있다.
특히 대부분 조직 중심적 사고를 가진 기성세대는 젊은 세대의 특징으로 꼽히는 ‘개인주의적 성향’`탓에 혹 기존 직원들과 마찰을 빚지 않을까를 걱정한다. 기성세대 입장에서는 삶의 방식도 너무 다르고 젊은 세대의 가치관도 이해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예컨대, 기성세대는 “가족 같은 회사”를 당연한 상식처럼 여기고 살았지만 일과 사생활의 경계가 분명한 젊은 세대는 “가족 같지 않은 회사”가 더 낫다며 ‘조직 우선주의’에 거침없이 어퍼컷을 날린다.
그들에게는 술을 매개로 맺는 끈끈한 관계를 중시하는 기성세대가 직장생활의 감초이자 활력소처럼 여겼던 회식도 그저 업무의 연장이자 퇴근 후 소중한 자유시간을 빼앗는 구닥다리 관행일 뿐이다. 실제 “가족 같은 회사 아님, 회식 없음!”이라는 한 회사의 채용 공고가 젊은 세대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아니 요즘 구인 광고에 ‘가족 같은 분위기’라는 소개 문구를 올리다가는 구직자들 사이에서 조롱의 대상이 되기 십상이다.
이렇게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 간에는 엄청난 생각의 간극이 존재한다. 그러다 보니 최근 기업에서는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의 갈등이 빈번하게 발생해서 세대를 넘어선 소통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그렇다면 기성세대인 자기소개서 평가위원이나 면접관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자. 지원자의 어떤 경험이 눈에 잘 띌까?
또 가수 이승철의 노래 <아마추어>에는 이런 가사가 있다. “♬ 아직 모르는 게 많아/내 세울 것 없는 실수투성이♬” 노래 가사처럼 어쩔 수 없이 신입사원은 모르는 것투성이다. 신입사원은 완성된 존재가 아니라 앞으로 성장해나갈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업은 현재의 역량보다는 입사 후의 성장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어 지원자를 평가한다. 그리고 신입사원의 성장은 배움과 협업을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에 소통능력이나 대인관계 역량이 가장 중요하다.
따라서 지원자가 자기소개서에서 들려주는 갈등 해결 및 협업 경험은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입사 후에 사람들과 금세 잘 어우러지고 혹 빚어질 수 있는 갈등이나 마찰도 원만하게 해결할 것이라는 기대감이나 일종의 안도감을 들게 한다.
그만큼 서류(전형) 합격의 가능성은 높아진다. 자기소개서를 작성할 때 선택지가 있다면 잘 소통하고 협업을 이뤄내는 지원자임을 보여주는 경험에 초점을 맞추기를 권하는 이유다.
아래의 자기소개서들이 좋은 사례다.
예시:“협업은 소통에서 시작된다!”(은행 합격자)
Q: 자신의 생각이나 의견을 상대방에게 성공적으로 설득한 경험을 기술하시오.
“2018년 3월, ‘교내 프린트 서비스 개선’이라는 주제로 서비스 공학 수업의 프로젝트를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프로젝트의 목적은 교내 프린트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인 학생들의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프로젝트 초기에 분석기법 선정 및 적용에 대해 팀원들 간에 상당한 의견 차이가 발생했습니다. 팀장을 맡고 있던 저에게는 여간 큰 고민거리가 아니었습니다.
관련 지식에 대한 갈증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책과 인터넷 자료 등을 열심히 찾아보았지만 생소한 분석기법의 개념을 이해하고 적용하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결코 혼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님을 깨닫고 팀원들에게 매주 2회 번갈아 가며 자신이 조사한 내용을 발표하는 형식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할 것을 제안하였습니다.
또한 불가피한 이유로 참가하지 못한 팀원들을 위해 프로젝트 진행상황에 대해 확인할 수 있도록 발표 내용을 정리해 단체 채팅 방에 올렸습니다.
이렇게 모두의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진행방식을 바꾸면서 팀 분위기는 긍정적으로 변화했고, 각자 주어진 역할에 보다 충실히 임하는 커다란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결국 분석기법의 개념과 적용방법에 대해 팀 전체가 공유하는 일관된 틀이 생겼고, 이를 토대로 팀원 각자의 의견을 모아 기존의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는 새로운 서비스를 제안할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혔던 대기시간을 3분 단축하고, 고객이 늘어나면서 20%나 수익이 증가하는 성공적인 결과를 만들어 냈습니다.
그리고 저희 팀은 최종 발표에서 1위를 차지했습니다”
예시: “좌충우돌, 근로장학생”
Q: 다른 사람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협력해서 어떤 일을 해결하거나 극복한 경험을 기술하시오(본인의 역할과 행동을 최대한 구체적으로 표현)
“단과대학 행정실 근로장학생으로 근무한 적이 있습니다. 행정실은 이름 그대로 행정업무와 학생들의 민원을 담당하는 곳입니다.
그런데 행정업무가 워낙 바쁘다 보니 학생들의 민원처리는 미뤄지기 일쑤였습니다. 당연히 학생들의 불만의 목소리는 높아졌고, 행정실 직원들과의 갈등은 커져만 갔습니다.
안타까운 마음에 제가 민원업무를 담당하겠다고 손을 들었습니다. 행정실 직원들은 굳이 힘든 업무를 자청하는 저를 의아한 눈초리로 쳐다보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기왕이면 하는 일에서 보람을 찾고 싶었고, 행정실과 학생들의 입장을 원만하게 조율할 자신도 있었습니다.
행정실 선생님도 저의 생각을 들어보시고는 흔쾌히 허락해 주셨습니다. 우선 자리를 문 앞으로 옮겨서 제가 학생들을 가장 먼저 맞이했고, 들려주는 민원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또 해결이 가능해 보이는 민원은 최대한 빨리 처리해주기 위해 학교 이곳저곳을 찾아다니면서 분주히 움직였습니다. 덕분에 ‘좌충우돌, 근로장학생’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였습니다.
비록 행정적인 절차가 뒷받침되어야 하는 민원의 처리는 예전과 비슷한 시간이 걸렸지만 행정실 직원들이 놀랄 정도로 학생들의 불만이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같은 학생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들어주고 진심으로 공감해주려는 마음이 전달된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행정실 직원들로부터도 예전에는 행정업무와 민원의 중복으로 힘겨웠는데, 제 덕분에 업무부담을 한결 덜었다는 감사의 말씀을 많이 들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무어라 이름 붙일 수 없는 뿌듯함을 느꼈습니다. 작은 배려와 노력을 통해 주변 사람들의 불편을 해소해준 보람찬 경험이었습니다”
* 예시: “역지사지의 마인드와 작은 양보로 다져진 팀웍”
Q: 단체 활동을 하며 겪었던 갈등과 이를 극복한 경험을 기술하시오.
“학창 시절, 휴학을 하고 수학과 학생들 5명과 함께 스터디를 만들어 ‘보험계리사’ 준비를 한 적이 있습니다. 교육학을 전공한 제게 수학과 학생들과의 스터디는 여러모로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개강을 하고나서부터 난감한 상황을 맞이했습니다. 방학기간 중에는 저희 집 근처에 모여서 스터디를 했었는데, 개강을 했으니 장소를 학교 근처로 옮기자는 제안이 나온 것입니다.
당시 아르바이트로 집 근처에서 과외를 했던 제 입장에서는 이동거리가 2배로 늘어나서 시간에 쫓겨야 했기 때문에 선뜻 받아들이기 어려운 제안이었습니다.
하지만 누군가가 양보하고 희생을 감수하지 않으면 해결이 되지 않을 문제였습니다. 잠시 고민하다 ‘역지사지(易地思之)’라는 말을 떠올렸고, 저보다는 학교 공부와 계리사 준비를 병행하는 친구들이 더 힘든 상황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조금 양보하면 친구들이 훨씬 피곤을 덜 수 있었기에 장소를 바꾸는데 흔쾌히 동의했습니다. 스터디 장소로 가는데 거리도 시간도 2배로 늘겠지만, 대신 늘어난 자투리 시간을 공부에 활용하자고 마음먹었습니다.
이후 팀웍이 훨씬 좋아졌습니다. 비록 작은 양보와 희생이었지만 친구들은 흔쾌히 자신들의 입장을 배려해준 저에게 고마워했고, 더욱 서로를 챙겨주는 협동적인 분위기의 스터디가 될 수 있었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나 한 발짝 양보한다는 생각으로 바라보면 갈등은 줄이고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는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경험 관련 질문들은 제한된 분량 내에서 일련의 경험들을 압축적이면서도 핵심 위주로 정리하는 것이 관건이다. 기업·직무분석 결과를 토대로 선택한 경험들을 각각의 항목에 어떻게 녹여낼지 구체적으로 정해야 한다.
특히 경험과 관련된 모든 정보를 나열하는 게 아니라 핵심적인 정보를 추려서 분명하고 일관된 메시지를 만들어야 한다.
각각의 질문이 제시 또는 요구하는 역량이 내용에 직접적이고 명확하게 드러나야 한다는 애기다. 그렇다고 앞의 질문 항목에서 언급한 경험이 반복되는, 소위 ‘경험 돌려쓰기’는 정말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가급적 삼가야 한다.
앞에서 나온 경험을 다시 이야기하면 읽는 사람은 자연스레 성의가 없거나 준비가 부족한 지원자라는 인상을 받기 때문이다.
그래서 학창 시절에 최대한 다양한 경험을 해보는 게 좋다. 얼마 전 한 강연 프로그램에서 미래를 대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경험 상자’를 최대한 많이 만드는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
필요할 때 언제든 꺼내 쓸 수 있는 경험 상자가 미래에 가장 확실한 자산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였다.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취업이라는 미래를 준비하는 여러분도 그렇다. 경험의 폭이 넓을수록 취업에서도 선택지가 다양해진다. 훗날 자기소개서나 면접을 준비할 때 취사선택(取捨選擇) 즉, '적합한 인재'임을 부각할 수 있도록 경험 중에서 쓸 것은 쓰고 버릴 것은 과감하게 버리는 ‘여유’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