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유명 호텔 체인의 객실을 빌려 아트페어를 진행하는 곳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용산 노보텔과 신라호텔에서 진행한 'UNKNOWN VIBES'나 여의도 페어몬트 호텔에서 진행한 '제 14회 뱅크 아트페어' 등이 있다. 이외에도 신라호텔, 인티컨티넨탈 코엑스 등에서도 아트페어가 진행되었다.
국내에선 코로나를 기점으로 집에 체류시간 증대로 인해 집을 꾸미는 사람이 늘어났다. 그리고 NFT와 같은 신기술의 등장과 TESSA와 같이 미술의 소유권 일부를 거래하여 투자 형태로도 미술에 대한 관심이 증폭된 시기였다.
코로나가 지난 지금, 다시 미술품에 대한 관심이 조명되고 있다. 코로나 시기로 늘어난 미술품은 코엑스와 같은 큰 규모의 박람회나 미술관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갑작스러운 조명으로 수십만원의 미술품부터 수억원하는 미술품까지 모두 쏟아져 나왔다. 일반인들은 감히 엄두도 낼 수 없는 그림들을 마주하며 그림에 긍정적인 감상과 부담되는 가격이 교차했을 것이다.
호텔 아트페어는 미국에서 시작되었다. 시초는 1994년 뉴욕 그래머시 호텔에서 그래머시 국제 아트페어로 알려져 있다. 일반적인 대규모의 박람회에 참가하기 위해선 큰 금액의 참가비를 내야하는데 이에 부담을 느낀 아티스트들이 별도의 장소에서 자신의 작품을 선보이기 위해 시작되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호텔의 객실을 빌려 아트페어를 진행한 사례는 대만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대만은 우리나라보다도 먼저 호텔에서 아트페어를 시작했다.
호텔 속 아트페어의 장점은 일상적인 분위기에서 그림과 내 공간 속의 연출과 조화에 대해 가늠하기 용이하다는 것이다. 특히 대만의 미술품은 투자의 대상이나 자산으로서의 가치보단 인테리어 소품으로써 소비되고 있다.
국내에선 새로운 경험소비로도 이어진다. 넓고 층고가 높은 박람회장이 아닌 호텔 복도를 돌아다니며 규모가 다른 객실을 오가는 경험이나 각 방의 크기에 따라 수용인원이 달라 공개적이면서도 프라이빗한 경험을 느낄 수도 있다. 관람객은 다양한 미술품을 보다 프라이빗하게 즐기면서 호텔 입장에선 오프라인 접점을 형성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인 것이다. 또 그림을 벽에 설치하는 것 외에도 침대, 의자, 탁자, 욕조와 세면대 등 다양하게 연출이 가능해진 것도 일반 박람회와 큰 차이를 갖고 있다.
이전에 방문한 '2023 GIAF 더 그랜드 아트페어'에선 故김수미 배우님이 쇼파에 앉아 작가님과 대화를 나누는 장면을 목격하기도 했다. 그만큼 작가들이 전면에 나서 작가의 작품 해설을 듣고 작품에 깊게 이해할 수 있는 기회인 셈이다. 일반 박람회에선 큐레이터가 그림에 대해 설명해주는 경우는 있어도 작가가 직접 설명해주는 일은 드문 만큼 미술전시와 박람회 그 사이에 위치한 형태로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