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몬세대(Z세대)를 이해하는 방법
제가 가장 최근에 정주행한 작품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디지몬 어드벤처'입니다.
향수라기엔 많은 감정들이 퇴색되었기에 다시 찾아본 이유는 서사가 마음에 들었기 때문입니다. '디지몬 어드벤처'는 디지몬이라는 파트너와 인간 아이가 만나 디지털월드라는 이세계와 현실을 구하는 일대기를 담고 있습니다. 용기, 우정, 사랑 등 각 인물을 대표하는 감정이 각 인물을 성장시키고 이야기 전개를 돕는 극적 장치로 활용됩니다. 그러나 '디지몬어드벤처'에서 주인공이 위험에 맞서 나아갈 수 있게 한 감정은 '믿음'입니다.
디지털월드를 구할 수 있다는 믿음, 현실세계를 구할 수 있다는 믿음, 동료와 자신에 대한 믿음이 승리의 열쇠인 것입니다. 사실 2000년대 초에 방영된 애니메이션이지만 해당 에니메이션이 방영이 종료되고 믿음에 대한 연결이 부족해지고 있습니다. 90년대생이 주를 이루는 디지몬 세대는 비극적 사건의 중심이자 자신의 친구를 잃는 비극적 사건을 맞이한 바 있습니다.
첫 번째는 세월호입니다. 암초와의 충돌과 선장의 부적절한 지시로 많은 학생들과 유가족이 피해를 봤습니다. 살길 바라는 믿음, 구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생중계를 보며 눈물을 흘린 적이 있습니다. 당시 미성년자와 막 성인이 된 디지몬 세대들에겐 어른들에 대한 믿음이 반감되는 사건이었을 것입니다. 물론 비선실세에 대한 문제가 불씨를 키워 대통령이 탄핵되는 초유의 사태로 이어졌지만 당시 부적절한 대처에 많은 비판을 받았습니다.
두 번째는 COVID-19입니다. 대체로 대학생이자 사회초년생인 디지몬 세대는 코로나로 인해 비대면 시대를 맞이하게 됩니다. 이로 인해 서로간의 배려와 믿음 대신 개인화가 뚜렷해졌습니다. 이에 노키즈존의 등장, 자본에 대한 맹신을 키우게 되었습니다. 이전까지 자본에 대한 맹신은 크게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2018년 즈음에 비트코인이 미디어에서 주목받고, 주식 붐이 일어나는 등 열심히 돈을 벌어 자본을 늘리는 것이 아닌 투자로 인한 자본 증식에 초점이 맞춰지게 됩니다.
마지막은 이태원 사건입니다. 할로윈에 모인 젊은이들이 이태원역 인근에 밀집하면서 벌어진 참사입니다. 불법 증축이 문제로 거론되었으며, 당시 용산경찰서장의 부적절한 대처는 많은 이의 공분을 샀으며, 용산 경찰서장은 당시 부실대응으로 인해 유죄선고를 받은 바 있습니다.
어두운 앞날을 갑작스럽게 맞이하고 죽음으로 이어지는 사건들에 국민이 납득하기 어려운 수준의 대응으로 신뢰를 잃는다는 것은 미래에도 이와 같은 역사를 반복하겠다는 의지로 비춰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미 닥친 위기상황에 최선을 다해 책임을 다하는 것과 그렇게 비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진심으로 사과하는 것이 미래에 대한 약속이 될 것입니다.
추가로 뉴진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혜성처럼 등장해 많은 관심을 받은 걸그룹 뉴진스는 현재 난처한 상황을 겪고 있습니다. 세대를 넘어 인종까지 아우르며 많은 사랑을 받는 그들은 다른 아이돌과 비교해 주목받는 것이 있습니다. 하입보이(Hype Boy)를 통해 청순함과 하이틴이 결합한 이미지를 보여주며 디토(Ditto)를 통해 신드롬을 일으킨 뉴진스는 1020을 넘어 향수가 남아있는 3050세대까지 팬층을 확장했습니다. 그리고 최근 필리핀계 호주 국적의 K-pop아이돌인 하니가 부른 <푸른 산호초>는 국적과 인종을 아우르는 시도였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이러한 뉴진스에게도 공과 사를 가리지 않고 해맑은 모습으로 성장하길 바라는 팬들의 마음과 달리 혹독한 시련이 있었습니다. 하이브와 어도어의 민희진 전 대표와의 공방은 아직 막을 내리지 않았습니다. 민희진 전 대표 역시 쉬어가는 단계일 뿐 끝난 것이 아니라는 의견을 밝힌 바 있습니다. 이에 뉴진스의 승승장구하던 행보는 주춤하고 있으며, 개인도 피해를 받고 있습니다. 또한 멤버인 하니는 지난 2024년 10월 15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직장내 괴롭힘에 관한 참고인으로 출석한 바 있다.
'디지몬 어드벤처'의 주인공들도 실패로 시작합니다. 그리고 작은 위기를 극복해나가면서 더 큰 위기를 맞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도전하고 극복합니다. 그 배경에는 예언이라는 이전 세대의 극복 경험담이 믿음에 대한 힘을 실어줍니다. 현실에선 예언이 없더라도 힘을 합쳐 극복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어둠을 헤쳐나가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