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스트힙에 대해

by 박주현

이전에 로컬힙에 대해 소개해드린 적이 있습니다.

당시에도 지역을 뜻하는 로컬(Local)과 개성있다는 뜻을 가진 힙(Hip)의 합성어로 지역소멸에 대한 사회적 문제와 이러한 문제를 하나의 트렌드로 경험소비를 만든다는 내용을 전한다.

2024년에는 비주류였던 아날로그의 대명사, 책에 대한 관심이 다시 뜨거워졌다. 텍스트힙은 글자(Text)와 힙(Hip)의 합성어로 텍스트 기반의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이 개성적이고 멋있다는 인식으로 변한 것을 말한다. 2024년에는 서울의 야외 도서관을 비롯해 서울국제도서전,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과 같은 책을 중심으로 한 이슈들이 있었다. 이러한 이슈들이 텍스트 기반의 콘텐츠와 많은 접점을 만들어내며 적잖은 영향을 주었을 것이라 판단한다. 실제로 매출로 이어지기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좀 더 괜찮은 이유를 꼽아보고자 한다.


1. 자극에 대한 회피


책은 시간과의 싸움이다. 시간을 들여 사람이 읽어야 하는 콘텐츠이기에 경쟁상대는 SNS와 OTT플랫폼이다. 특히 SNS의 숏폼영상이 자극적인데다가 핵심만 요약해 빠르게 볼 수 있다보니 내가 정주행을 하지 않아도 얕은 지식으로 대화에 참여할 수도 있고 오래 숏폼 영상에 체류하게 된다. 서울대 김난도 교수의 저서 '트렌드코리아 2024'에선 자극적인 숏폼 영상을 통해 도파민을 추구하는 경향이 양극단으로 나뉜다고 한다. 더 자극적인 영상으로 이어지는 도파밍과 자극에 회의를 느껴 정적인 것을 추구하는 경향으로 양분하며 이 중 후자는 독서를 선택한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민음사에선 텍스트힙을 통해 일부 도서의 매출이 올랐다고 한다. 이러한 매출에는 있어 보이는 도서 구매도 있을 테지만 책을 바라보는 시선이 변하면서 책을 읽고 느끼는 감정을 공유하는 문화로 단순소비가 아닌 주체적인 선택을 통해 소비하는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또한 지인 중 문학동네 편집자 한 분에게 텍스트힙에 대해 여쭤보았더니 '빠르게 식을 트렌드'라는 답변을 들었던 만큼 보다 신중하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2. 공간


다른 얘기를 해보고자 한다. 20대는 놀기 위해 무엇을 하는가.

일반적으론 성수동의 팝업스토어나 익선동, 을지로, 연희동 등 맛집과 카페에서 수다를 떨면서 맛있는 음식과 함께 시간을 보낸다. 함께 한 시간을 만든다는 표현이 더 맞을지도 모르겠다.

즉 현실, 오프라인 공간에서 인기있거나 새로운 공간을 탐방하는 것을 즐기는 것이다. 작년에는 수원 스타필드의 별마당 도서관이 인기를 얻었다. 개장 이틀 만에 23만 명이 다녀갈 정도로 많은 관심을 받은 공간이다.

또한 SNS에선 '그래픽 만화카페'가 주목을 받았다. 운영시간이 오전 11시부터 23시까지 운영하며 '성인들을 위한 만화방'이라는 별명을 가진 공간이다. 다른 별명으론 "어른들만의 힙한 놀이터", "카페보다 예쁨주의" 등으로 불리고 있다. 만화책이 즐비한 일반적인 만화방 혹은 만화카페와 달리 감각적인 인테리어가 한 몫했다고 볼 수 있다. 도서관이나 만화방은 시간을 보내는 공간이자 공간을 향유하는 공간이다. 그만큼 공간에 대해서도 소비자는 선택의 기준이 될 수 있다.

아차산 숲속 도서관, 의정부 미술 도서관 등 심미적인 공간은 책을 읽는 데에 지대한 영향을 줄 뿐 아니라 공간 이용자로부터 최애 공간으로 SNS를 통해 입소문을 타게 된다.


Z세대의 공간수요도 다른 세대와 차이가 있다. 대학내일 20대 연구소에 따르면 바로 거주지의 질을 결정하는데 도서관이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이는 3위임에도 순위권에 들지도 못한 다른 세대와 확연한 차이인 것이다. 또한 평일에는 혼자 시간을 보내는 Z세대(약 60%)가 많아짐에 따라 독서에 대한 수요도 늘었을 것이라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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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인플루언서의 독서 파급력


뉴진스, BTS, 아이브 등 유명 아이돌 그룹이 뮤직비디오를 통해 책을 읽는 모습을 노출한다거나 SNS 혹은 영상을 통해 책에 대한 언급을 하는 것으로 해당 도서뿐 아니라 도서라는 전체 카테고리에 대한 관심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는 모방 소비일 가능성이 크다.

내가 좋아하는 연예인이 A라는 책을 읽는 것에 감명을 받아 공감대 형성을 위해 같은 책을 구매하여 읽는 것이다. 책과 별개로 스마트폰 케이스 브랜드 '케이스티파이'는 최초로 도산에 플래그십스토어를 열었다. 사실 케이스티파이만 해도 많은 아이돌 가수가 해당 브랜드 제품을 착용해 SNS에 업로드하면서 자연스레 홍보가 된 케이스다. 이처럼 한 연예인이 만드는 영향력은 1020세대에게 많은 변화를 가져다 준다.

이를 SNS에 업로드하면서 연예인과 공통분모가 있음을 과시하고 책은 읽은 후의 생각이나 감정까지 공유하려는 욕구가 있는 것이다.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은 아이돌 가수뿐만이 아니다. 바로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이다. 앞서 언급한 기사처럼 한강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국내 작가 최초 수상이라는 기념비적인 의미를 갖기에 그에 대한 주목이 뜨거웠다. 기존 팬층을 넘어 일반인들도 한강작가의 작품에 입문하는 계기를 만들어주었다.


지금까지 텍스트 힙이라는 현상에 대해 분석하는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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