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받아주셔서 감사합니다.

by Qunsi

어렸을 적 우리 집에는 도움 주시는 분들이 많이 찾아왔다.

구청에서도 오시고 보건소에서도 오셔서 쌀도 주고 약도 주곤 했다. 그때마다 나는 마주치기 싫어서 방에 숨곤 했다. 하지만 항상 그분들이 가실 때면 엄마는 나에게 인사해야지라고 했고"감사합니다."라고 했다. 그때 나는 어린 나이에 자존심이 상하기도 했지만 나도 언젠가 어른이 돼서 누군가를 도와줘야지라고 생각했다.


대학교 때 우연히 해외봉사에 나가 가정에 구호물품을 전달해 주게 되었다. 캄보디아 소녀가 물건을 받고 나에게 말을 했다. 한국말로, 감사합니다. 그때 문득 어렸을 때 내가 떠올랐다. 이 소녀도 어렸을 때 나처럼 많이 부끄럽기도 하고 자존심이 상하기도 하겠지. 그리고 나는 말이 안 통할지라도 정중히 90도로 인사를 하고 조용히 말했다


고마워하지 마세요, 저는 단지 지금 도움을 드리는 역할을 잠시 맡았을 뿐이에요. 미안해요, 절대로 기죽지 말고 꼭 반드시 행복하세요.


내가 캄보디아 소녀에게, 내가 어렸을 적 나에게 하는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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