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엄마베개

by Qunsi

주말에 아내가 볼일을 보러 집을 나가고 나면 시간이 지나 아이가 엄마를 찾는다. 엄마를 외치며 두리번거리고 방 이곳저곳 소파밑 침대밑도 꼼꼼히 살펴본다.

나는 이제 아이에게 최선을 다해 프레젠테이션을 해야 한다.

엄마가 잠깐 나간 거라고, 곧 돌아올 거라고, 손짓 발짓 최선을 다해 설명한다. 그러고 나면 항상 극적인 타협을 하는데 타협조건은 '엄마옷'. 아내가 항상 걸치던 옷을 아이에게 주면 아이는 얼굴을 파묻고 냄새를 맡는다. 그리고 옷을 몸에 칭칭 감고는 다시 자기 할 일(?)을 한다.

그걸 보고 있노라면, 살아있는 아빠가 바로 옆에 있는데

고작 엄마옷에 밀리다니 씁쓸한 생각도 들고 한편으로는 옷만으로도 아이가 진정되는 모성의 힘에 놀라운 생각도 든다.


나도 그랬던 때가 있었다. 어렸을 때 엄마랑 잠시 2년 정도 떨어져 있었는데 그때는 엄마가 쓰던 베개를 비고 잤다. 그러면 떨어져 있어도 같이 옆에서 자는 기분이 들고,

보고 싶은 마음도 가시고 마음이 편해졌다.

그때는 엄마가 쓰던 베개만 있어도 채워졌었는데

이제는 더이상 베개로는 채워지지 않는다.


다 커버린 어른에게 엄마베개는 무엇일까.

술? 커피? 돈?

다들 어렸을 적 개를 대체하기 위해 무언가를 열심히 하겠지만 결코 채워지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미 우리는 다 채워져있기 때문이다.

저마다 크기는 다르겠지만 갖고 는 주머니에 사랑이 채워져 어른이 된다. 이제는 가지고 있는 주머니에서

사랑을 꺼내 나누어 주어야한다.

어떤 사람은 크기가 크고 어떤 사람은 크기가 유난히 작더라도 상관없다.


그래야 또 그 사랑으로 누군가가 어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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