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지는 혼인율, 어른들만의 문제일까?
어렸을 때는 좋은 회사를 가서 높은 연봉을 받으면 결혼을 빨리 그리고 잘 할 수 있을 줄 알았습니다. 결혼정보 회사에서 매년 발표하는 결혼 등급 표를 참고할 정도였으니까요.
하지만 그건 착각이었어요.제 연봉의 절반도 못 버는 지인들도 저보다 빨리 결혼을 하더라고요. 그리고 그들이 자녀를 낳아 잘 기르는 걸 보니, 뭔가 잘못 생각했다는 걸 느꼈어요. 다시 말해, 결혼은 순번제도가 아니라는 거죠. 순번 제도였다면, 소위 말하는 ‘조건’이 좋은 사람이 더 결혼을 빨리, 잘했어야 합니다. 그렇지만 여러분의 주변을 둘러보세요. 정말 좋은 대학을 나오고, 좋은 회사, 높은 연봉이 결혼을 빨리 그리고 안정적으로 이뤄주나요? 제 주변 사람들을 보니, 이것들이 꼭 비례하지 않더라고요.
어쩌면 본인이 얼마를 벌던, 조건에 상관없이 서로 사랑하고 잘 맞는 사람을 찾으면 그게 결혼인 거 아닐까요?
사람들은 그래도 돈이 없으면 결혼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그게 정말 ‘할 수 없는 것’일까요?
저는 ‘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결혼 자체는 혼인신고만 하면 될 정도로 비용이 들지 않거든요. 그러면 사람들은 왜 결혼하려면 돈이 필요하고, 조건이 좋아야 한다고 말할까요? 그건 주변의 시선과 자신의 체면/욕심 때문인 거 같더라고요. 이건 반대로 사람들의 시선에 얽매이지 않고 욕심부리지 않는다면, 돈은 결혼하는 데에 문제가 되지 않는 것입니다. 그래서인지 저는 퇴사하고 대학원생이 될 때, 제 결혼 시기는 뒤로 밀릴 수 있어도 결혼을 못 하진 않겠구나 싶었어요. 제가 전업 대학원생을 하기로 결정했을 때, 저희 부모님을 포함해서 주변에서 몇몇 분들도 이렇게 말해주셨어요.
“이건 오히려 너의 배경이 아닌 너 자체를 좋아해 주는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기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