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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무 Jun 14. 2023

가족에게 퇴사를 말하는 3가지 방법

허락은 필요없지만, 걱정이 많으신 부모님들을 위하여

자녀의 퇴사를 반기는 부모님은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저는 이직을 많이 하다 보니 퇴사를 총 6번 했었는데, 부모님께서 걱정 없이 쌍수 들고 환영하신 적이 한 번도 도 없었습니다. 특히 첫 퇴사 때는 반대가 더 심하셨는데, “이런 것이 힘들다”라는 말에 “다들 그렇게 산다”라고 답하시던게 기억에 남습니다.


그런데, 남들이 다들 그렇게 산다고 해서 저까지 똑같이 살 필요는 없잖아요? 지금 생각해 보면 부모님께서는 ‘인생에 정답은 없다’고 하셨으면서도, 자식이 남들처럼 평범하게 살았으면 하는 바람이 커서 그리 말씀하셨던 거 같습니다. 제가 창업을 했을 때도 저희 부모님은 ‘왜 고생을 사서 하냐’며 반대하셨던 분들이세요. 그런데 제가 잘 풀려서 행복하면, 또 엄청 자랑스러워 하시더라구요. 그게 부모님들이 말하는 ‘부모 마음’인가 봅니다.


그래도 저는 부모님 말을 안 들어서 커리어를 성공적으로 쌓은 케이스라 어느 순간부터는 퇴사를 말씀드려도 “네가 알아서 잘 하겠지” 하십니다. 특히 저희 아버지는 한 회사에서 30년 근속 후에 은퇴하셨기에, ‘이직을 위한 퇴사’ 자체를 상당히 부정적으로 보셨었습니다. 그러나 이미 회사가 더 이상 정년을 보장해 주지 않는 세상이 왔습니다. 


‘조직과 회사에 충성만 하면, 회사가 내 가족들까지 책임져주던 시대가 끝났다’

‘이직할 곳에선 이런 일을 할 것이고 이것이 내 커리어에 어떤 도움을 줄 것이다.’

‘당장 연봉 인상률이 문제가 아니라 내가 이 일을 오래 하려면 이래야 한다’


부모님께 이런 식으로 설명드리니 그제야 걱정을 덜 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사실 저는 ‘일하면서 얻는 재미’도 상당히 중요했는데, 부모님 세대는 ‘자아실현’보다는 ‘먹고살기 급해서’ 직업/직장을 선택하셨다 보니 “재미가 없어요”, “그쪽에 흥미가 생겼어요”라고 말씀드리면 공감을 못하시더라구요. 그렇지만 저는 돈이라는 가치가 최우선이었던 적도 없고, 직업을 선택하거나 이직할 때도 돈을 좇아본 적 없습니다.


재밌게 하다 보면, 돈은 알아서 따라오던걸요..


제가 마지막 회사를 퇴사할 때는 육체적/체력적으로 상당히 지쳐있었는데, 저희 아버지는 이유를 물어보지도 않고 그냥 “알았다”라고만 하셨었습니다. 저는 아버지께서 별말 없으신 게 오히려 마음에 걸려서 나중에 여쭤보니,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너는 내 예상이 틀렸다는 걸 증명하면서 늘 그 이상으로 해냈다.”

“대기업 이직도 온전히 네 선택으로 이뤄낸 것이니, 퇴사도 네 선택이다.”

“아빠는 아직도 카카오가 현대중공업의 시가총액을 넘은 게 실감이 안 난다.”

“그러니, 나는 네 선택을 믿는다. 단지, 넌 네 선택이 가진 리스크를 감당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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