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커리어 버리고 30대에 석사과정, 제가 정말 행복할까요?
30대 미혼남인 내가 대기업인 대기업을 퇴사한지 만으로 1달이 지났다. 퇴사를 한 데에는 여러 이유들이 있었지만, 일단 현재는 전업 대학원생이다. 불과 올해 초에도 내 인생은 이렇게 무난히 대기업을 다니다가
좋은 사람을 만나 결혼한 뒤, 애를 키우는 평범하고 자상한 남편이자 가장이 되면 끝인 줄 알았다. 그것이 30여 년을 살아오며 세운 내 인생 최대의 목표였다.
5번의 이직과 1번의 창업을 하면서도 그것만 보고 달려왔다. 그러다가 생각보다 결혼이라는 것이 꼭 해야 할 ‘의무’ 같은 것이 아니란 것을 깨달았다. ‘10대 때는 열심히 공부해서 대학에 가고, 20대 때는 대학 졸업하고 좋은 기업을 가야지!”, “30대면 결혼 해야지”라는 이 기준이 유일한 정답은 아닐 것이다.
왜냐면, 열심히 노력해서 남들이 알아주는 기업에 입사했는데도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무엇보다 타인의 기준에 힘들게 맞추며 이뤄낸 결과가 결코 행복하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의 인생은 타인이 만든 기준에 맞추지 않기로 했다. 타인이 만든 기준을 배제하고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건 무엇일까 생각해 봤다.
그중 가장 큰 것은 퇴사를 고민할 정도의 배움에 대한 열망, 다시 말해 대학원이었다. 20대 때는 아버지가 대학원에 가고 싶으면 학비도 지원해 주신다고 하셨건만, 그때는 돈을 빨리벌고 싶어 취직을 했다. 대학교를 졸업하기 전에 100대 기업에 취직해, 26살에는 동아리 사람들과 창업을 했다. 그땐 결혼을 일찍 하고 싶어서 그랬다. 빨리 사회에 나와 돈을 벌어야 결혼자금을 빨리 모을 수 있으니까.
아무튼 이제 나는 30대가 되어 결혼자금으로 모았던 돈을 대학원 등록금으로 쓴다. 1년간 직장과 대학원을 병행하다가 더 이상 병행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지난달에 대한민국 굴지의 대기업 S그룹을 퇴사했다. 사람들은 묻는다. 30대에 대기업 퇴사하고 대학원 가면 어떻냐고. 행복하냐고?
퇴사한지 한 달 만에 답하긴 이른 것 같다. 남들이 만들어 준 행복의 기준도 새로 세워야 한다. 배우고 싶은 것에 대해 온전히 몰입하여 공부하는 건 기쁜 일이다. 그러나 동시에 다양한 고민과 걱정도 여전히 날 괴롭힌다.
그러므로 이 수기는 이런 나,
대기업을 퇴사한 30대 미혼남이자 석사 과정생의 방황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