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판이 없는 상황이 지속될 때
아득함이 갈래갈래 찢겨
사방팔방은 온데간데없는 방향
길이라곤 말속의 길과
걸어보지만 흩어지는 나
사그라진 건지 말린 건지
혀는 어느 천장에 밀착되어
한 장의 생각을 기다리던 밤
속에서 유를 창조해야 했던
유에서 유를 유지해야 했던
지난밤들이 못 미더워서
허벅다리를 벅벅, 그 밤에
손으로 붉게 비비고 긁으며
새기던 뜨거운 표지판
자란 것이 있다면
이내 지우는
침잠의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