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 없는 밤

표지판이 없는 상황이 지속될 때

by 김아현

아득함이 갈래갈래 찢겨

사방팔방은 온데간데없는 방향

길이라곤 말속의 길과

걸어보지만 흩어지는 나

사그라진 건지 말린 건지

혀는 어느 천장에 밀착되어

한 장의 생각을 기다리던 밤


속에서 유를 창조해야 했던

유에서 유를 유지해야 했던

지난밤들이 못 미더워서

허벅다리를 벅벅, 그 밤에

손으로 붉게 비비고 긁으며

새기던 뜨거운 표지판


자란 것이 있다면

이내 지우는

침잠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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