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정(校庭)의 바람 속에서

이제는 힘들지 않을 거야

by 김아현

모녀(母女)가 걸어온다

가랑이 사이를 물고 늘어지는 바람에

저항하듯 고개를 숙인 모녀가 걸어온다


을씨년스러운 교정에는 반겨주는 이 하나 없이

백로의 울음소리가 공중으로 스산하게 퍼지고

나무와 주차장과 건물 사이는 알 수 없는 바람길


흐르는 눈물을 부비적 부비적 닦고

주머니 속 언 주먹을 펼쳐 새봄을 쥐어보고

부르튼 입술 사이를 비집는 번민으로 가만가만 말하고

이제부터는 힘들지 않을 거야


아무 말 없이 살랑살랑 앞뒤로 흔들리던 요람

딸을 위함이었을까, 당신을 위함이었을까


흐린 이월의 겨울은 견디지 못하고

교정 속으로 희끗하게 바래져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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