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을수록 상처의 용량이 다시 바닥을 보이던 시절. 발걸음은 상처에도 불구하고 다시금 희망했다. 인간과 인간을 분간하기 어려웠다. 사랑의 레퍼토리는 눈물 젖은 신발을 다시 꾀어 신는 무지. 혀끝에 치미는 쓴 맛은 희망에 가리어진 두 눈. 다시 마음을 주지 않으리라. 짓씹으며 내면의 빗장을 걸어 잠구는 엔딩. 이제 단단한 어둠을 킬 시간. 보는 이 없는 어두운 방에는 뜨거운 것들이 얼어붙고. 쓸모없어진 꿈의 허물은 보잘 것 없이 쪼그라들고만다. 끝난 레퍼토리는 끝을 완성한 레퍼토리가 되었을까. 당신 덕분에 더 나은 사람이 되었다는 문구를 이내 든 것은 언제였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