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에 대한 회고

뭘 해도 되지 않는 나날과 함께하며

by 김아현

다 손을 놓는 나날

한 해가 시작하고

두 달 뒤 계약 만료

한 달 앓은 전신 통증

두 달 뒤 박사 포기

한 달을 납치한

어제의 십일 년

여남은 달은

대책 없이

용감해져 버린

사실은,

핑계가 절실한 나

여름과 겨울을 꼬아 만든

버스정류장에서

흐릿해진 세상이 신기해

노오란 모과가 달롱이는 나무를 보길

나의 세상이 비닐에 둘러싸여

비닐하우스에서

전과는 다른 속도로

아주 다른 속도로

익어, 익어가고 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