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갈 것을 걱정하는 멀쩡한 주인 곁에, 앙증맞은 노견은 이따금 크림색이 비치는 베란다 창을 향해 짖었다. 밤마다 저승이 몰려오는 꿈에 잠기기 싫어서 토끼잠으로 여생을 버티던 중이었다. 토끼잠은 하루가 다르게 그 겹이 더 얇아지고 있었다.
노견은 다시 짖었다. 할 수 있는 것은 육박해오는 붉은 어스름에 대항하는 것과, 여남은 힘으로 먹물을 끼얹은 세상을 밀어내는 것뿐이었다. 부르르 떨리는 개의 몸으로는 그 얇음을 견딜 도리가 없었다.
주인은 노견의 곁에서 연신 코를 골며 자고 있었다. 주인의 발치에 웅크린 노견은 밤과 저승을 점점 분간하기 어려웠고, 반쯤 뜬 눈 속에는 구름 같은 색이 서서히 차올랐다. 잠결에 뒤척인 주인 때문에 노견은 놀라, 마지막으로 짖었다.
상체를 일으킨 주인은 노견처럼 꿈과 생시 사이에서 자몽한 상태로 노견의 연분홍빛 뱃살을 쓰다듬었다. 자신의 곁에 개를 눕히고, 두터운 손으로 얼굴부터 꼬리 끝까지 두 번 매만지던 주인은 다시 코를 골았다.
캄캄한 침실은 등이 켜지기 전이었다. 노견은 십구 년 만에 하울링을 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처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