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나무가 질기게 습기를 머금고 지겹게 버티고 있는 것은 아직 해야할 말들이 너무나 많이 남았기 때문이다. 여남은 말들을 위해 말라버린 입 안에 마지막 침을 머금고 있는 거다.
일기 쓰려고 보니 이런 문장들이 메모장에. 생각해보니 아무리 자르고 당겨도 질기게도 습기를 머금어 부러지지 않는 나무들이 나오는 꿈을 꿨다. 지금 있는 곳이, 작년 호주 벌목하던 숲속 집을 떠올리게 하는 탓이다. 굵지도 않은 어린 나무들을 마구 당기고 돌리고 가위로 잘라도 결국 남은 몇줄기가 부러지지도 끊어지지도 않던, 꿈이었다. 자다 깨서 어둠 속에 급하게 아이패드에 메모를 했던게 생각났다. 그리고 다시 잠들며 잊어버렸던 꿈과 이야기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