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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P Sep 01. 2019

자기 통제력

돌아와~~~~

나의 기민함과 영리함을 사랑해. 그래서 나 자신에 대한 통제를 잃는 것을 참을 수가 없어. 내 생각의 깊이와 그 순환을 사랑해. 그래서 생각하는 나를 잃는 걸 상상도 할 수 없어. 한동안은 잠만 자더니, 오늘은 예측 불가한 곳에서 등장하는 이상한 집중력이 잠을 자지도 몸을 쉬지도 못하게 해. 몸살에 걸린 것처럼 온몸이 아리기 시작해. 이상한 집중 덕에 6시간이 넘도록 같은 자세로 책만 읽어서 그런 거겠지만.


스스로에 대한 통제를 잃어버리는 만큼 과거로 돌아가. 과거에 나를 위로하던 것들이 내가 의식하지도 못하는 새 튀어나와 나를 간지럽혀. 그때 그 위로가 필요한거야. 문득 떠오른 가사와 멜로디, 어느새 나는 십년 전으로 돌아갔어. 십년 전을 회상할 수 있는 나이가 됐다는게 낯설게 느껴져. 시공간이 일그러진 거야, 사실 나는 그때에 멈춰있는 거야.


엄마가 공항으로 데리러 오기로 했는데. 엄마를 보는 순간 완전히 무너지면서 모든 얘기를 다 하고싶어질 것 같아. 내가 쓴 글들을 보여주고 싶을것 같아. 차마 누군가에게 보여주지 못했던 것들도 다. 니콜라스처럼 엄마가 내 이런 비밀들을 등 뒤로 감싸줄것만 같아. 음, 현실은 전혀 아닐거야. 나는 아직 소설 속에 있으니까. 그저 혼자 비밀을 간직하고 아무런 문제 없길 내가 나를 되찾을 수 있길 내가 사랑하는 나로 돌아올 수 있길 나의 날카로운 총명함과 빛나는 스물다섯을 되돌려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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