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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P Sep 01. 2019

비밀글 뒤의 이야기

본문은 비밀

글을 시작할 마음이 들지 않아서 글을 시작할 마음이 들지 않는단 글로 시작한다. 한줄이라도 써놓고 보면 따라오는 문장들이 있을테고, 따라오는 문장에 따라오는 마음도 있겠지. 일상 기록으로서의 글을 쓰지 않은 지 한달이 다 되어간다. 아주 흥분하거나 우울해서 글로 이를 풀어내지 않을 때가 아니면 글을 시작도 하지 않고 못하는 요즘. 엊그제는 아주 흥분하면서도 우울해서 지하철에 앉자마자 글로 마음을 잇는게 아니라 넘치는 마음을 글로 빠르게 기록했다. 아주 넘치는 마음이어서 글이 콸콸 쏟아졌다. 한 줄도 지우지 않고 마구 적었다. 그리고 다섯번 읽었다. 아마 더 읽었다. 작년 이맘때 쓴 편지처럼. 내 감정에 동요되어 스스로 마구 증폭시켰다.

불안한 마음으로 지하철에서 잘못 내려 한참 걸었다. 술 마신 것처럼 모든게 빠르고 느리게 지나갔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지지와 조나단이 먹다 남은 테이블 위 음식들을 마구 먹었다. 지지는 새드 걸이라고 놀렸다. 나도 웃었다. 이 얘기를 하려던게 아닌데 따라오는 마음들은 이 얘기를 하고싶나보다. 어차피 친구들과의 재회와 활동의 열정 한나절이면 다 사라질 감정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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