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를 10년 다녀보니
희한하게
이 시간엔 날 갑자기 찾는 사람이 많더라
- 평일 저녁 6시
퇴근 시간이 한 시간 정도 남았는데
부장님이 갑자기 분주해 보입니다.
느낌이 오네요.
'내일까지 급하게 만들 문서가 생기셨구나.'
저 역시 분주해집니다.
어서 시야에서 사라져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본능적으로 생깁니다.
아.. 근데 이런..
눈이 마주쳐 버렸어요 ㅜㅜ
아직 아무 말도 서로 오가지 않았지만
저는 알 수 있습니다.
고민을 합니다.
솔직하게 이야기할까?
"매일 퇴근 시간 가까워 올 때마다 이러시는 이유가 뭡니까!'
마음속으로는 그 누구보다 터프가이처럼
이야기할 수 있는데 현실에서는 쉽지 않네요.
그럼 또 어제처럼 그냥 받아들여야 하는 것인가요?
근데 또 그러기엔 너무 억울하지 않습니까?
참 쉽지 않네요.
이 놈의 회사 생활.
부장님이 기분 나쁘지 않게
거절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은데 말이죠.
솔직히 거절당하고 난 뒤에
기분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변태겠죠.
부탁한 사람이 최소한의 기분만 나쁘게 만들어도 성공인 것 같아요.
상대방의 첫 번째 부탁은 내가 정말 할 수 없는 상황이 아니라면
들어주는 편이 좋은 것 같아요.
심지어 상사의 부탁이라면 말이죠.
그리고 또 두 번째 부탁이 온다면
첫 번째 부탁의 기억을 환기시키며 긍정형으로
질문하는 편이 좋은 것 같아요.
"부장님, 저 어제도 야근했는데 오늘도 해야겠죠?"
부정형으로 끝나는 문장은 아무래도
좋아하는 사람이 없으니까 말이죠.
"부장님, 저 어제도 야근했는데 오늘도 하지 않는 게 맞지 않나요?"
비슷한 문장이지만 느낌의 차이는 있습니다.
이를 더럽고 치사하다고 생각하면 내 기분만 나쁘잖아요.
센스라고 생각하자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