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YKJ 유가장 Mar 30. 2018

회사 동료에 대한 선입견

회사를 10년 다녀보니

긴 머리 긴치마를 입은
난 너를 상상하고 있었지만
- 첫인상


제가 신입사원이던 시절의
이야기입니다.


회사에 입사하니 여러 종류의
선배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만날 때마다 웃으면서 반겨주던 선배,
퇴근 후에 맥주를 한잔 시원하게 쏘는 선배,
풀기 힘든 문제가 생기면 생각나는 선배 등.


그중에 한 선배는 굉장히 시크했습니다.
말수도 많지 않았고
인사를 해도 시큰둥하게 반응했고요.
회식 자리에서도 그다지 
말도 많지 않았습니다.
한마디로 좀 재수가 없는 타입이었습니다.


어느 날, 제가 큰 실수를 하나 저질렀습니다.
제가 맡고 있던 클라이언트의
기자간담회가 코 앞인데
부킹 했던 호텔과 커뮤니케이션의 오류로 인해
예약이 취소됐습니다.
당장 행사는 해야 하는데 행사장은
없는 상황이 되어버린 거죠.


저는 너무나 다급해서
선배들에게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항상 웃으면서 반겨주던 선배에게
가장 먼저 부탁을 했는데
지금은 본인의 업무도 너무 많다고
미안하다고 하더군요.
회식 자리에서 저와 같이 
가장 많은 이야기를 나눈 선배는
업무를 할 때도 말로만 하더라고요.
위에 어떻게 보고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던 중에
회사 메신저가 울렸습니다.
지금 기분도 안 좋은데 시크한 선배가
메시지를 보냈더군요.


'내가 우연히 상황을 들었는데 해결됐니?'
지금 기분 상으로는 '고소하신가요?'라고
말하고 싶었으나 '해결 중입니다'라고
짧게 답했지요.
그런데 누군가의 전화번호를 전해주더군요.
동종업계 선배가 행사장을 예약했다가
얼마 전에 취소를 했다며 한번 연락을
해보라고 말이죠.


어떻게 됐냐고요?
시크 선배 덕분에 저는 더 좋은 장소에서
기자간담회를 성공적으로 마쳤습니다.

사람의 선입견이란 것이
참 무섭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저는 그 선배의 메시지를 
씹을 생각까지 했었는데
정말로 그랬다면 아찔한 순간이 펼쳐질 뻔했습니다.


지금 회사 동료 중에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이 있나요?
그렇다고 '저 사람이랑은 상종도 하지 말아야지'라고
너무 단정 짓지 말아보세요.
혹시 모르잖아요.
그 사람이 여러분이 내가 힘들 때,
의외로 가장 먼저 손을 내밀어 줄지.

매거진의 이전글 신입사원의 단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