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YKJ 유가장 Mar 15. 2018

회의

회사를 10년 다녀보니

열심히 하면 할수록
후회가 들어 
- 회의


시계를 보고 깜짝 놀랍니다.
분명 2시에 회의실에 들어왔는데
어느덧, 5시가 된 거예요.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2시에 했던 이야기를 우리 부장님은
5시에도 똑같이 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3시간을 거쳐 다시 원점으로 이야기가 돌아왔네요.
그런데 마치 처음 하는 이야기처럼
부장님은 표정 하나 바뀌지 않고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이제 회의가 마무리되는가 싶더니
"좀 일찍 저녁 먹고 와서 마저 이야기 하지."


언제부터 우리나라 4, 50대 남성들이
이렇게 이야기를 좋아했나요?
아니, 이야기는 집에 가서 가족들이랑 하거나
그렇게 이야기를 좋아하면
친구들과 카톡 단톡 방을 만들거나...
정말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젠장.
회의록은 또 나보고 쓰라네요.
제가 회사원으로 입사를 한 건지
서기로 입사를 한 건지 모르겠습니다.
초등학교 때 보다 더 받아쓰기를 자주 하는
제 자신을 보며
한메타자연습을 하는 편이 더 낫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회사를 다니다 보면 참 허무한 순간이 많습니다.
회의의 결론이 '내일 다시 이야기 하지.'가
너무 많아요.
하루 종일 했는데 말입니다.
그렇다고 내일 회의에서 결론이 나는 것도 아니잖아요.


오늘은 많이 허무하지만
회의록의 결론은 '회의를 다시 합시다'이지만
내일 회의도 똑같은 결론이 날 가능성이 높지만
나 자신에게는 허무한 하루가 되지 않도록 해요.
오늘 하루 받아쓰기하느라 
정말 수고한 나에게 소홀히 대한다면
이거야 말로 허무한 일입니다.


오늘 회의 시간에 상사를 대했던 것처럼
퇴근 후에는 나 자신을 대해주자고요.

매거진의 이전글 반려된 결재 문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