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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비니야 May 31. 2022

책 <나를 만든 건 내가 사랑한 단어였다> 출간

소설가가 꿈이었던 제가 어쩌다 보니 에세이를 세권이나 쓰게 됐습니다. 아직은 체화하거나 느낀 것을 토대로 글을 쓰는 것에 익숙한 걸 보면 사용하기 편한 글감이 자신이라는 생각에 변함은 없는 것 같습니다.'나'를 소재로 글을 쓸 땐 문장을 수정하거나 다듬는 경우는 있어도 글의 맥락이나 전개가 막힐 때는 없습니다. 그런 면에서 전 소설보다 에세이를 쓰는데 재능이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유감스럽게도 사람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을 확률보다 원치 않는 것을 떠안게 되어 울상을 지을 일이 더 많습니다. 소설을 쓰고 싶었던 제가 자신의 이야기를 글을 쓰게 될 줄은 예상하지 못했던 것처럼요.  기대와 다른 향방으로 나아가는 경우는 이외에도 많겠지요.

 계속해서 저 자신을 통해 이야기를 길어내는 일이 새삼 신기하고 기묘하게 느껴집니다. 누군가는 개인사를 이야기하는 것이 꺼려진다고 말하지만, 전 글쓰기를 통해 내면의 수치나 부끄러움이 해소되는 기분을 느낍니다. 완벽한 해방감이랄까요, 가까운 친구나 가족, 애인이 채워줄 수 없는 것을 글쓰기가 채워줄 때가 있습니다.


이번 책은 브런치에서 <나를 만든  내가 사랑한 단어였다>라는 제목으로 연재한 글을 모아 만들었습니다. 그간 든 글들은 브런치에서 연재한 덕분에 책으로 탄생할 기회를 얻을  있었습니다.


글쓰기란 상처나 괴로움을 덧나지 않도록 고름을 짜내고 치유하는 과정입니다.  자신을 살리는 일이기도 하지만 비슷한 고민을 가진 이들의 아픔을 완화해주는 효과도 있습니다.

 전 글 속에서 수월하지 않더라도 계속해나갈 수 있는 힘이나 의지 같은 것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절망하거나 괴로워하며 속절없이 흘린 눈물만큼이나 쓰고 싶은 것들과 써야 할 것과 해야 할 말들을 자주 생각하며 시간을 보낸 건 그 이유 때문입니다. 그런 걸 보면 전 어떤 방식으로든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것에 행복을 느끼는 사람인 듯합니다. 현재는 그 주제가 ‘자신’에게 머물러 있지만요.


      


전 무언가를 쓰지 않을 때에도-차를 마시거나 지하철을 타고 목적지로 향하거나 길을 걸을 때조차-여러 말이 속삭이는 음성처럼 들리거나 떠올랐습니다. 그 말은 문장보다는 짧은 단어나 말마디가 대부분이었습니다. 그것들은 때마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화두나 관심사,고민과 관련이 있는 것들이었습니다.

 단어에 대한 글을 쓰게 된 건 제 자신이 몬드리안의 작품처럼 크고 작은 조각들로 이루어져 있다는 기분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각 조각에는 자주 떠올리는 말들이 새겨져 있었는데, 그 조각을 보며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알 수 있었습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좋아하고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지에 대한 내용을 설명하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단어를 정리한 뒤에 깨달았습니다. 내면에 있는 단어를 조합하면 쉽고 빠르게 나를 알 수 있고 누군가에게 소개할 수 있게 됩니다.

      

다양한 단어들 속에서 나를 잡아줄 수 있는 말을 하나쯤  품을 수 있어야 합니다. 지하철 북적이는 인파 사이에서,맹렬한 경쟁과 무기력 속에서, 부대끼는 자신을 다독이고 회복할 수 있는 마음의 복원력을 높이기 위한 일종의 장치가 필요한 거죠.

 상처받더라도  털고 일어날 수 있는 회복력을 가져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외부의 충격을 반발하고 마음을 빠르게 복원할 수 있는 고착성이 있어야 합니다. 이 책에 담긴 단어는 마음의 회복력을 높여주는 요소입니다.

 제가 경험한 단어들에 대해 누군가 공감하거나 자신의 이야기를 덧붙여 주면 좋겠습니다. 여러 단어들이 덧붙여져 ‘나’의 단어장이 ‘우리’의 단어장으로 확장되기를 바랍니다.

 이번 책도 관심을 갖고 읽어주실 분들에게 미리 감사를 전합니다. 저의 사적인 생각에 공감하거나 응원해주는 독자 분들의 후기는 제가 글을 쓰는 힘이 됩니다.    

   

2022년 6월,전 에세이가 아닌 또 다른 이야기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완성될지,어떤 결말을 맺을지 모르겠지만 내면에 있는 조각들을 짜 맞춰 구성하고 만들 계획입니다. 앞으로 나오게 될 새로운 이야기는 ‘소설’의 형식을 띨 것입니다.

아끼는 저의 단어들이 많은 분들에게 영감을 주기를 소망하며  글을 끝마치겠습니다. 출간 소식과 함께 쓰게 될 작품에 대한 계획을 이야기하다 보니 두서없이 말씀드렸네요. 그렇지만 저의 영역에서 쓰는 글엔 마음껏 자유를 부여해도 될 테니 이대로 마무리하겠습니다.

책이란 읽고 사유하여 새로운 질문을 만드는 독자분들 덕에 생명력을 얻습니다. 아무도 읽지 않고 찾지 않는다면 실효성 없는 종이 뭉치에 불과하겠죠.  찾아 읽어주시고 자신만의 단어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여러분의 이야기를 기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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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나를 만든 건 내가 사랑한 단어였다>는 교보문고, yes24, 알라딘 등에서 구매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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