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의 연재가 뜸했는데, 그간 잘 지내셨나요?
저는 두 번째 책의 출간을 위해 원고를 다듬고, 그림을 그리며 출간 작업에 집중하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2021년은 다른 때보다 더 빨리 지나간 것 같습니다. 무언가 집중할 대상이 있으면 시간과 계절은 따분할 새 없이 빠르게 흘러갑니다. 마치 버스 차창으로 스쳐가는 풍경처럼 의식하지 못한 사이 2021년이라는 한 해는 저를 순식간에 스친 느낌입니다.
올 한 해도 저에게 소중했던 공간으로 브런치를 꼽을 수 있겠네요. 브런치에서 글쓰기의 근력을 단련할 수 있었고, 제가 만든 동굴에서 겪은 고민을 글로 담아내며 치유할 수 있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꿈과 현실 사이의 마음 균형을 잡는 과정을 담았던 게 첫 출간작 <나는 나에게 좋은 사람이고 싶어>입니다.
이 책에 대해서는 여러 평가가 있습니다. 자존감 에세이라는 꼬리표와 달리 긍정적이지 않다는, 또는 예술병에 걸린 유리 멘탈 20대의 두서없는 일기라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누군가는 글을 읽으며 왜 이런 고민을 갖고 살아가는 건가 싶어 실망하신 분도 있을 거고 비슷한 고민에 공감한 분도 있을 겁니다. 그 모든 후기는 제가 갖고 있는 여러 일면에 대한 관심일 테니 어떠한 의견이든 부정하지 않겠습니다. 첫 책에 대한 반응과 평가는 책에 대한 평가이기 이전에 저라는 사람에 대한 평가이기도 합니다. 에세이라는 장르의 특성상 삶을 드러낼 수밖에 없기에 책에 담긴 글이 있는 그대로의 저인 것입니다. 좀 더 그럴듯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면 저는 에세이가 아니라 소설을 썼겠지요. 물론 다음번에는 꽤 근사한 이야기로 찾아뵐 생각도 있습니다. 아직은 계획이지만요.
이번 두 번째 책에 대한 소식을 전하려고 했는데 서론이 길어졌네요. 출간된 책의 제목은 <인생은 애매해도 빵은 맛있으니까>입니다. 빵을 좋아하는 제가 다녀본 훌륭한 빵집에 대한 소개와 빵에 대한 사유 등이 담겨 있어서 이전보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을 것입니다.
제가 어떠한 목적 없이 순수하게 좋아하는 영역은 많지 않습니다. 그중 단연 큰 관심사는 '빵'입니다. 맛있는 빵과 다정한 공간을 찾아다니는 건 저에게 중요한 루틴입니다. 맛있게 구워진 빵과 향긋한 차를 함께 곁들여 먹는 일은 지루할 틈 없이 매일 하고 싶은 즐거운 놀이입니다. 그에 대한 이야기를 처음으로 브런치에 연재했을 때의 제목은 출간된 책의 제목과는 달랐습니다.
처음 가제는 <빵을 먹어요, 위로가 필요할 땐>이었습니다. 이때 썼던 내용들을 출판사에 투고하였고, 운 좋게 책으로 출간될 기회를 갖게 되었습니다. 출간 과정에서 많은 그림과 이야기들을 추가하였으며 제목을 수정하여 무기력한 일상에서도 빵으로 위로받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았습니다
제가 빵을 먹으며 위로받았듯 삶에서 지치고 힘들 때 위안이 될 만한 무언가가 여러분에게도 하나씩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 즐거움은 대단하거나 그럴듯한 무언가가 아니어도 좋습니다. 자신에게 순수한 즐거움과 위안이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니까요.
누군가에게 저의 책이 정성스럽게 구워진 한 덩이의 빵으로 다가갔으면 좋겠습니다. 그만큼 정성을 다해 쓰고 다듬었습니다. 즐겁고 편안한 마음으로 즐길 수 있는 맛있는 디저트가 되기를 바랍니다.
<인생은 애매해도 빵은 맛있으니까>를 읽고 블로그나 인스타그램에 리뷰를 올려주시면 잊지 않고 하나하나 찾아보겠습니다 :) 책은 교보문고, yes24, 영풍문고 등에서 구매 가능합니다.
http://www.yes24.com/Product/Goods/105756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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