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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타이거 Jan 27. 2023

한 달 만에 가장 가까워지는 법

1월 한 달간 글쓰기 모임에 참여하고 있다.

어제는 처음으로 오프라인 모임이 있었다. 다들 바빠서 많이 참석하진 못했지만 지방에서 어렵게 시간 내어 올라오신 분들까지 6명이 모였다.


내적 친밀감.

한 달간 서로의 글을 읽고 서로의 삶을 엿보며 생긴 감정이다.

하루에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는 직장 동료들보다 만난 지 한 달 된 작가님들의 삶에 대해 훨씬 더 많이 알게 되었다.

현재의 모습뿐 아니라 여기까지 걸어온 삶의 여정들. 그 속에서 느꼈던 수많은 감정의 파도들까지도.

사람마다 어쩌면 저마다의 스토리들이 그렇게 다채로운지.

화려한 무지갯빛, 따뜻한 파스텔톤, 잔잔한 무채색의 모든 삶들이 특별하고 소중하다.

아무리 밝고 좋아 보이는 인생도 반드시 어둡고 고통스러운 날들이 있다.

그래서 우리는 글을 통해 서로 격려하고 위로받고 응원한다

어쩌면 서로 친분이 없기에 더 순수한 마음으로 서로를 지지할 수 있는 것 같다.

선입견과 편견 없이 솔직한 삶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고 감정을 느낄 수 있다.




그런 분들을 오프라인으로 만나니  안에서 만날 때와는 느낌이 좀 달랐다.

마치 소설 속 주인공을 만난 듯 신기했지만 얘기를 나누다 보니 그저 각자의 방법으똑같은 하루를 살아내고 있는 사람들일 뿐이었다.

어쩌면 글을 쓰는 사람들은 모두 소설가라는 생각이 든다. 아무리 솔직하고 진심으로 표현한다고 해도 내 안에 가장 깊숙한 곳에 감추고 싶은 아픔과 상처, 절대 마주하고 싶지 않은 나의 가장 못난 모습들을 글로 쓰는 건 어렵다.

결국 진짜 하고 싶은 얘기를 숨긴 채 독자들을 의식하여 과장과 허구가 뒤섞인 소설을 쓰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게 된다.


처음 만나는 사람에 대해 이미 많은 걸 알고 있다는 사실이 재밌다. 그래서 더 열린 마음과 따뜻한 마음으로 얘기할 수 있다. 아는 만큼 보이고 이해할 수 있으니 더 풍성한 대화를 나눌 수 있다.

글을 쓰는 사람들은 대부분 결핍을 느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은 누구나 결핍이 있고 여러 가지 소비적인 방법으로 해소하려고 한다. 하지만 우리는 글을 통해 결핍을 채워간다.

그래서 삶에 대해 조금 더 진지하며 열심히 살아간다고 믿는다.

무심코 읽던 한 문장, 아니 단어 하나가 생각지도 않게 서로의 결핍 조각을 맞춰준다.




그렇게 한 달 만에 가까워졌고 얼굴을 보고 나니 더욱 친밀감을 느낀다.

하지만 더 이상 신비감은 없다. 편견도 생겼을지 모른다. 이전과 똑같은 마음으로 작가님들의 글을 읽을 수 있을지 고민이다.

그렇지만 소설이면 어떻고 편견이 좀 있으면 어떠랴.

그저 글을 통해 친밀하게 마음을 나누고 나의 결핍을 채워가면 그만이다.

그게 작가의 삶이니까.



#글루틴 #팀라이트 #매일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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