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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쏭쏭이쌤 Oct 27. 2024

드디어 초등교사가 되었습니다.

초등교사의 삶 -글쓰기를 나오며

2024.10.27


주말마다 기차를 타고 출퇴근하고 있다.

지금 이 글도 숙소로 가는 기차 안에서 쓰고 있다.


첫 발령 후, 한 학기를 매일 기차 출퇴근 했었는데 너무 힘들어서 바로 육아 휴직을 했었다.

그리고 복직을 신청했는데 업무가 더 많은 작은 학교로 발령이 나자 안 되겠다 싶어 평일에 지낼 숙소를 구했다.


그렇게 3년 정도를 주말마다 기차로 출퇴근하고 있다. 

금요일 저녁에 집으로 가고 일요일 밤에 숙소로 온다.


덕분에 평일 학교 일에 집중할 수 있다.

아침 8시에 출근해서 반 아이들 이름을 부르며 인사하고 수업을 준비한다. 한 학년에 한 학급인데 22명의 아이들이 있다. 그중에 4명은 운동부이다. 발명센터도 있고 업무가 너무 많아 수업 준비 할 시간이 많이 없지만 유능한 선배 선생님들의 자료를 살펴가며 즉석에서 아이들의 반응을 살펴 아이디어를 내가며 근근이 학교 일을 하고 있다.


정말 선생님이 하고 싶어서 하는 건데도


'와... 생각했던 거랑 좀 많이 다른데... 힘드네.'


라고 생각했던 적이 많다.


학교 선생님이 되면 수업을 준비해서 수업만 잘하면 되는 줄 알았지, 학교 업무가 이렇게 많을 줄은, 상대해야 할 사람이 아이들 뿐만 아니라 학부모들, 동료 교사들, 업무 담당자들, 이렇게 많을 줄 몰랐다.


그래도 버틸 수 있는 건 반 아이들의 눈빛 덕분이다.

선생님을 바라보는 아이들의 눈빛.


처음 이 학교에 발령받았을 때 무언가 많이 억눌려있는 아이들의 눈빛을 발견했었다.

움츠려있었다고 해야 할까.


조금 일하고 보니 아이들은 무서운 학교 선생님들과 주변의 어른들 속에서, 학원 집의 일상 속에서, 형편이 좋지 않은 가정환경 속에서 많이 움츠려져 있었던 것 같았다.


늦게 교사가 된 나라서 그 눈빛을 금방 발견할 수 있지 않았을까. 

그 이후로 더 최선을 다해 한 명 한 명의 이름을 불러주고, 진심을 다해 다정하게 지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이들은 본능적으로 안다.

선생님이 자신들에게 관심이 있는지 없는지, 차별을 하는지 안 하는지.

선생님이 하는 잔소리가 자신들을 위한 것인지, 선생님 자신의 기분 때문인지를.


덕분에 4년 차에 접어든 지금까지 해마다 큰 별일 없이 반을 마무리하고 있다.


일하다 보면 언젠가 큰일이 생길 수도 있다는 것을 안다.

그렇기에 선생님들과 끊임없이 교류하고 공부하고 운동하며 이렇게 글을 쓰며 나를 돌아본다.


돌고 돌아 교사가 된 만큼

오래오래 일해야지!

그림책 읽어주는 할머니 선생님이 되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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