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진이 Feb 19. 2021

일기 쓰는 사람이 신기한가요?

프롤로그-일기 쓰는 사람을 신기해하던 사람이 일기 쓰는 사람이 되기까지

나는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학원을 다녔는데, 그곳에서 친해진 친구가 초등학교 저학년들이나 검사받기 위해 쓰는 '일기'를 아무도 시키지 않았지만 알아서 쓰고 있다는 점에 경악한 적이 있다. 그리고 시간이 얼마나 지난 후부터였는지는 모르겠으나 나도 일기를 쓰기 시작했고, 지금까지 써왔다. 


작년에 상사가 '클리셰 씨는 스트레스 받을 때 어떻게 풀어?'라고 묻길래 사실대로 '일기를 써요'라고 대답했었는데 굉장히 놀라는 것을 보고 약간 보편적인 방법은 아닌가보다 생각했었다. 그런데 둘러보면 글을 잘 쓰고 싶다거나 글쓰기에 대해서 환상이랄까, 동경을 가진 사람은 자주 보이는 것 같은데 일상적으로 글을 쓰는 사람은 많지 않다고 느꼈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일상적으로 글을 쓴다'의 정도이다. 나는 일상적으로 쓴다의 범위에는 사소한 메모부터 일기까지 포함된다고 보고, 글을 쓴다라고 하면 완성된 한 편의 글을 구성하고 쓸 수 있다로 생각한다. 일상적인 글이 쌓여야 글을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일상적인 글을 쓰는 경험과 습관은 글을 쓰는 데에는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한다. 소위 '양치기'가 도움이 되는 분야가 반드시 존재하기 때문이다. 일상적인 글쓰기가 꽤 지속되었고, 거기에 자기객관화라던지 기술적인 노력이 더해지면 아마 이전의 내가 쓸 수 없었던 글을 쓸 수 있게 된다. 


솔직히 일기를 도구적으로 보는 편이 아니라서 앞서 이야기했던 글을 잘 쓰기 위해 선행되어야 하는 과정으로 일기를 인식하는 것이 즐겁지는 않다. 그런데 작문 관련 업무에서 어려움을 덜 느꼈던 경험이나 매일 일기를 쓰는 것에 대한 주변의 반응을 살펴봤을 때 내가 글쓰기에 대단히 재능이 있었던 건 아닌 게 확실하니 유일하게 글 관련으로 했던 활동에 대해 돌이켜보게 되었다.


그래서 다음 주부터는 한동안 일기에 대해 받았던 질문들을 정리하는 글을 쓸 예정이다.


1. 도대체 뭘 쓰나요.

2. 왜 노트와 필기구로 쓰는 아날로그 방식의 일기를 쓰나요.

3. 일기를 쓰면 무엇이 좋은가요.

4. 귀찮거나 하기 싫은 적은 없나요.

5. 일기를 안 쓰면 어떤 기분인가요.

6. 일기를 쓰는 환경이나 습관은 무엇인가요.

7. 일기에 쓰지 않는 내용은 무엇인가요.

8. 일기를 쓰면 삶이 바뀌나요.




길게 한 편으로 쓰거나 나눠서 두 편으로 쓰거나 할 것 같은데 사실 아직은 잘 모르겠네요.

혹시 더 다루면 좋을 내용이나 평소 '일기'에 대한 질문이 있다면 덧글로 남겨주세요. 감사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나의 친애하는 몸뚱이에 대하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