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전하지 않은 그것......
책장을 열면, 당신의 인물들이 기우뚱한 욕망을 안고 내 쪽으로 절름거리며 다가온다. 나는 이들을 잘 알아본다. 허영이 허영을 알아보듯, 타락이 타락을 알아채듯 제법 간단히. 어떤 악은 하도 반가워 나도 모르게 큰 소리로 아는 체할 뻔하기도 한다. 이들의 절뚝거림이 이들의 불편이자 경쾌다. 그 엇박 안에서 어떤 흠은 정겹고, 어떤 선은 언짢아, 당신의 인물들은 이윽고 한 번 더 사람다워진다.
<잊기 좋은 이름> 김애란
온전히 완벽한 이들이 세상 어디에 있으랴. 간밤을 지나 이 문장이 내 맘길에 들어오기 전까지 완벽한 허상을 향했던 나의 욕망들이 부끄러움에 뒷걸음쳐 멀리 달아나버렸다. 다행이다. 이 말들이 아녔음 여태 혼자 망상 속에서 허우적거릴 뻔했다. 온전하지 않음으로 인해 스스로 한 번 더 사람다워진 이 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