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고운거예요.
이것은 죽어도 싫다!
오늘 아침 이 질문을 받고 일을 하는 동안 제가 싫어하는 게 무언지 생각해 보았어요. 죽어도 싫은 것이라...... 그때그때 다르긴 한데요. 우연인지 오늘 글쓰기를 함께 하시는 분들께서 이런 게 싫다고 말씀해 주신 일중 한 가지 사건이 제 눈앞에 벌어졌어요. 바로 '나이 많다고, 어른이라고 무조건 반말하는 사람'을 바로 퇴근하기 전에 만났지 뭐예요.
타이밍도 아주 기가 막히죠. 하하하.
그분은 70이 넘으신 어르신이셨는데 저희 업장에 오셔서 말도 안 되는 온갖 트집을 잡기 시작하셨어요. 본인 이야기도 앞뒤가 안 맞고, 이랬다저랬다 하고, 그러다 자신의 말을 들어주지 않는다며 언성을 높이면서 바로 반말 시전에 들어가시더라고요. 저희 대표님이 나이가 어려 보이니 만만해 보이셨나 봐요. '네가 뭔데~ 어쩌고~ 저쩌고~랄라~블라~' 삿대질과 함께 목청을 어찌나 높이시던지.
저희 사장님께서 도저히 좋은 말로 대화가 되지 않으실 것 같아 저에게 경찰에 신고를 해달라고 부탁하시더라고요. 그렇게 업무방해로 신고를 했고 잠시 후에 두 분의 경찰이 오셨죠. 경찰 두 분을 보시자 마자 어르신께서는 두 분의 경찰 중 조금 나이가 있어 보이는 분을 향해 삿대질을 하시더니 '네가 대빵이냐?!'라고 소리쳤어요. 초면에 반말을 들은 경찰 아저씨도 화가 나셨는지 바로 '저 아세요?! 왜 반말하세요?!'라고 대꾸하셨어요. 그러자 그 어르신이 '내가 이 나라에 세금을 얼마나 내는데!! 세금으로 먹고사는 주제에! 왜! 반말하면 안 되냐?! 내가 6.25 전쟁에 나가서 이 나라를 구했어. 어디서 감히~솰라솰라~'
내가 너보다 나이가 많으니 내 말이 무조건 맞고, 너희들이 잘못되었다는 식의 언행을 보면서 경악을 금치 못했어요. 어른이라고 다 같은 어른이 아니구나......
저 역시 제가 제일 싫어하는 것 중 한 가지가 '내가 너보다 나이가 많으니 반말은 당연, 그리고 막 대해도 괜찮아'라는 태도를 무지 싫어해요. 이와 반대로 정말 괜찮은 어르신들도 많이 뵈어요. 몸에 젠틀함이 자연스레 묻어 나오시는 어르신들을 보면 '나도 저렇게 나이 먹고 싶다'라고 자동으로 생각이 드는데요. 반면에 예의라고는 눈곱만큼 없는, 우리가 흔이 말하는 '꼰대' 어르신들을 대할 때면, '나는 저렇게 늙지 말아야 하는데. 우리 아래 세대들한테 민폐 끼치면서 살지 말아야지'라고 다짐해요.
참! 그 어르신은 어떻게 되었느냐고요? '야. 자. 너.'라는 말을 계속 반복하시더니 결국 경찰차에 탑승하셨어요. 그 뒤로 어떻게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전 이렇게 오늘 근무 피날레를 제대로 맞이하고 퇴근을 했답니다. 하하하
저도 지금 나이를 먹을 만큼 먹은 어른이지만 더 나이가 들어서도 타인을 배려하고 존중할 줄 아는 어른이 되었으면 좋겠단 생각을 했어요. 아래 사람들로부터 '저 어른은 참 괜찮은 것 같아'라는 말을 듣기 위해선 내가 생각하고, 행동하고, 말하는 것들이 일치되는 삶을 살도록 노력해야 할 것 같아요. 현재 괜찮은 내 모습들이 차곡차곡 쌓여 미래의 제 모습이 만들어질 테니, 매 순간 깨어 생각하고 행동해야겠죠?!
이것 말고도 싫어하는 게 몇 가지 더 있긴 해요. 제 머리를 치는 행위, 먹기 싫은데 억지로 먹으라고 권하는 것. 미안해할 일을 내게 했는데 미안하다고 사과하지 않고 얼렁뚱땅 넘어가는 일, 대화할 때 자기 말만 죽어라 하다가 내가 말할 때 딴짓하는 모습 등등...... 그러고 보니 다 인간관계로부터 빚어지는 안 좋은 일들을 싫어하네요. 역시 사람에게 제일 좋은 것도, 싫은 것도 전부 다 관계로부터 시작되네요.
오늘은 여러 가지 일들로 교훈을 많이 얻은 날이었습니다. 30일 글쓰기가 아녔다면 오늘 일도 그냥 대충 넘기고 말았을 거예요. 이렇게 글을 쓰며 제 자신을 또 한번 돌아보게 된 하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