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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kukuna Sep 26. 2019

제가 순간 멈춰서도 이해해줘요.

주변에 재미있는 게 얼마나 많은지......

# 17일 차 질문


나에게 맞는 속도가 있다.


전 걸음이 많이 느린 편이에요. 다른 사람들과 함께 걸을 땐 제가 상대방의 보폭에 맞추느라 진땀을 빼곤 하죠. 제 주변 사람들은 걸음이 무척 빠르거든요. 전 걷고 있을 때 주변을 둘러보는 걸 좋아해요. 천천히 온 사방을 둘러보고 골똘히 생각하죠. 누군가와 함께 걸을 땐 어느 순간 제가 시야에서 사라질 때가 종종 있어요. 함께 걷다가 어느 한 곳에 시선이 멈추게 되면 발길도 자연스레 멈춰지거든요. 그럴 때 함께 걷고 있는 사람에게 '잠깐만'이라는 말을 할 생각을 못 해요. 상대방은 계속 걷고 있고 저는 제가 꽂힌 그 장소에 그냥 멈춰서 버리죠.


그래서 종종 일행을 잃어버릴 때가 있어요. 그나마 요즘은 핸드폰이 있어 전화를 걸어 어디에 있다고 말하면 되지만 문명이 발달하기 이전에 이랬다면 아마 전 미아가 되었을 거예요.


전 걸으면서 물 같은 액체를 마시질 못해요. 걸으면서 물을 마시면 목으로 넘기질 못하고 다 뿜어내요. 희한하죠?

그래서 걷다가 물을 먹거나 음료가 마시고 싶어 질 땐 꼭 제자리에 멈춰 서야만 해요. 아님 빨대를 이용해야 걸으면서 먹을 수 있답니다.


걸음이 느린 게 전 불편하지 않은데 간혹 함께 걷는 사람들이 힘들어할 때가 있어요. 성미가 급한 사람들은 절 보면서 엄청 답답해 하죠. 어쩌겠어요. 이렇게 생겨먹은 걸. 하하하.



그래도 누군가와 함께 할 땐 상대방의 속도에 맞춰 걸으려고 노력해요.


하지만 혼자 걸을 땐 언제나

느긋~하게 걷는 게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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