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기
“We write to taste life twice, in the moment and in retrospect.”
Anaïs Nin
글을 쓰는 행위는 어쩌면 시간이라는 거대한 강물 속에서 자신만의 작은 돌멩이를 던지는 일일지도 모른다. 그 돌멩이는 물에 잠길 수도 있고, 흐름에 휩쓸려 내려갈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돌멩이가 물에 닿는 순간 만들어지는 잔물결은 단 하나의 찰나로 끝나지 않는다. 누군가 그 잔물결을 우연히 보게 된다면, 그것은 새로운 시작이 되고, 또 다른 마음의 파동을 일으킬 수도 있다. 그렇게 글은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인간의 영혼을 연결하는 다리가 된다.
또한 글은 단순히 기록하는 것을 넘어, 그 순간 느끼지 못했던 진실을 깨닫게 하는 힘을 가진다. 한 줄의 문장은 그 순간에는 단순한 단어의 나열처럼 보일지라도, 시간이 흘러 그것을 다시 읽는 순간, 그 속에 숨어 있던 감정과 메시지가 폭발적으로 되살아난다. 그리고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내가 대화를 시작한다. “그때는 왜 그렇게 느꼈을까?” “그때의 나는 어떤 사람이었을까?” 그런 질문 속에서 우리는 자신을 되돌아보며 과거의 나를 이해하고, 현재의 나를 재정의하게 된다.
글을 쓰는 과정은 때로는 자신과의 싸움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어떤 단어를 선택해야 할지, 어떤 표현이 가장 진실된 감정을 담아낼 수 있을지 고민하는 순간순간은 고통스러울 때도 있다. 그러나 그 고통은 결국 나 자신과 더 깊이 연결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글을 쓰는 동안 우리는 스스로를 들여다보고,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내면의 목소리를 듣게 된다. 그 목소리는 어쩌면 우리가 잊고 지냈던 진정한 나 자신일지도 모른다.
글은 또한 삶의 유한성을 초월하려는 인간의 본능적 몸부림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모두 언젠가 사라질 운명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글을 통해 무언가를 남기고자 한다. 그것은 단순히 기억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가 이곳에 존재했다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한 몸짓일 것이다. 글은 우리가 보이지 않는 미래로 던지는 신호이며, 그것을 읽게 될 누군가와의 보이지 않는 대화를 미리 준비하는 일이다.
결국, 글을 쓴다는 것은 인간이기에 가능한 가장 진솔한 사랑의 표현이 아닐까. 우리는 글을 통해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이 경험한 순간들을 사랑하며, 그 순간을 누군가와 나누고자 한다. 그렇기에 글쓰기는 인간의 감정을 가장 순수하게 담아낼 수 있는, 영원히 빛나는 도구이다. 그리고 그 도구를 통해 우리는 우리가 살았던 삶, 느꼈던 감정, 나누고 싶었던 진실을 미래로 건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