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찰
던져진 당신이 할 수 있는 것은 단 한 가지다. 본성을 따르는 것.
인간의 본성이란 무엇인가? 평가하고 창조하는 것이다.
지금 당신은 이 글과 사진 앞에 있다. 사진 속 둥그스런 물체를 보며 당신은 본능적으로 해석을 시도한다.
어떤 이는 그것이 하늘에 떠오른 태양이라 말할 것이다. 또 다른 이는 단순 조명이라 평가할 것이다.
누군가는 단순한 착각, 혹은 추상적 이미지라 주장할 수도 있다.
사진의 의도를 상상할 수도 있다.
“촬영자는 고독을 표현하려 했나?”
“아니면 자연의 초월적 아름다움을 찬미하려 했을까?”
이 모든 생각이 바로 평가이며, 당신의 해석은 곧 창조다.
누군가는 글을 읽기를 중단하거나 사진에 대한 해석을 하지 않으려 할 수 있다. 사진에 대한 답을 내리지 않으려 한다는 것이다. 허나 이미 그 자는 평가를 통해 답을 내리지 않겠다는 결론을 내었다. 이미 당신은 평가와 창조를 해낸 것이다.
정답은 없다. 우리가 어떤 의미를 부여하든, 그것은 어디까지나 해석일 뿐이다. 세상에 절대적인 진리나 확실함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끊임없이 평가하며 새로운 세계를 창조한다.
국가와 종교도 마찬가지다. 어떤 이는 사진 속 풍경을 신의 작품이라 믿고, 그 안에서 신의 뜻을 발견하려 할 것이다. 또 다른 이는 그곳에 자신만의 규칙을 세우고, 새로운 사회를 상상하며 이상적인 국가를 창조할지도 모른다. 종교와 국가란 결국 인간이 평가와 창조를 통해 만들어낸 하나의 해석의 집합일 뿐이다.
그 해석이 희망을 주기도 하고, 때로는 불화를 낳기도 한다.
이렇듯, 당신의 해석은 단지 개인의 차원에 머물지 않는다.
우리는 창조한 의미를 타인과 공유하려 한다.
“이 사진은 바다야.”
“아니, 이건 대지야.”
그 주장을 타인에게 설득하며, 우리는 집단의 규칙을 세우고, 문명을 이루며, 삶의 방향을 설정한다.
평가는 단순히 세상을 이해하려는 행위만이 아니다. 우리는 평가를 통해 희망을 찾으려 한다.
예를 들어, 사진 속 내가 둥그스런 물체가 태양이라 믿으면 우리는 곧 어둠이 걷히고 따스한 아침이 올 것이라는 희망을 품는다. 하지만 그것이 태양이 아닐 수도 있다는 불확실함은 여전히 남아 있다.
희망은 그 불확실함을 덮으려는 욕망의 흔적이다.
우리는 미래에 더 나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 믿고 싶어 한다.
그러나 희망은 동시에 우리를 속박하기도 한다.
“이것이 대지라면, 이곳에서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을 거야.”
“이것이 바다라면, 내가 찾던 항구일지도 몰라.”
희망은 우리를 이끄는 힘이지만, 그 힘이 반드시 자유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때때로 스스로의 본성을 외면한다.
다시 사진으로 돌아가 보자.
사진 속 누군가는 “이곳이 천국 같은 아름다움일 것이다”라며 희망을 품는다.
그러나 그것은 진정 자신의 목소리인가?
아니면 타인이 주입한 바람인가?
희망은 때로 우리가 진정한 나로부터 멀어지게 만든다.
희망을 거부하라는 말이 아니다.
희망을 수긍하라.
다시 말해 본성을 수긍하라.
그러나 그 희망이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지, 그것이 진정 확실함으로부터 온 것인지 물어라.
확실한 것은 단 한 가지다.
당신은 고정된 존재가 아니다.
나라는 존재는 끊임없이 변한다.
예컨대 지금 이 사진을 보며 당신은 “저것은 바다다”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내일의 당신은 달리 볼지도 모른다.
“아, 저건 바다가 아니라 하늘이었구나.”
혹은 “아니, 저건 물이 아니라 황량한 모래언덕일지도 몰라.”
이 변화는 당신이 고정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이것이 무아(無我)다. 사회는 당신을 고정된 틀에 가두려 한다.
하지만 당신은 그것을 거부할 수 있다. 평가를 멈출 필요는 없다.
다만, 당신의 평가가 끊임없이 변할 수 있음을 인정하라. 변화를 받아들이는 것이 곧 자유다.
행복은 고정된 확실함을 찾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끊임없이 변화하는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다.
다시 사진을 보자.
사진 속 물체가 바다라면, 당신은 그 안에서 무엇을 창조할 것인가?
그것이 대지라면, 당신은 그 위에 무엇을 세울 것인가?
평가하고 창조하라.
그러나 그 창조가 당신을 구속하지 않게 하라.
그것은 변화할 수 있고, 변해야 한다.
진정한 행복은 순간순간 새롭게 평가하고, 새롭게 창조하며, 변화하는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다.
희망은 당신을 이끄는 도구일 뿐이다. 희망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사진 속 둥그스런 물체가 태양인지 달인 지, 끝없는 바다인지 모르는 것처럼.
그러나 그 불확실함 속에서도 우리는 계속 살아간다.
진정한 행복은 그 불확실함을 받아들이는 데 있다.
변화하는 자신을 사랑하고, 매 순간을 창조하며 평가하라.
죽음을 두려워하지 마라.
삶은 순간의 연속이며, 매 순간 당신이 새롭게 창조할 수 있는 가능성이다.
바다라 믿든, 대지라 믿든, 그것은 당신의 평가일 뿐이다.
중요한 것은 당신이 끊임없이 변화하는 존재라는 사실이다.
사진을 보는 이 순간조차도 당신은 변하고 있다.
평가하고 창조하라.
그러나 그 평가와 창조가 고정되지 않도록 기억하라.
진정한 자유는 당신 자신으로부터 시작된다.
그 자유를 사랑하라.
실제 위 사진은 필자가 직접 비행기에서 찍은 사진이다.
당신의 창조는 무엇이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