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 히루루크
사람이 언제 죽는다고 생각하나?
심장이 총알에 뚫렸을 때? 아니.
불치의 병에 걸렸을 때? 아니.
맹독 버섯 수프를 마셨을 때? 아니야!
사람들에게서 잊혀졌을 때다!
안심해라, 쵸파. 난··· 네 버섯으론 죽지 않아.
정말! 멋진 인생이었다!
원피스는 수많은 독자에게 감동을 준 작품이고, 그중에서도 닥터 히루루크의 대사는 많은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었죠. “사람은, 누구인가에 게 잊혔을 때 죽는다.” 이 단순한 한 마디는 인간의 존재 의미와 기억의 중요성을 꿰뚫고 있습니다. 히루루크의 이 대사는 단순히 만화적 연출에 그치지 않고, 우리가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극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실마리를 던져줍니다.
죽음은 모든 인간이 마주해야 할 가장 본질적인 두려움 중 하나입니다. 어린 시절의 죽음에 대한 공포는 ‘사라짐’이라는 개념에서 비롯된 것이었습니다. 내가 이 세상에서 지워지고 아무 흔적도 남기지 못한다는 막막함은 두렵기 마련이죠.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깨닫게 됩니다. 죽음은 육체의 끝이지만 정신은 살아남는다는 사실을요. 그것은 인간이 가진 독특한 능력, 곧 기억하고 기억되는 힘에서 비롯됩니다.
역사를 돌이켜 보면, 수많은 이들이 그들의 정신과 열망을 세상에 남기며 지금도 우리 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로마의 첫 황제 아우구스투스는 자신만의 통치 철학과 제국의 이상을 담아냈고, 그의 흔적은 지금도 ‘August’라는 달의 이름에 남아 있습니다. 셰익스피어는 그의 작품 속에서 인간의 본질을 탐구했고, 그의 생각은 오늘날에도 수많은 독자들의 마음과 창작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예수와 부처는 그들의 가르침으로 전 세계 수십억 사람들의 삶을 이끌었으며, 카뮈와 니체의 철학은 우리의 내면 깊은 질문과 성찰의 근원이 되었습니다. 이들이 남긴 흔적은 단지 이름이나 작품에 그치지 않고, 그들을 기억하고 재해석하는 모든 사람 속에 살아 있습니다.
이 말을 잘 생각해 보면, 가상의 인물인 히루루크는 지금도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저 또한 이러한 흐름 속에 있습니다. 제 삶의 흔적은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 저와 연결된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남아 있을 것입니다. 혹은 제가 이 글을 통해 전한 생각들이 여러분들에게 무언가 작은 울림을 주었다면, 그것만으로도 저의 정신은 여러분의 생각과 창조 속에서 계속 살아갑니다. 제가 지금 언급한 이 문장조차, 여러분의 다음 글, 작품, 혹은 대화의 한 조각이 될 수도 있습니다.
죽음을 이렇게 생각하면, 그것은 더 이상 두려움만으로 가득 찬 단절의 순간이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의 정신이 새로운 창조의 재료가 되고, 세상 속에서 계속 순환하며 이어져 가는 과정입니다. 이는 우리가 가진 고귀한 특권이자, 인간으로서의 가장 큰 기쁨일 것입니다. 죽음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연결의 시작입니다. 우리는 살아가고, 누군가에게 기억되며, 또 다른 이들의 창조 속에 남습니다.
히루루크의 말처럼, 누군가가 나를 기억하고 내 정신을 되새기는 한, 나는 죽지 않습니다. 우리 모두는 죽음 너머로 이어지는 기억과 창조의 존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