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의미의 바다, 그리움의 파도

by 지훈

그리워하기에, 인간이다. 떠나간 시간 속에 남겨진 의미는 더 이상 변화하지 않는다. 고정된 채, 과거에 머무른다. 우리는 그 의미를 되새기고, 평가하며, 회의한다. 그립다는 감정은 결국, 다시 그 순간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마음이며, 다시 그 사람을 보고 싶다는 간절함이다. 그러하기에 그리움은 고통을 동반하고, 아픔이 되어 남는다.


이 번뇌 속에서 나는 어느 길을 택해야 하는가. 과연 그리워하지 않을 수 있을까. 너무나도 많은 의미들이 파도처럼 밀려온다. 의미의 바다 속을 헤엄치던 나에게, 그리움이라는 거대한 파도가 다시금 들이친다. 바다가 있기에 파도는 일고, 그 파도를 맞으며 나는 또다시 내가 바다 속에 있음을 실감한다.


나는 바다에 있다. 그리고 죽어서조차, 이 바다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없는 존재가 바로 나이며, 인간이라는 것이다.


왜 우리는 바다에 있는가. 왜 끝을 알 수 없는 이 깊고 넓은 바다에서, 쉬지 않고 헤엄쳐야만 하는가. 왜 우리는 그 헤엄으로 또 다른 파도를 만들어내는가. 그 파도는 결국 쌓이고, 부서지고, 밀려와 나를, 혹은 타인을 덮쳐버릴 것이다. 삼켜버릴 것이다.


시간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표류하는 나의 눈앞에 떠오른 태양은 얼마나 먼 곳에 있는가. 그것은 정말 존재하는가. 실재하는가.


모든 것이 의심스러운, 진리마저 허상처럼 느껴지는 이 세상 속에서 나는 그저 헤엄치는 자, 끝없이 떠도는 방랑자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