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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정세이스트 Apr 06. 2022

일상의 조각들을 그러모아

1. 만나면 좋은 친구


함께 초등학교를 다녔고, 대학교 졸업 후 서울로 올라와 많은 시간을 보냈던 친구가 있다. 월요일에는 그 친구를 우리 집으로 초대했다. 치킨에 맥주를 곁들여 저녁을 해결했다. 치킨 한 입 먹고, 수다를 떨고, 또 맥주 한 모금을 마시고, 고민거리들을 털어놓았다. 이 친구와 있을 때, 난 세상에서 가장 솔직한 사람이 된다. 그 어떤 가면도 쓸 필요가 없다. 입에서 튀어나오려는 말을 미리 머릿속으로 필터링 할 필요도 없다. 그냥 더없이 솔직하게, 가식없이 나의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을 수 있는 사람은 이 친구가 유일하다. 함께 시간을 보내온 지도 벌써 15년이 다 되어간다.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앞으로 이 친구와 힘들 때 맥주 한 캔 마시며, 그리고 서로의 마음속 이야기를 시원하게 털어놓으며 지내고 싶다. 

2. 글을 쓰며 만나게 된 소중한 인연


북페어에 참여하며 인연을 맺게 된 독립출판 작가님이 있다. 행사가 끝난 후, 작가님의 신간을 사서 읽었는데, 세상에나 글을 너무 잘 쓰셨다. 평소 사유하는 힘이 강한 글을 좋아하는데, 작가님의 글이 딱 그랬다. 또, 작가님을 닮아 글에서 내게서는 찾아볼 수 없는 온기가 느껴졌다. 그런 작가님과 개인적으로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어보고 싶었다. 용기 있게 작가님께 먼저 연락을 드렸고, 우리의 만남은 성사됐다. 

기다리던 만남이었던 만큼, 나도 모르게 긴장을 했나 보다. 어김없이 사투리가 튀어나왔다.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쏟아지는 사투리에 작가님이 당황하지 않으셨을까 염려됐지만, 한결같이 따뜻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봐 주셨다. 게다가 유유출판사의 책까지 선물로 주셨다. 작가님의 따뜻한 마음과 깊은 배려심에 난 깊이 매료되고 말았다. 그날 이후, 작가님과 연락을 주고받을 때면 입가에 미소가 머무른다.

3. 두 번째 독립출판물 표지 디자인을 의뢰하다 

'나의 모난 마음 전시회'라는 제목의 두 번째 독립출판물을 준비 중이다. 초안은 얼추 마무리가 되었고, 이젠 퇴고 작업과 내지 디자인 작업이 남았다. 이 모든 것을 4월 안에 끝낼 계획이다. 늦어도 5월 초에는 인쇄가 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읽힐 수 있도록. 원하는 일정을 맞추기 위해서는 표지 디자인이 시급하여, 첫 번째 독립출판물 표지 디자인을 맡아주셨던 디자이너님께 의뢰를 드렸다. 바쁜 일정 속에서도 흔쾌히 작업 요청을 수락해 주셨고, 다음 주까지 1차 시안을 보내주시기로 했다. 벌써부터 가슴이 뛴다. 이번에는 또 얼마나 멋진 북커버를 내게 보여주실지. 들뜬 마음을 진정시킬 수가 없다. 

4. 코로나 이후 훅 떨어진 체력

코로나 19 확진 이후, 내게 남은 것은 극한의 피로다. 조금만 움직여도, 피곤하다. 눈 밑의 다크서클은 더욱 진해졌고, 동생에 의하면 자면서도 끙끙 앓는다고 한다. 아침에 일어나면 눈이 퉁퉁 부어있고, 출근을 해서도 점심시간만 지나면 몹시 피곤하다. 원고 작업을 하는 것도 평소보다 훨씬 버겁다. 하루 만에 쓸 원고도, 최소한 삼일에 나눠서 써야 한다. 영양제를 털어 넣어도 소용이 없다. 일단 지금 해볼 수 있는 것은 최대한 많이 자는 것뿐. 오늘은 일찍 잠들어 봐야겠다.

5. 적게 벌고 많이 행복하기 

"책방을 하기 전에는 많이 벌고, 적게 행복했는데 요즘은 적게 벌어도 많이 행복해요." 

수원에서 찾아갔던 독립서점의 대표님께서 해주신 말씀이다. 듣자마자 머리가 멍해졌다. 내가 그렇게나 찾던 답이었으니까. 독서 인구가 급락하는 시대에 책방을 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책만 판매해서는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기도 하고. 당연히 직장인 때보다 적게 버는 날이 그렇지 않은 날보다 많을 것이다. 그래도 '행복하다'는 것. 적게 벌어도 많이 행복하다는 것. 그것이 내가 꿈꾸던 삶이 아닐까. 고정적인 월급을 받지만 크게 행복하지 않다고 여겨지는 지금의 삶. 차라리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적게 벌지만 몸이 건강하고 마음이 행복한 삶을 살아보는 것은 어떨까. 이러한 삶에 대한 100% 확신이 들면, 누군가는 책방에서 서가를 구성하고 책을 판매하며 동시에 워크샵을 운영하는 나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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