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정세이스트 Jun 14. 2022

스스로를 아껴주는 일

요즘 그 어느 때보다도 스스로를 아껴주는 일에 몰입하고 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나, 함께 맥주와 와인을 마시며 시간을 보낸다. 퇴근 후에 늘 글을 쓰고, 집을 치우기 바빴던 내가, 간단히 샤워만 하고 드러누워 영화나 유튜브 영상을 보며 휴식을 취한다. 때로는 김하나, 황선우 작가님이 진행하시는 팟캐스트 '여둘톡'을 들으며 두 분의 이야기에 맞장구치거나 웃으며 저녁 시간을 보낸다. 


마케터나 독립출판 작가. 내게 주어진, 내가 만든 두 가지 캐릭터를 모두 완벽하게 소화해내려 애썼던 날들. 무엇 하나라도 놓지 않고 어떻게든 잘해볼 요량으로 그간 나를 강하게 채찍질했다. 그러다 문득 생각했다.
'나마저 이렇게 나를 괴롭히면 도대체 누가 나를 아껴줄까. 누가 내 마음을 알아줄까.'라고. 


그날 이후, 일상에 변화가 찾아왔다. 불편한 사람들과는 최대한 거리를 두고, 정말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속내를 털어놓을 수 있는, 10시간을 만나도 그저 즐겁기만 한 이들과의 약속만 잡는다. 함께 맛있는 저녁을 먹고, 때로는 맥주를, 와인을, 막걸리를 마신다. 넘기는 맛이 없는 전자책 대신 교보문고로 달려가 종이책을 사서 읽고, 나를 향해 쏟아지는 부정적인 의견들은 최대한 흘러 넘기려, 곱씹지 않으려 애쓴다. 


매일 밤, 자기 전 나와의 카톡방에 스스로를 향한 응원의 멘트를 남긴다. 

'잘 하고 있고, 앞으로도 잘 해낼 것이라고'

'다른 건 생각하지 말고, 오직 너만 생각하라고'

'누가 뭐라고 해도 네가 행복하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그렇게 위로와 응원을 건네고 나면, 하루의 피로와 고민이 조금은 줄어든다. 굳었던 얼굴 근육이 이완되는 것이 느껴진다. 지난날의 나처럼, 스스로를 아껴주지 못하는 이들이 있다면, 늘 스스로에게 강한 채찍질만 가했던 이들이 존재한다면, 요즘의 나의 루틴을 따라 해 보는 것은 어떨까. 


어쩌면 뻔한 해법일지는 모르겠으나, 싫어하는 일 대신 좋아하는 일을, 퇴근 이후에는 휴식을, 불편한 이들은 잠시 멀리하고 속을 터놓을 수 있는 편안한 이들을 만나보는 것은 어떨까. 이 광활한 우주에 나를 아껴주고 응원하는 이는 단 한 사람. 스스로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혼신의 힘을 다해 나를 아껴주는 것은 어떨까. 



작가의 이전글 잔인한 영화를 보지 못하는 이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