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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정세이스트 Sep 13. 2021

8kg이 빠지고 나니 달라진 것들.

다이어트 하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들.

언제부터였을까. 거울을 보는 것이 싫었다. 거울 속 내 모습이 끔찍할 만큼 싫었다. 눈에 띄게 늘어난 볼살, 뱃살, 그리고 굵어진 다리는 나를 거울기피증 환자로 만들었다. 사진 찍는 것도 내켜 하지 않았다. 어느새 내 핸드폰 사진첩에서는 내 얼굴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이어트를 쉽게 시작할 수가 없었다. 


 5년 전, 나는 엄청난 다이어트를 한 경험이 있었다. 1년 동안 1일 1식을 하며, 하루에 3시간씩 운동에 매진하여 총 28kg를 감량했다. 정말 처절했다. 가족들이 눈 앞에서 치킨을 먹어도, 피자를 우걱우걱 먹어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새벽이면 모자를 눌러쓰고 집 앞의 학교 운동장을 달리고 또 달렸다. 심장이 터질 때까지 뛰고 또 뛰었다. 하루에 한 끼만 딱 먹고 물 외에 일체의 음료도 입에 대지 않았다. 덕분에 난 다이어트에 성공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극한의 다이어트에 위가 그만 고장 나버리고 말았다. 

기본적인 영양소조차 제대로 섭취하지 않아서였을까. 수시로 위경련이 찾아왔고 그때마다 난 응급실 신세를 져야 했다. 위 통증 완화에 최고라는 겔포스도 내겐 별 효과가 없었다. 혹시 안 먹어서 그런 걸까 싶어 음식을 조금씩 먹기 시작했더니 놀랍게도 위 통증은 사라졌다. 그렇게 나는 다이어트에 성공한지 2년 만에 야금 야금 음식을 먹기 시작했고 결국 다시 몸무게가 불어났다. 

그렇게 2년을 더 보냈다. 사무직이었기 때문에 앉아 있는 시간이 많아서였을까.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이유로 야식을 즐겨 해서일까? 몸무게는 더욱 빠른 속도로 불어나기 시작했고 때로는 다리가 저리는 날도 있었다. 이젠 건강을 위해서 다이어트를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무렵, 마찬가지로 몸무게가 불어나 고생을 많이 하던 엄마와 동생이 다이어트에 성공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얼마나 살이 많이 빠졌는지 하마터면 오랜만에 봤을 때, 못 알아볼 뻔했다. 그들의 성공에 자극을 받아 난 본격적으로 다이어트에 도전했다. 

난 워낙 식욕이 강한 스타일이기도 하고 몸이 많이 부은 상태라 해독 비타민 주스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 아침 일찍 일어나 해독 주스를 한 잔 마시고 점심에는 간을 하지 않은 달걀 2개를 먹고 귀리우유를 함께 마셔줬다. 오후 2시쯤 레몬에이드 맛의 비타민 주스를 원샷하고 저녁에도 역시 해독주스를 먹거나 너무 배가 고플 때는 고구마를 먹기도 했다. 처음에는 운동을 병행하지 않았지만, 중반부터는 헬스를 시작하여 하루에 40분 정도 유산소 운동을 식단 조절과 병행했다. 

숱하게 위기가 찾아왔다. 특히 밤 10시만 되면 배가 고파 미쳐 돌아버릴 지경이었다. 평소 야식을 즐겨먹던 터라 더욱 힘들었다. 치킨, 피자, 국밥, 떡볶이, 삼겹살....! 먹고 싶은 음식이 즐비했다. 더욱 야속했던 것 잠이 오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배가 고프니 정신이 더 맑아졌다. 밤 10시면 눈을 감던 내가, 극한의 배고픔에 새벽 2시가 되어도 잠을 잘 수가 없었다. 하지만 어디 살 빼는 것이 그리도 쉬운 일이겠는가. 이를 악물고 차오르는 식욕을 참아냈다. 

결국 한 달째가 되던 날. 나는 총 8.8kg를 감량할 수 있었다. 내겐 정말 큰 수확이었다. 다이어트를 시작한 이후, 건강은 눈에 띄게 좋아졌다. 일단 붓기가 싹 빠졌다. 아침에 일어나면 얼굴이 퉁퉁 부어 마사지를 하는 것이 습관이었던 나였다.


하지만 이젠 아침에 일어나도 얼굴에 붓기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게 되었다. 또, 다리가 저리지 않게 되었다. 어떤 자세로 자도 다리가 저리거나 붓지 않는 경지에 이르렀다. 손가락 붓기도 빠졌다. 구입해놓고 너무 꽉 끼어 낄 수가 없었던 판도라반지가 쑥 들어간다. 사놓고 상자에만 넣어두니 마음이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었는데, 이제는 마음껏 낄 수 있게 되니 얼마나 기분이 좋던지. 


또, 더위를 덜 타게 되었다. 난 더위를 심하게 타는 편이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것도 더위를 많이 타서였다. 하지만 성공적인 감량 이후, 난 대중교통을 애용할 뿐만 아니라 웬만한 거리는 그냥 걸어 다니게 됐다. 땀을 많이 흘려 수정 화장을 하는 일이 잦았는데, 이젠 거의 땀을 흘리지 않다 보니 화장을 고칠 일도 전무하다. 

무엇보다 가장 좋은 건 성격이 부드러워졌다는 점이다. 다이어트를 하기 전에는 몸이 둔해져 만사가 귀찮고 늘 예민했다. '이건 이래서 싫고 저건 저래서 싫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던 사람이었다. 그런데 몸이 가뿐해지니 나를 지배하던 귀차니즘도 자취를 감췄고 부정적인 생각들도 사라졌다.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주변 사람들이 느낄 정도로 난 많이 부드러워졌다. 놀라울 정도로. 

다이어트의 효과를 톡톡히 봐서일까? 난 꾸준히 다이어트를 이어가고 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현 시각 기준으로 난 총 10kg를 감량했고, 앞으로도 꾸준히 1일 1식과 운동, 그리고 비타민 해독 주스를 마시며 감량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내가 목표한 체중까지 도달한다면 식사량은 좀 늘리되, 지속적으로 운동을 하여 지독한 요요 현상으로부터 나를 지켜내려 한다. 전국의 다이어터 동지들, 모두 다 끝까지 힘을 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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