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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정세이스트 Apr 25. 2023

고마움 전하기 캠페인을 진행 중입니다.

고맙다 

- 남이 베풀어준 호의나 도움 따위에 대해 

마음이 흐뭇하고 즐겁다


"자기야 고마워"


요즘 자체적으로 '고마움' 전하기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캠페인 적용 대상은 결혼을 앞두고 있는 나의 남자친구. 7년 동안 변하지 않고 내 곁을 지켜준 그는 도통 나무랄 곳이 없을 정도로 내게 잘한다. 설령 내가 부족한 면이 있더라도, 그 부분이 노출되지 않도록, 부드럽게 감싸주는 그런 사람. 그저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요동치는 내 마음을 잠재워 주는 그런 사람. 친구들을 만나면 입이 마르도 닳도록 칭찬하고 싶어지는 그런 사람이다. 


깊은 사색의 끝에 절망이 기다리고 있음을 알면서도 자꾸만 그 길을 가는 나를 붙잡아준 유일한 사람. 앞만 보고 달리는 것이 아닌, 뒤로 물러나서 잠시 쉬어가는 방법을 알려준 사람. 힘들면 때때로 주저앉아 펑펑 울어도 된다고 말해준 사람. 무거운 어깨의 짐을 이제는 내려놔도 괜찮다고, 자신이 함께 짊어져 주겠다고 말해준 사람. 하늘이 내게 내려준 선물 같은 이 사람을 만나 나는 스스로를 사랑하는 방법에 대해 알게 됐다. 


이렇게나 내게 있어 은인 같은 사람인데…그동안 나는 '고마움'을 전하는 것에 대해 인색했다. 말하지 않아도 나의 고마움을 알아주리라 생각했기 때문일까. "사랑한다"라는 말은 많이 건넸던 것 같은데, "고맙다"라는 말은 거의 전하지 않았다. 사랑한다는 말에 고맙다는 표현이 내포되어 있는 것은 아닌데. 왜 나는 그에게 고맙다는 표현을 전하는 것에 그리도 인색했는지. 


7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그에게 고마움을 표현한 적이 별로 없다는 자각이 든 이후, 나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하루에 2~3번 이상은 꼭 고마움을 전하는 것이 메인 주제인 캠페인 말이다. 남자친구는 아마 눈치채지 못했을 테지만, 나의 캠페인은 벌써 한 달째 순항 중이다. 하루에 적어도 3번 이상은 그에게 전화로든, 메신저로든 '고마움'을 표하고 있다. 꼭 무엇인가를 해주어 고맙다는 것이 아닌, 그저 내 곁에 있어줘서 고맙다고 말이다.


나의 고마움 캠페인의 엔딩 시점은 정해져 있지 않다. 대부분의 캠페인은 진행 기간과 종료 시점이 명확하지만, 나의 것은 예외다. 결혼을 해도, 아이를 낳고, 또 그 아이가 아이를 낳아, 백발 성성한 할머니가 되어도 멈추지 않을 것이다. 한 줌의 재가 되는 그날까지, 그를 향한 고마움 캠페인을 멈추지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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