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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정세이스트 Dec 10. 2021

매일 그리운 엄마의 손맛

오뚜기, CJ는 절대 따라올 수 없는 엄마의 맛!

난 운이 좋은 사람이다. 손맛 좋은 엄마 뱃속에서 태어났으니까. 20년이 넘도록 엄마의 울타리 안에서 살아가며, 맛있는 음식들을 참 많이도 먹었다. 


우리 엄마는 출중한 요리 솜씨를 지녔다. 어쩜 그렇게 하나같이 뚝딱 잘 만들어 내는 것일까? 김치찌개, 된장찌개는 물론, 갈비, 잡채, 매운탕 등 손이 많이 가는 음식도 재빨리 만들어 상에 차려낸다. 간도 식구들 입맛에 딱 맞다. 게다가 김치도 잘 담근다. 못하는 게 없다. 

집에 놀러 오는 친구들은 엄마표 밥상을 보고 다들 깜짝 놀란다. 눈이 동그랗게 뜨며, 묻는다. 진짜 매일 이렇게 먹냐고. 그렇다. 사실이다. 엄마는 매 끼니 정성을 다하여 맛있는 음식들을 내어준다. 단 한 번도 나를 포함한 가족들을 실망시킨 적이 없다.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이면, 특히나 더더욱 엄마의 밥상이 그립다. 엄마가 해준 삼계탕과 곰국이 특히나 먹고 싶다. 아쉬운 대로 배달을 시켜봤지만 역시나 꽝이다. 엄마의 솜씨를 절반도 따라가지 못한다. 조미료를 왕창 넣었음에도. 

매일 맛보고 즐기던 엄마의 음식들을 먹지 못한지도 4년이 흘렀다. 나와 동생이 서울로 올라왔기 때문이다. 가끔 택배로 맛깔난 반찬들을 보내주지만, 충분하지 않다. 엄마가 즉석에서 바로 해주는 따끈한 음식들이 먹고 싶다. 

덕분에 엄마는 서울로 올라올 때마다 좁은 원룸 주방에서 계속 분주하게 움직인다. 온갖 해산물이 듬뿍 들어간 해물탕부터, 매콤 달콤한 맛이 일품인 떡볶이, 햄이 잔뜩 들어간 부대찌개, 포슬포슬한 계란말이까지. 내가 먹고 싶다는 것은 모두 뚝딱 만들어 딸의 입과 혀를 즐겁게 해준다. 

분명히 힘들 것이다. 좁은 원룸 주방에서 그 많은 요리들을 해내려면. 다 알고 있으면서도 철없는 딸은 어김없이 엄마가 서울로 올라올 날만 기다린다. 엄마의 정성이 가득 담긴, 맛있는 음식들을 맛보고 즐기기 위해서.


오뚜기, CJ에서는 절대로 흉내 낼 수 없는 우리 엄마만의 손맛이 흠뻑 느껴지는 맛있는 음식들을 오늘도 기다리고 또 기다린다.

아빠는 좋겠다. 
엄마 같이 음식 솜씨 좋은 사람과
평생을 함께 할 수 있으니까. 
부럽다, 부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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