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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정세이스트 Feb 04. 2022

포항 달팽이책방에 다녀왔어요

든든한 지원군인 엄마, 남동생과 함께.


'엄마, 서울은 왜 이래?'에는 제 고향, 경주에 관한 이야기들이 많이 실려 있어요. 그래서 가능하다면 경주나 포항 등 인근 지역에 위치한 독립서점에 많이 입고하고 싶었죠. 특히 꽤 오래 전부터 영업을 이어왔으며, 지역민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포항의 '달팽이책방'에도 꼭 입고하고 싶었기에 떨리는 마음으로 메일을 보냈습니다.


1월 3일에 '독립출판물입고를 요청드립니다.'라는 제목으로 메일을 보냈는데, 거의 일주일이 지난 1월 11일이 되어서야 독립출판물입고 수락을 받을 수 있었어요. 달팽이 책방 대표님께서는 '독립출판물입고 업무가 지연되어 답변이 늦어져 죄송합니다.'고 메일을 보내주시며, 최종적으로 입고 허가를 해주셨죠. 계약서 파일까지 꼼꼼하게 첨부해 주셨답니다.


마음 같아선 즉각 포항으로 달려가서 대표님께 인사도 드리며 독립출판물입고를 하고 싶었는데요. 상황이 여의치 않아서 훗날을 기약하며 택배 입고를 진행했었어요. 이 부분이 참 아쉬웠는데, 이번 설 연휴에 다행히 달팽이책방에 다녀올 수 있었답니다.



'엄마, 서울은 왜 이래?' 독립출판물입고가 완료된 달팽이서점은 포항 효자시장 골목에 있는데요. 골목에는 주차가 어려우니, 시장 초입쪽에 차를 대시고 걸어서 책방까지 가는 것이 가장 좋더라고요.


효자시장 안쪽 골목길로 접어들면 달팽이 책방은 금방 찾을 수 있어요. 문을 열고 들어가면 다정하신 책방 대표님께서 반갑게 맞이해 주신답니다. 책방에 들어갈 때부터 바로 대표님께 '엄마, 서울은 왜 이래? 제작자입니다.'라고 반갑게 인사를 건네고 싶었는데, 못 하겠더라고요. 책방 내부가 워낙 고요하기도 했고, 또 가족들과 함께 가니까 더더욱 쑥쓰러워서요.



결국 책방을 일일이 다 구석구석 둘러보고, 홍차 전문점인 만큼 차와 케이크를 주문한 다음에야 인사를 드릴 수 있었어요. 떨리는 마음으로 대표님께 "안녕하세요. 사실 제가 저쪽에 비치되어 있는 '엄마, 서울은 왜 이래?' 제작자입니다. 책방도 구경하고, 따뜻한 차도 마시고, 대표님께 인사도 드리고 싶어서 경주에서 찾아왔어요.'라고 말씀드리니 반갑게 맞이해 주시더라고요.


인사 후, 사실 이것저것 여쭙고 싶었는데 꾹 참기로 했습니다. 당시, 포항 지역에서 연이어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기도 했고 또 계속해서 손님들이 오시는 상황이라 길게 대화를 나눌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그저 조용히 책방을 둘러보고 함께 간 엄마와 동생과 함께 홍차를 마시고, 책을 한 권 사서 돌아왔답니다.



제가 고른 책은 전부터 읽어보고 싶었던 한강 작가님의 '작별하지 않는다'였는데요. 최근 최은영 작가님의 '밝은 밤'을 시작으로 소설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되서 설레는 마음으로 골라본 책이죠. 한강 작가님 필력이야 워낙 대단하신 것을 이미 알고 있었고, 작가님만의 세계관을 엿보고 싶어서 덜컥 사버렸습니다.


참 감사하게도 달팽이책방에서는 차와 책을 함께 구매하면 500원씩 할인도 해주시더라고요. 할인까지 야무지게 받고 마지막으로 대표님께 '독립출판물입고 허락해 주셔서 감사드려요.'라고 재차 인사를 전하고 문을 나섰습니다.



집으로 돌아가면서 다시 꼭 달팽이책방에 들러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대표님이 직접 큐레이션한 서가와 은은하고 깔끔한 맛이 혀끝을 사로잡는 홍차가 계속 마음을 사로잡더라고요. 언젠가 좀 여유 있는 일정으로 포항에 가서 3~4시간 정도 앉아서 책도 읽고 차도 마시고 싶네요! 조만간 꼭 그런 날이 오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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