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정세이스트 Feb 23. 2022

나에게 서울이라는 도시는

서울은 무서운 곳이었다. 

차가운 사람들,

언제나 분주한 사람들, 

예민한 사람들, 

살인적인 물가와

열악한 주거 환경. 


웃음이 많았던 나는 더이상 잘 웃지 않게 되었고, 다정했던 나는 예민하고 차가운 사람이 되어갔다. 비싼 비용을 들여서라도 악착같이 주말마다 경주에 내려갔고 이틀 동안 경주에서 온기를 충전하여 서울의 냉기를 견뎌냈다. 


그렇게 벌써 4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 사이 독립출판에 도전했고, 책이 나왔다. 신간 출간과 동시에 정신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도중에 불현듯 더이상 내가 서울살이에 대해 괴로움과 반감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사실 여전히 썩 유쾌하지는 않다. 마냥 즐겁지도 않다. 이곳에 고향인 경주만큼의 애정도 없다. 하지만 나만의 방식대로, 속도로 서울살이에 차츰차츰 적응해 가고 있다. 다행이다. 

하지만 언젠가 경주로 돌아가 책방을 열고 싶다는 꿈은 변치 않는다. 엄마는 왜 하필 책방이냐며, 너는 서울에 살 팔자라며 짙은 우려를 표한다. 하지만 나의 고집을 꺾을 수는 없다. 이런 내 꿈은 서울에서의 모든 하루들을 버티게 해주는, 그러니까 지금 현재의 나의 삶을 지탱해 주는 원동력이니까. 

멀지 않은 날에 경주로 돌아가고 싶다. 좋아하는 작가님들의 책을 입고받아 서가를 꽉 채우고 싶다. 나처럼 책을 만들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수업도 열고 싶다. 독서 모임도 개최하고, 독립 출판계에서 유명한 작가님들을 초대해 북토크도 진행하고 싶다. 하고 싶은 것이 점점 많아진다. 


내가 품은 이 꿈이 현실이 되는 그날까지.
힘들면서도 재미있는 서울살이를 지속해 봐야지. 


작가의 이전글 「엄마, 서울은 왜 이래?」독립서점 입고 진행 현황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