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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정세이스트 Feb 25. 2022

봄이 내려온다

몸도 마음도 얼어붙게 만들던

시린 겨울이 떠나가고 있다.

오늘은 거리에 봄 기운이 

살포시 내려앉았다.


사람들의 옷차림은

한결 가벼워졌으며,

표정까지 밝다.

겨우내 어두웠던 
외로웠던 방황했던

나의 마음도 

봄이 다가오는 소리에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완연한 봄이 왔으면 좋겠다.
노오란 개나리가 만개하고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머리 위에 툭 내려앉는 그런 봄.

퇴근하고 돌아가는 길, 
화장실을 가고 싶어 들른 지하철역에서
온몸을 낡고 두꺼운 옷으로 무장하고 
추위에 맞서고 있는 아저씨를 봤다. 

커다란 배낭을 들고 
밑창이 다 닳아버린 운동화를 신고
지하철 의자에 몸을 겨우 의지하고 있는
아저씨를 보며 빌었다.

추위에 지칠 대로 지쳐버린
아저씨를 위해 얼른 완연한 봄이 오게 해달라고.
봄의 정령이 아저씨를 포근하게 감싸게 해달라고.
아저씨의 몸은 물론, 마음에도 
따뜻한 봄이 기운이 흘러들어가게 해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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